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과학 라이터 정지영입니다.
노벨상 시즌을 맞아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 이유를 간단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그리고 최근 논문 중 흥미로운 연구 두 건과 영국 왕립 그리니치 박물관이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최고 천문사진도 갖고 왔습니다. 영국 왕립 그리니치 박물관 홈페이지에는 정말 멋진 사진들이 많으니 꼭 홈페이지 방문해 보시길 권장? 드립니다. 그리고 읽을만한 좋은 SF 단편소설도 추천 드립니다. |
|
|
#올해의 과학 사진
경이로운 이 사진은 ‘안드로메다 핵(The Andromeda Core)’으로 우리 은하계 이웃인 M31의 중심부를 담은 작품입니다. 왕립 그리니치 박물관은 2009년부터 매년 천문사진 공모전(Astronomy Photographer of the Year)을 개최합니다. 올해는 68개국에서 총 5880점이 출품됐습니다. 🏆 전체 대상 수상작인 이 사진은 량웨이탕(Weitang Liang), 양치(Qi Yang), 위추홍(Chuhong Yu) 세 명의 중국 출신 사진가가 스페인 천문대에서 15시간 이상 데이터를 수집해 촬영한 결과물입니다. 너무 밝아 세부 구조를 포착하기 어려운 안드로메다 은하의 중심부 핵을 전례 없는 세밀함과 역동적인 구도로 담아내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심사위원단은 이 작품이 단순히 ‘아름답다’는 수준을 넘어 복잡한 천체 데이터를 정밀한 관측과 첨단 기술력으로 예술적으로 재해석해 우주의 새로운 면모를 드러냈다고 평가했습니다.
|
|
|
2025 노벨 과학상 총정리
노벨상 시즌입니다😀. 매년 10월 첫째주 월요일부터 약 일주일 동안 스웨덴 왕립과학한림원, 카롤린스카 연구소, 스웨덴 한림원,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서 각 부문별 수상자를 순차적으로 발표합니다. 올해는 전체적으로 과학 분야에서 이민자 신분인 과학자들의 약점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일본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벨문학상 불발을 아쉬워하지만, 과학 분야에서 또 2명이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네요.
아래 올해 노벨과학상 분야 수상자와 수상 이유를 간단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
|
|
© The Nobel Committee for Physiology or Medicine. Ill. Mattias Karlén |
|
|
생리의학 메리 E. 브런코우(미국), 프레드 램스델(미국), 시몬 사카구치 (일본) - ‘면역 시스템은 왜, 어떻게 자신을 공격하지 않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
- 우리 몸의 과학계가 외부 침입자는 공격하지만 자신은 공격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주게 하는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s)'의 존재를 밝혀냈음.
- 조절 T세포는 면역 반응이 과도해지는 것을 막아주는데, 조절 T세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자가면역질환이 발생. 이 발견은 생명체가 ‘공격과 관용의 경계’를 스스로 조절하는 고도의 지능형 시스템임을 보여줌.
- 조절 T세포 발견은 자가면역질환 치료, 장기이식의 면역 거부 반응 억제, 암 면역치료 부작용 조절 등 다양한 임상 응용을 이끌 것으로 기대.
|
|
|
© Johan Jarnestad/The Royal Swedish Academy of Sciences |
|
|
물리학 존 클라크(영국・미국), 미셸 드보레(프랑스), 존 M. 마르티니스(미국) - 거시적 규모에서의 양자역학 실현을 증명한 물리학자들에게 수여.
- 초전도 회로(superconducting circuits)에서 양자 터널링과 에너지 양자화와 같은 현상을 직접 관측함으로써, 양자 현상이 미시세계(원자・전자) 수준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줌. 이들의 업적은 양자역학을 실험적으로 증명하는 차원을 넘어 양자컴퓨팅 기술의 기초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음.
|
|
|
화학 스스무 키타가와(일본), 리처드 롭슨(영국・호주), 오마르 M. 야기(요르단・미국) - 금속-유기 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s, MOFs)를 창안하고 발전시킨 화학자들에게 수여.
