2026년 1월 13일 (화) 외신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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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letter from Luxor, Egy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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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네이
이란 vs. 미국, 강대강 충돌 직전

이란의 이슬람 신정정치 독재자 하메네이가 반정부 시위대를 무력 진압, 최소 600명이 숨진 가운데 6000명 사망설까지 나오고(연합뉴스, NYT 사진과 영상) 하메네이와 미국 측이 모두 무력대결을 시사하는 발언을 이어가. 

  • 사실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하메네이의 망명설이 많았음. 토요일에 이란 외교관들이 미국을 접촉해 대화를 시도했다고 트럼프가 밝혔었음. 그런데 어제 하메네이가 페르시아어 트윗을 올려서 트럼프에게 경고하며 다시 냉랭한 분위기로 전환.

  • 하메네이의 트윗에는 트럼프 모양의 이집트 석관이 박살나는 모습의 AI 그림이 첨부되어 있었고, 이런 글이 적혀있었음. "교만과 독선으로 온 세상을 재단하는 저 자는 알아야 한다. 파라오, 니므롯, 레자 샤, 무함마드 샤와 같은 세상의 독재자들과 교만한 자들은 그 교만이 극에 달했을 때 몰락했다는 것을. 저 자 또한 무너질 것."(조선)

  • '그런데 사실 트럼프는 이집트 파라오나 샤(옛 이란 왕조)나 하마네이 본인 같은 종신 독재자가 아니고, 4년 임기의 선출직이라 몰락을 하든 안 하든 3년후에 떠날 수 밖에 없는데... 민주주의 체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하메네이의 무지성 트윗.

  • 게다가 하메네이가 글을 올린 X도 적국인 미국과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플랫폼. (페이스북과 인스타에선 2024년 계정 정지 당함). 머스크가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인물이라 X의 하메네이 활동을 그냥 봐주고 있는 것. 최근 일론 머스크는 친히 하마네이 계정에 페르시아어 댓글을 달아. "زهی خیال باطل 꿈깨라"(뉴스피릿)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이란 내 미국시민의 철수를 강력 권고. 육로를 통해 터키, 아르메니아로 탈출하든가 이란 내 미국 대사관이 없으니 스위스 대사관의 조력을 받으라고 함.

또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나라에게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도 밝혀. (한국은 이란과의 무역이 거의 끊겨서 해당 안 될 듯) 군사 행동을 준비하는 동안 시간 벌기?

  • 미국은 작년에 이스라엘과 함께 성공적으로 이란 핵시설을 타격한 적이 있어서 공군력 사용에는 거리낌이 없을 듯. 그러나 나름 강력한 군대를 보유한 이란 공화국군을 상대로 지상군 투입은 어려운 결정. 또 미군이 발을 내딛을 경우 이란 민중의 반미감정을 자극할 수도 있어 조심스러움. 실제로 하메네이 정권이 밀어주는 친 정부 시위도 열리기 시작.

  • 이런 가운데 와일드카드로 등장하는 게 1979년 공화국 혁명 때 쫓겨난 옛 '팔레비' 왕가의 후손, 레자 팔라비.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음. 장기 독재자가 물러나면 한번에 민주화 완성은 어렵고 그 자리를 누군가 채워가며 점진적 민주화하는게 일반적(한국이 그랬듯이). 팔레비 왕자는 이란 국민들이 생각해볼 수 있는 현실적 옵션. 그러나 혁명으로 기껏 '공화국'을 만들어놓고 다시 신분세습 왕국으로 가는 것에 대한 불만도 상당. 그래서 팔라비가 등장하는 게 하메네이에게는 오히려 권력 유지의 명분이 됨. (위의 트윗에서 '샤'를 언급한 것도 그런 맥락). 결정적으로, 레자 팔라비 본인의 카리스마와 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 (BBC)

  • 의견: 하메네이처럼 자국 국민에 총을 쏘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독재자, 특히 종교를 등에 업은 독재자를 상대하는 건 매우 어려움. 시위대는 미국이 하메네이를 제거해주길 바라고 있을 수 있지만 미국으로서는 하메네이 이후의 이란을 책임질 수 없으니 함부로 움직이기 어려움.

  • 이런 걸 볼 때 대한민국의 민주화 과정은 위대한 모범사례. 외세 개입도 거의 없었고 적대국가에 둘러싸인 상황에서 민주주의를 만들어감. 동시에 경제발전까지. (편집자가 외국에 와있으니 더더욱 뿌듯한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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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진짜 타깃은 중국인가

미국이 베네주엘라, 이란을 때리는 이유는 미국에게 위협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국, 러시아 등 미국의 라이벌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이기 때문이기도. (파이낸셜 뉴스)

  • 국제제재 때문에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나라는 줄었지만(한국은 12%->0%) 그 물량을 중국이 다 받아주고 있음. (FT, 위 그래프. 기사 원 링크를 잊어버려서... 죄송합니다)

  • 중국의 석유 수급이 빡빡해지면 대만을 침공하기 어려워진다는 분석도 나와. 한국의 안보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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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독립성 소동
파월 '나도 성깔 있어'

