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과학에 대해 쓰는 정지영입니다.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나요? 이제 정말 2025년이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올 한해 오호츠크 리포트 구독자분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올해 과학뉴스를 보면서 중국에서 정말 많은 연구가 나왔고, 그 연구들이 주요 과학 저널에서 주목받는 것을 느꼈습니다. 네이처가 뽑은 올해의 인물 10명 중에서도 중국 국적자가 2명이나 포함됐습니다. 미국이 압도적이라고 생각했던 기초과학 및 응용 분야에서 중국이 이렇게 잘해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두려움과 함께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지에서 뽑은 2026년도의 과학 이슈 몇 가지도 살짝만 맛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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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가 뽑은 2025년 과학계 인물 10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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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 수잔 모나레즈(Susan Monarez)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국장이었지만, 임명된 지 한 달 만에 해고된 인물입니다. 그는 임기 초반부터 보건복지부(Health and Human Services) 장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와 충돌을 일으켰습니다.
보통 새로운 백신이 나오거나 기존 권고안을 변경할 때는 데이터 수집과 과학적 분석을 거칩니다. 하지만 케네디 주니어 장관은 앞의 절차를 무시하고 일단 자신이 뽑은 위원회가 새롭게 만든 백신 권고안을 승인하라고 모나레즈 국장에게 명령했습니다. (케네디 장관은 자신이 이런 말을 한 적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어쨌든 모나레즈 국장은 “데이터 검토 없이 그냥 도장을 찍어주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CDC 수석 의료 책임자를 포함한 고위급 과학자 4명이 그와 함께 사표를 던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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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 아찰 아그라왈(Achal Agrawal)
인도 대학들의 높은 논문 철회율을 폭로한 인도의 데이터과학자입니다.
아찰 아그라왈은 한 대학 학부생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기존 논문을 짜깁기하고도 대학의 표절 검사를 통과했으니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에 충격을 받고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아그라왈은 ‘인도 리서치 워치(India Research Watch)’라는 온라인 그룹을 만들어 표절과 부정행위를 알렸습니다.
그의 노력 덕분에 인도 정부는 올해 8월부터 대학 평가를 할 때 논문 철회 건수가 많으면 감점을 주는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이 때문에 아그라왈은 교수 사회에서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랐으며, 사립 대학으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등 큰 개인적 비용을 치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과학의 항아리는 한 방울씩 채워져야 한다”는 신념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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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binObs/NOIRLab/SLAC/NSF/DOE/AURA/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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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 토니 타이슨(Tony Tyson)
오호츠크 레터에서도 소개했던 칠레 안데스 산맥의 ‘베라 루빈 천문대’ 건설을 공식 제안한 물리학자입니다. 그가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25년 만에 천문대가 완성됐습니다. 타이슨은 85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베라 루빈 천문대가 촬영한 첫 번째 우주 이미지를 확인했습니다.
그의 집념이 응축된 베라 루빈 천문대는 현대 공학이 도달한 한계를 보여줍니다. 망원경 내부에 설치된 카메라는 소형차 한 대와 맞먹는 크기로,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디지털 카메라입니다. 단 한 번의 촬영으로 서울 시내 전체를 손바닥 보듯 선명하게 찍을 수 있는 압도적인 화질(3200메가픽셀 해상도)을 자랑합니다.
350톤이라는 엄청난 무게에도 불구하고, 이 망원경은 40초마다 한 번씩 하늘의 이 끝에서 저 끝으로 빠르게 움직입니다. 이 장비를 통해 인류는 사상 최초로 암흑 물질의 분포를 입체적인 지도로 그려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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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 프리셔스 마초소(Precious Matsoso)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감염병 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세계가 처음으로 합의한 국제 팬데믹 조약을 실제로 성사시킨 핵심 협상가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보건부 장관을 역임한 인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다수의 역할을 맡아 온 인물입니다.