- MOF는 금속 이온과 유기 분자를 정교하게 연결해 만든 다공체 구조체로, 내부에 미세한 구멍을 가지고 있음. 이 구멍 속에는 공기나 가스, 물 분자들이 드나들 수 있어서 이산화탄소를 모으거나 수분을 저장하거나 독성 물질을 걸러내는 등 여러 가지 중요한 일을 할 수 있음.
- 노벨위원회는 “화학이 이제는 원자와 분자만이 아니라, 그 사이의 공간까지 설계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 MOF는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저장, 환경 정화 등 미래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재료로 주목받고 있음.
|
|
|
기회는 고르게 분포되어있지 않다
한편, 올해 노벨상을 두고 '네이처'지는 미국의 이민 정책 변화에 주목했습니다.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2000년 이후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 202명 중 30% 이상은 출생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민을 떠난 사람이다. 특히 미국이 가장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흡수한 국가로, 본국을 떠난 수상자 63명 중 41명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었다. 과거 아인슈타인과 퀴리 부인도 더 나은 연구 환경과 장비, 자금 지원을 찾아 국경을 넘었다. 재능은 어디서나 태어나지만, 기회는 그렇지 않다. 최근 미국을 필두로 다수 국가에서 이민 규제 강화, 외국인 유학생 제한, 연구비 삭감 등의 조치를 시행하면서 국제 인재의 이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정치적 조치가 노벨상 지형을 어떻게 바꿀지 예상할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과학의 발전은 국경을 초월한 인재의 이동성과 개방성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
|
|
로보발레: 로봇 군집의 인공지능화
위 그림은 9월호 사이언스로보틱스(Science Robotics) 표지입니다. 산업 현장의 다중 로봇 협동 작업을 미래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로봇 팔(manipulates)과 분홍색 큐브 프레임 구조물이 청록색 배경과 대조를 이루며 시각적으로 돋보입니다. 여러 개의 로봇 팔이 마치 춤을 추듯 섬세하게 움직이며 큐브들을 들어 올리고 쌓아 올립니다. 각 로봇 팔은 충돌 없이 서로의 동작을 피해 정교한 협동을 이루는 모습입니다. 복잡한 장애물이 있는 작업 환경에서의 정밀한 모션 플래닝과 협업 제어가 가능해졌음을 상징합니다.
표지의 주요 이미지는 연구팀의 ‘로보발레(RoboBallet)’ 프레임워크입니다. 기존 산업용 다중 로봇 시스템은 사람이 각 로봇의 궤적을 직접 계획해야 했지만 로보발레는 그래프 신경망(GNN)과 강화학습(RL)을 활용해 로봇들이 스스로 작업 할당과 경로 계획을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합니다. 이 접근법은 새로운 환경에서도 잘 일반화될 수 있으며 확장성 또한 우수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
|
|
원래 여러 로봇이 한 작업 공간에서 동시에 움직일 때는 세 가지 난제를 한꺼번에 풀어야 합니다.
- 작업 할당(task allocation)
- 스케줄링(scheduling)
- 충돌 없는 모션 플래닝(motion planning)
기존에는 숙련된 엔지니어가 로봇별 경로를 수작업 설계하고 수정·검증을 반복해야 했지만, 이번에 공개된 ‘로보발레(RoboBallet)’는 그래프 신경망(GNN)과 강화학습(RL)을 결합해 이 과정을 AI가 통합적으로 자동화했습니다. 각 로봇의 개별 행동이 아닌 집단 행동 패턴을 학습시켜 다중 로봇 제어의 복잡성을 낮췄다는 평가입니다.
UCL(University College London), 구글 딥마인드, 그리고 알파벳 산하 로봇기업 인트린식(Intrinsic)의 공동 프로젝트로 이뤄졌습니다. 이번 연구가 산업현장과 사회 전반에 던지는 함의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먼저 산업 현장에서는 기존에 한 공정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제품 라인을 도입할 때 필연적으로 수반되던 궤적 재설계·테스트·라인 셧다운의 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중 로봇의 자율 계획 능력이 높아질수록 공장 전체가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상황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게 됩니다. 스마트팩토리의 유연 제조·대량 맞춤형 생산이 현실적으로 가능해집니다.