한편 지구 반대편 미국에서는, 법무부가 연준(중앙은행) 의장 제롬 파월의 비리를 수사하면서 트럼프 정권과 연준의 정면 충돌이 벌어지는 거 아니냐는 논란. (동아일보)

  • 이슈는 파월이 워싱턴에 있는 연준 본부 건물을 리노베이션하면서 돈을 너무 방만하게 썼고(3.7조원...) 이에 대해 국회에서 위증을 했다는 것. 검찰 수사 개시는 일요일 파월이 직접 연준 웹사이트에 영상을 올려 알려짐. 파월은 트럼프 정권이 금리 인하하라고 연준을 압박하기 위해 이런 수사를 지시했다고, 본인은 억울하다고 주장.

  • 트럼프와 파월이 서로 싫어하는 건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연준 공식 웹사이트에 이런 컨텐츠가 올라올 정도까지 되니 미국 증시 분위기가 뒤숭숭. 금값은 최고치 경신하고 달러값은 떨어져 (다만 한국 원화는 달러보다 더 많이 떨어져서 환율은 오히려 오름).

  • 때를 맞춰, 전직 연준 의장들과 전직 재무장관들, 저명한 경제학 교수들 13인이 나서서 트럼프를 비판. 정부가 중앙은행 금리정책을 이렇게 조정하려 드는 건 '신흥국 시장(emerging markets)에서나 있는 일'이라고 함 (원문). (그런데 이거 신흥국 차별 발언 아닌가? 서구 엘리트들의 우월의식이 이럴 때 노출되는 듯). 발표문 본문 길이보다 발표자 본인들 신상명세가 더 긴 게 웃음 포인트.

  • 곧 트럼프가 NBC TV 인터뷰에 등판,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반박. "나는 그 일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지만, 그가 연준일을 제대로 못한다는 건 확실하고, 그가 빌딩을 짓는 일도 제대로 못한다는 건 확실하다."

  • 이런 우여곡절 끝에 월요일 미국 증시는 반등해서 또 상승 마감.

  • 파월은 오는 5월 교체될 예정이기에 트럼프가 굳이 파월을 이 시점에 검찰 수사로 억지로 괴롭힐 이유는 없는 게 사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중앙은행이 대통령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보다 물가안정을 우선으로 추구하는 모습은 배울 점이 있음. 선진국이냐, 신흥국이냐를 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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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공사
런던 중국대사관의 비밀 지하실 계획 공개

오호츠크가 좋아하는 영국 텔레그래프 지의 특종.

런던 중심가에 공사중인 중국대사관 건물 지하에 비밀 지하실들이 208개나 만들어지고, 그 중 일부는 런던의 '시티' 금융가와 '카나리워프' 금융가를 잇는 중요 통신케이블과 바로 접하게 설계됐다는 것. (텔레그래프)

  • 공개된 문서에는 해당 지하실들이 보안 이유로 검정색칠(redacted) 되어있었지만 텔레그래프 기자가 원 도면을 입수. 해당 부지는 원래 영국 조폐국(Royal Mint)가 있었던 곳이고 2만 제곱미터(가로 100미터 세로 200미터)에 달할 정도로 넓음.

  • 문제가 되는 비밀의 지하실방은 런던의 주요 광통신 케이블선에서 1.7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음. 또 열배출을 위한 공간이 따로 배치되어 많은 컴퓨터 장비가 들어갈 거라고 추정됨. 당연히 통신망 해킹이 의심되는 상황.

  • 시티와 카나리워프를 잇는 금융망을 해킹하면 초단타 트레이딩도 가능하고 민감한 정보도 탈취할 수 있음. 런던은 특히 국제 상품거래의 중심지.

  • 이 건설계획은 해당 자치구(타워햄릿)에 신고되었는데, 중국 국가 안보를 이유로 비공개된 부분이 많아 보수당 정부일때는 허가가 안 났다고. 현 노동당 정부는 다음 달 스타머 총리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허락해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텔레그래프 지의 우려. 

#퇴근송
Jevetta Steele - Calling You (1988)

독자 신나리 님 추천곡

"늘 재미있고 새로운 시각의 글을 잘 보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만나는 사람만 만나고 읽는 분야만 읽다보니 새로운 시선을 접하게 되는 일 자체가 물리적으로 거의 없습니다. 오호츠크는 제가 생각도 못했던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해 주셔서 항상 재미있게 읽게 되어요. 앞으로도 늘 건승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왕 글을 쓰게 된 김에 ㅎㅎ 오늘의 퇴근송도 하나 추천해도 될까요?

바그다드 카페의 OST Calling You입니다. 학부 시절 처음 접했는데 노래를 들을 때마다 그 때가 생각나면서 숨이 턱턱 막히는 사막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가본 사막은 생각보다 굉장히 건조했지만 영화에서의 사막은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영화 영상은) 아지랑이가 올라오듯 이글이글거리니까요. 나이가 들수록 모든 분야의 생체반응이 줄어들고 무감각해진다는 느낌이 드는데 열기에 몸을 맡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