마초소는 저소득 국가들이 단순히 백신을 기다리는 것을 넘어 스스로 백신과 진단키트를 생산할 수 있도록 기술 이전을 제도화하는 데 집중해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협상에 대해 “모두를 불만족시키는 역할”이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그럼에도 지난 4월 WHO 190여 개 회원국은 역사상 첫 팬데믹 조약 초안에 합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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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 사라 타브리치(Sarah Tabrizi)
헌팅턴병 치료에 처음으로 실질적인 전환점을 만든 영국 의사입니다. 헌팅턴병은 뇌 신경세포가 서서히 파괴되는 유전성 퇴행성 뇌질환으로 운동, 인지, 정신 증상이 동시에 악화됩니다. 전 세계 30만 명이 현재 이 병을 앓고 있습니다.
타브리치는 임상시험을 통해 헌팅턴병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것을 데이터로 증명해 냈습니다. 이 시험에서 환자들은 3년 동안 기능 저하 속도가 약 70~75% 느려졌고, 뇌 손상과 연관된 생체지표 역시 감소했습니다.( 숏츠) 타브리치는 현재 증상이 나타나기 전 단계에서 질병을 차단할 수 있는 예방적 치료 연구로 그 범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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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 두멍란(杜梦然, Du Mengran)
인류가 도달한 가장 깊은 바다에서 동물들이 실제로 살아가고 있는 생태계를 발견한 중국 과학자입니다.
두멍란는 잠수정 ‘펀더우저’를 타고 수심 약 9km 해구 바닥을 직접 탐사했습니다. 9km는 에베레스트 정상 높이(약 8.8km)보다 더 깊은 곳에 내려간 것입니다. 이곳은 햇빛이 완전히 차단된 공간이지만, 메탄과 황화수소 같은 화학 물질을 에너지원으로 삼는 생태계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이 심해 생태계는 광합성이 아니라 화학합성에 기반해 작동합니다. 미생물이 에너지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관벌레·연체동물·다모류 등 다양한 생물이 살아갑니다. 연구팀은 이중 여럿이 과학적으로 처음 기록되는 생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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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 루시아누 모레이라(Luciano Moreira)
수십억 마리의 모기를 키우는 브라질 과학자입니다.
모레이라가 사육하는 모기는 ‘볼바키아(Wolbachia)’라는 박테리아에 감염된 모기입니다. 볼바키아에 감염된 모기는 사람에게 병원체를 옮길 능력이 크게 줄어듭니다. 모레이라가 브라질 니테로이 시에서 이 모기들을 방사한 이후 그곳의 뎅기열 발생률은 약 89% 감소했습니다.
초기에는 “말도 안 되는 발상”이라는 반응도 많았지만, 실증 데이터가 쌓이자 브라질 정부는 이 방식을 국가 공중보건 전략으로 공식 채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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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 량원펑(梁文鋒, Liang Wenfeng)
2025년 초, 미국이 독주하던 AI 구도를 한 번에 흔든 중국 AI 기업 딥시크(DeepSeek)의 창립자입니다.
딥시크가 공개한 추론형 대규모 언어모델 R1은 고성능이면서도 개발 비용이 매우 낮았고, 무엇보다 완전 공개(open weight) 형태로 배포됐습니다. 이 모델은 수학·코딩·논리 추론에서 당시 최고 수준의 미국 모델과 맞먹는 성능을 보였고, 학습 방식까지 논문으로 공개했습니다. 이는 AI 경쟁의 핵심이 ‘자본과 독점’에서 ‘구조와 설계’로 이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량원펑은 원래 금융시장에서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큰 성공을 거둔 인물로, 그 자금을 바탕으로 연구 중심 AI 기업을 설립했습니다. 그는 위계 없는 조직, 잠재력 중심 채용, 연구자 자율성을 핵심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딥시크는 중국 사회 전반의 공공·행정 시스템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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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 이파 메르블(Yifat Merbl)
이스라엘의 생명과학자이자 면역학자입니다. 메르블은 그동안 세포 안의 ‘쓰레기 처리기’ 정도로만 여겨졌던 구조인 프로테아솜에서 전혀 새로운 역할을 찾아냈습니다.