노동시장과 일자리에도 구조적 변화가 예상됩니다.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궤적 설계나 라인 유지·보수 업무는 점차 줄어드는 반면, 로봇 운영을 최적화하고 데이터를 해석하며 윤리적 기준을 마련하는 AI·로보틱스 전문 인력, 데이터 엔지니어, 현장 통합관리자의 수요는 늘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다중 로봇이 인간 작업자의 역할을 대체하는 만큼 노동시장 불평등과 자동화 편익의 공정한 분배 문제, 안전 기준·책임 소재·윤리적 의사결정 등 새롭게 부각될 사회적 문제에 대한 논의도 불가피합니다.
요약하자면, 로보발레는 단순히 공장 로봇의 작업 속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산업 생산성·노동시장 구조·사회적 제도와 규범까지 재편하게 될 잠재력을 지닌 기술입니다.
(논문: RoboBallet: Planning for multirobot reaching with graph neural networks and reinforcement learning) |
|
|
내 피부로 만든 내 클론
인간의 피부 세포를 난자로 전환해 초기 단계 배아까지 발달시키는 데 성공한 획기적인 연구가 나왔습니다. 이번 연구는 고령 여성, 항암 치료로 난자를 잃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유전적으로 연결된 자녀를 가질 가능성을 열어주며 생식의학의 새로운 장을 여는 ‘패러다임 전환’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현재 성공률은 10% 미만에 불과하고 배아는 6일 이상 발달하지 못해 임상 적용과는 거리가 먼 단계입니다. 연구진은 염색체 짝 맞춤 오류와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려면 최소 10년 이상의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번 성과는 완전한 치료법보다는 ‘피부세포에서 난자를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한 개념 증명 단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피부세포 → 난자 → 수정란 형성 과정
연구를 이끈 쇼크라트 미탈리포프(Shoukhrat Mitalipov)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OHSU) 산부인과 교수 연구팀은 1990년대 복제양 ‘돌리’를 만든 체세포핵이식(SCNT) 기술을 인간 생식세포 연구에 응용했습니다.
- 피부세포에서 핵 추출 : 먼저 여성의 피부세포에서 유전 정보가 담긴 핵(46개의 염색체)을 꺼냄.
- 기증 난자 비우기 : 다음으로 건강한 기증자의 난자에서 본래의 핵을 제거하고 속이 빈 껍데기 난자를 만듦.
- 핵 이식 (SCNT) : 피부세포에서 꺼낸 핵을 이 빈 난자 속에 주입해 체세포핵이식(SCNT) 수행.
- 염색체 절반 제거 – 로스코비틴 처리 : 난자와 정자가 만나려면 각각 23개의 염색체만 있어야 정상적인 수정란(총 46개)이 만들어짐. 하지만 피부세포의 핵을 난자에 넣으면 난자는 46개 염색체를 갖게 됨. 연구팀은 난자가 불필요한 절반(23개)을 스스로 버리도록 유도하기 위해 ‘로스코비틴(roscovitine)’이라는 화합물을 사용해 처리했음.
- 정자와 짝 맞추기 : 난자에 남은 23개의 염색체가 정자의 23개의 염색체와 정확히 짝을 이루면 정상적인 수정란이 형성됨. 하지만 문제 발생 실제 실험에서는 염색체가 제멋대로 섞여 잘못된 짝이 만들어지는 오류가 발생했음. 그 결과 대부분의 난자가 정상적인 수정란으로 발달하지 못하고 소수만 성공.
결과적으로, 성공률은 10% 미만이었으며 배양은 6일 이상 유지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노화로 난자 수와 질이 떨어져 임신이 어려운 고령 여성이나 화학요법 등으로 난자를 잃은 항암 치료 환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윤리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분도 많지만 남성의 피부세포로도 난자를 만들 수 있어 아이를 갖기를 원하는 남성에게도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직 한계가 많지만 인간 피부세포로 기능성 난자를 만든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불임 치료와 생식의학 분야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
|
|
#가을에 읽어야할 과학 책
영화 ‘컨택트(Contact)’ 보신 적 있나요? 테드창의 단편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지구에 거대한 외계 비행체가 나타나고 지구인들이 문어같이 생긴 외계 존재와 소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입니다. 외계 존재의 언어는 기본 구조가 시작과 끝이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상도 그러합니다. 지각과 구분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죠. 여하튼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테드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읽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소설을 보니 또 다른 느낌이더라고요.
제가 컨택트 이야기를 한 이유는 테드창의 단편소설 <이해>를 추천하고 싶어서 입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엔 여러 가지 단편들이 실려 있는데 그 중 하나입니다. 60페이지 정도의 분량입니다. 이 단편은 영화 ‘리미트리스(Limitless, 2011)’로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요즘 초지능(superintelligence) AI가 종종 언급되는데 이 소설은 인간이 직접 초지능이 되었을 때를 상상한 내용입니다. 아 테드창은 정말 천재 같습니다. 누군가를, 무엇을 이해한다? 과연 뭘까요?? 인간이 초지능이 된다면?
또 제가 하나 추천드리고 싶은 SF는 켄 리우의 <종이동물원>입니다. 책에는 종이동물원 단편을 포함해 총 14개의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종이동물원말고 <즐거운 사냥을 하길> 편도 너무 좋았는데 이건 넷플릭스의 <러브, 데스 + 로봇> 시즌1 에피소드8로 작품화가 되기도 했더라고요. 켄 리우는 중국 출신으로 11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습니다. 그래서 소설 속에 중국과 일본, 그리고 동양 문화나 한자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옵니다. 켄 리우의 소설은 무언가 따뜻하고 포근한 분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쌀쌀해지기 시작하는 이런 시기 따뜻한 차와 함께 읽으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두 작품은 각각 단편이지만 책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와 <종이동물원> 책을 사시면 두 작가의 다른 대표작들도 읽어볼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된 작품 말고 두 작가의 다른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죠? 오호츠크 독자분들의 취향도 궁금합니다😊. 저는 ‘이해’와 ‘즐거운 사냥을 하길’도 좋았지만 다른 것들도 다 좋았거든요… (좋은 작가의 이야기들은 대체로 다 좋잖아욥😅) |
|
|
브라운아이드소울 - 우리들의 순간 (2025)
브라운아이드소울은 노래도 참 좋지만 뮤직비디오까지 같이 보시면 더 좋은 것 아시죠? |
|
|
editor@55check.com 오호츠크 퍼블리싱 서울특별시 중구 소공로 96 |
|
|
|
|
아래 올해 노벨과학상 분야 수상자와 수상 이유를 간단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 The Nobel Committee for Physiology or Medicine. Ill. Mattias Karlén
생리의학
메리 E. 브런코우(미국), 프레드 램스델(미국), 시몬 사카구치 (일본)
© Johan Jarnestad/The Royal Swedish Academy of Sciences
물리학
존 클라크(영국・미국), 미셸 드보레(프랑스), 존 M. 마르티니스(미국)
스스무 키타가와(일본), 리처드 롭슨(영국・호주), 오마르 M. 야기(요르단・미국)
기회는 고르게 분포되어있지 않다
한편, 올해 노벨상을 두고 '네이처'지는 미국의 이민 정책 변화에 주목했습니다.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2000년 이후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 202명 중 30% 이상은 출생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민을 떠난 사람이다. 특히 미국이 가장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흡수한 국가로, 본국을 떠난 수상자 63명 중 41명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었다. 과거 아인슈타인과 퀴리 부인도 더 나은 연구 환경과 장비, 자금 지원을 찾아 국경을 넘었다. 재능은 어디서나 태어나지만, 기회는 그렇지 않다.