프로테아솜은 원래 오래되거나 망가진 단백질을 잘게 부수는 장치입니다. 그런데 메르블은 이 과정에서 나오는 단백질 조각들 가운데 일부가 세균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도구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쓰레기 처리장으로만 여겨졌던 구조가 상황에 따라 세포를 지키는 무기로 바뀔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발견은 우리가 알고 있던 면역의 개념을 한 단계 끌어올립니다. 면역은 특정 면역세포만 하는 일이 아니라 우리 몸의 모든 세포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방어 능력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세포 하나하나가 스스로를 지킬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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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 KJ 멀둔(KJ Muldoon)
과학자가 아니라 ‘과학의 결과물’로 선정된 유일한 인물입니다. KJ 멀둔은 2024년 미국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난 아이로, 개인 맞춤형 CRISPR 유전자 치료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현실에서 보여준 사례입니다. 이 아이는 극희귀 유전 질환인 CPS1 결핍증을 안고 태어나 생후 수개월 내 사망 위험이 매우 높은 상태였습니다.
의료진은 단 한 명만을 위한 CRISPR 기반 유전자 교정 치료를 설계하고 실행했습니다. 이 치료는 인간 유전체 30억 개 염기 중 단 하나의 오류만을 정확히 교정하는 초개인화 치료였습니다. 기존 CRISPR 치료가 수만 명을 대상으로 설계됐다면, KJ의 치료는 ‘KJ 전용’이었습니다.
개발 기간은 불과 6개월. 전례 없는 속도였습니다. 치료 이후 KJ는 단백질 섭취량을 늘릴 수 있게 됐고, 생후 307일 만에 병원을 떠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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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요약 이코노미스트紙가 보는 2026 과학기술 이슈
- 전 세계로 퍼지는 체중 감량 열풍 : 그 동안 당뇨병과 체중 감량을 치료하는 약물은 공급 부족과 비싼 가격 때문에 주로 선진국에서만 사용됐습니다. 전체 판매의 3분의 2가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년 초 브라질, 중국, 인도, 터키 등 신흥시장에서 위고비와 오젬픽의 주요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의 특허가 만료됩니다. 이들 국가는 전 세계 비만 성인의 25%가 거주하는 곳입니다. 내년은 체중 감량 약물이 진정으로 세계화되는 해가 될 것입니다.
- 인핸스드 게임 : 내년 5월 21~2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약물(PEDs) 사용이 허용되고 권장되는 스포츠 이벤트가 열립니다. ‘도핑 올림픽’이라고 조롱받고 있지만 관심이 상당합니다. 경기 종목은 수영, 육상, 역도로 구성되며 종목당 50만 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습니다. 세계 기록 경신에는 100만 달러의 보너스도 제공됩니다. 물론 약물을 사용하지 않은 ‘자연 상태’로도 참가가 가능합니다. 테크 분야 억만장자 피터 틸과 인간 능력 향상에 투자하는 독일의 억만장자 크리스티안 앙거마이어들이 이 행사를 후원합니다.
- Back to the Moon: NASA는 내년 2월 아르테미스Ⅱ호 우주비행사들을 달 궤도로 보냅니다. 이는 유인 달 착륙을 목표로 하는 아르테미스Ⅲ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인간이 마지막으로 달에 갔던 건 1972년 아폴로 프로그램입니다.
- 휴머노이드 로봇: 일론 머스크는 단순한 가사 노동을 넘어 모든 육체노동을 자동화하는 로봇이 2040년까지 인간의 수를 초과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하지만 ‘휴머노이드 겨울’을 경고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오슬로대의 로봇 공학자 짐 토레센(Jim Torresen)은 ‘체화된 지능’을 개발하려면 로봇의 뇌를 인간처럼 실제 몸과 함께 훈련시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로봇 및 인공지능 기업 1x테크놀로지는 내년에 자사의 로봇을 사람들의 집에 들여보내 현실 세계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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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 -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Far away you're my sunshine, we were together 나는 사랑보다 좋은 추억 알게 될 거야 텀블러 한잔에 널 털어 넘기고 이젠 나를 좀 더 사랑할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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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55check.com 서울특별시 중구 소공로 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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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잘 보내셨나요?
이제 정말 2025년이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올 한해 오호츠크 리포트 구독자분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나는 사랑보다 좋은 추억 알게 될 거야
텀블러 한잔에 널 털어 넘기고
이젠 나를 좀 더 사랑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