최근 미국을 필두로 다수 국가에서 이민 규제 강화, 외국인 유학생 제한, 연구비 삭감 등의 조치를 시행하면서 국제 인재의 이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정치적 조치가 노벨상 지형을 어떻게 바꿀지 예상할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과학의 발전은 국경을 초월한 인재의 이동성과 개방성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위 그림은 9월호 사이언스로보틱스(Science Robotics) 표지입니다. 산업 현장의 다중 로봇 협동 작업을 미래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로봇 팔(manipulates)과 분홍색 큐브 프레임 구조물이 청록색 배경과 대조를 이루며 시각적으로 돋보입니다. 여러 개의 로봇 팔이 마치 춤을 추듯 섬세하게 움직이며 큐브들을 들어 올리고 쌓아 올립니다. 각 로봇 팔은 충돌 없이 서로의 동작을 피해 정교한 협동을 이루는 모습입니다. 복잡한 장애물이 있는 작업 환경에서의 정밀한 모션 플래닝과 협업 제어가 가능해졌음을 상징합니다.
표지의 주요 이미지는 연구팀의 ‘로보발레(RoboBallet)’ 프레임워크입니다. 기존 산업용 다중 로봇 시스템은 사람이 각 로봇의 궤적을 직접 계획해야 했지만 로보발레는 그래프 신경망(GNN)과 강화학습(RL)을 활용해 로봇들이 스스로 작업 할당과 경로 계획을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합니다. 이 접근법은 새로운 환경에서도 잘 일반화될 수 있으며 확장성 또한 우수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원래 여러 로봇이 한 작업 공간에서 동시에 움직일 때는 세 가지 난제를 한꺼번에 풀어야 합니다.
기존에는 숙련된 엔지니어가 로봇별 경로를 수작업 설계하고 수정·검증을 반복해야 했지만, 이번에 공개된 ‘로보발레(RoboBallet)’는 그래프 신경망(GNN)과 강화학습(RL)을 결합해 이 과정을 AI가 통합적으로 자동화했습니다. 각 로봇의 개별 행동이 아닌 집단 행동 패턴을 학습시켜 다중 로봇 제어의 복잡성을 낮췄다는 평가입니다.
UCL(University College London), 구글 딥마인드, 그리고 알파벳 산하 로봇기업 인트린식(Intrinsic)의 공동 프로젝트로 이뤄졌습니다.
이번 연구가 산업현장과 사회 전반에 던지는 함의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먼저 산업 현장에서는 기존에 한 공정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제품 라인을 도입할 때 필연적으로 수반되던 궤적 재설계·테스트·라인 셧다운의 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중 로봇의 자율 계획 능력이 높아질수록 공장 전체가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상황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게 됩니다. 스마트팩토리의 유연 제조·대량 맞춤형 생산이 현실적으로 가능해집니다.
노동시장과 일자리에도 구조적 변화가 예상됩니다.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궤적 설계나 라인 유지·보수 업무는 점차 줄어드는 반면, 로봇 운영을 최적화하고 데이터를 해석하며 윤리적 기준을 마련하는 AI·로보틱스 전문 인력, 데이터 엔지니어, 현장 통합관리자의 수요는 늘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다중 로봇이 인간 작업자의 역할을 대체하는 만큼 노동시장 불평등과 자동화 편익의 공정한 분배 문제, 안전 기준·책임 소재·윤리적 의사결정 등 새롭게 부각될 사회적 문제에 대한 논의도 불가피합니다.
요약하자면, 로보발레는 단순히 공장 로봇의 작업 속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산업 생산성·노동시장 구조·사회적 제도와 규범까지 재편하게 될 잠재력을 지닌 기술입니다.
(논문: RoboBallet: Planning for multirobot reaching with graph neural networks and reinforcement learning)
🔬 피부세포 → 난자 → 수정란 형성 과정
가디언 보도
논문
두 작품은 각각 단편이지만 책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와 <종이동물원> 책을 사시면 두 작가의 다른 대표작들도 읽어볼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된 작품 말고 두 작가의 다른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죠? 오호츠크 독자분들의 취향도 궁금합니다😊. 저는 ‘이해’와 ‘즐거운 사냥을 하길’도 좋았지만 다른 것들도 다 좋았거든요… (좋은 작가의 이야기들은 대체로 다 좋잖아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