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 외무장관, "이대로 가면 우린 전쟁에서 진다"

2024-12-03

Lunch with FT

2달전까지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었던 드미트로 쿨레바를 런던에서 만나 솔직한 이야기를 들었다.



Gideon Rachman - The Financial Times


식당: The Northall

Corinthia London 호텔, Whitehall Place, 런던 SW1A 2BD


몰타 달걀 £19

블랙 푸딩 £8

베지테리언 조식 £30

아메리카노 x2 £16

에스프레소 £6 

병 벨루 생수 £7 

총액 (세금 및 봉사료 포함) £98.90

* 식당은 인터뷰이가 정하고 계산은 FT가 합니다. 


런던 화이트홀 구역에 있는 코린티아 호텔 창문에는 크리스마스 꽃장식이 걸려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 들려오는 소식에는 축제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드미트로 쿨레바(Dmytro Kuleba)를 기다리며 신문을 보다가 러시아가 방금 드니프로 시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쿨레바는 우크라이나의 외무장관이었다. 나는 2023년 키예프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당시 그의 외무부 건물은 모래주머니와 벙커로 요새화 되었었지만, 그는 놀라울 정도로 편안하고 유머러스했다. '구 소련 후예들이 운영하는 후진국'이라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진부한 편견을 거부하는 사람이었다.


쿨레바는 외무부 장관으로 4년 재임하고 지난 9월 사임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능력이 약화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Volodymyr Zelenskyy) 대통령 측근과의 마찰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장관 자리에서 밀려났다는 것이 일반적인 추정이었다.


나와 노스홀 레스토랑에서 아침을 먹기로 한 날, 쿨레바는 5분 늦게 나타났다. 그는 강연을 위해 런던에 왔다고 한다. 43세로 젊어 보이는 그는 관자놀이에 약간 흰머리가 있고 폴로 셔츠 위에 재킷을 입고 있었다. 그는 약속시간에 늦은 것에 대해 내게 사과하며 키예프에 있는 자기 집으로 소포를 보내고 오는 중이라 설명했다. 예전에는 이 모든 것을 돌봐줄 직원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난 그에게 '이제 권력에서 물러났는데 어떻게 생활하고 있냐'고 물었다.


그는 퇴임하던 날 오랜 친구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답했다.

'드미트로, 당신의 시스템의 일부가 되면 시스템이 모든 걸 돌봐주고 사회적 지위까지 제공하니까 시스템 밖의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기 시작하지. 하지만 실제로 시스템 밖에서의 자신을 발견하면 이곳이야말로 진짜 삶이 존재하는 곳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거야.' 

이런 내용이었다고 한다. 쿨레바는 또 이렇게 말했다. 

"시골에 가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들과 함께 직접 만든 수제 보드카를 마시며 현실의 삶과 다시 연결되었습니다."


지금은 런던의 오전 10시다. 수제 보드카이든 그냥 보드카이든, 술을 마시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다. 그래서 우리는 잠시 멈춰서 아침 메뉴를 살펴봤다. 약간 긴장한 표정의 웨이트리스가 우리 테이블로 다가왔다. 그녀는 우크라이나 출신이고 이름은 다리아 Daria였다.


"영국에 얼마나 계셨나요?

"2년이요"


수백만 명의 다른 우크라이나 사람들처럼 그녀는 전쟁을 피해 집을 떠나야 했던 것이다.


나는 말했다.

"아, 런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약간 어색하게 덧붙였다. "원한다면 언젠가 우크라이나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고 싶어요."

그녀가 대답했다. "제 아버지는, 지금, 군대에 계세요..."


다리아의 목소리가 작아지자 쿨레바가 대화를 이어받아 둘이서 우크라이나어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곧 우리는 음식 주문을 위해 다시 영어로 말하기 시작했다. 나는 영국식 풀 브렉퍼스트를 먹고 싶다. 하지만 동맥 건강과 허리둘레를 생각해서 달걀, 버섯, 토마토, 식물성 소시지로 구성된 베지테리언 조식을 주문한다. 쿨레바는 '몰타 산 달걀'이라는 메뉴가 뭔지 알아보고 싶다는 이유로 그걸 주문한다. 그는 블랙 푸딩(영국식 순대)을 사이드 메뉴로 추가하며 이렇게 말한다.


"저는 우크라이나에서 블러드 소시지라고 부르는 것을 좋아합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그 요리를 뭐라고 불렀죠?" 

"해기스 Haggis라고 하죠." 

"네, 해기스요. 전 해기스를 좋아해요 .  .  . 피와 향신료가 섞인 모든 종류의 고기를 좋아하죠."

 

우리는 둘 다 커피도 주문했다. 그는 에스프레소, 나는 필터 커피.




식사 주문이 끝나고 우리는 피할 수 없는 주제로 넘어간다. 나는 쿨레바에게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패배하고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나빠 보인다는 데 동의한다.


"현재 우리에게 전세를 뒤집고 상황의 궤도를 바꿀 수 있는 수단과 도구가 있을까요? 아니요, 없습니다. 이대로 계속된다면 우리는 전쟁에서 패배할 겁니다."


나는 그의 직설적인 태도에 깜짝 놀랐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그는 자신의 판단을 살짝 누그러뜨렸다.


"전장 상황이 안 좋아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2022년 첫 달에는 상황이 더 나빠 보였습니다. 유럽 및 미국 전문가들과의 대화에서 제가 싫어하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들 모두가 '우크라이나가 무엇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우크라이나가 무엇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지'를 묻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 먼저 푸틴이 무엇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지에 대한 답을 찾으십시오.' 전쟁의 발단은 바로 거기니까요."


그래서 나는 그 자신의 질문에 뭐라고 답할 것인지 물었다. 푸틴은 무엇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나? 


"푸틴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그는 어떤 식으로든 우크라이나 국가를 해체하고자 합니다... '결국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는데 왜 내가 그 일부만 가져가야 하느냐'는 것이 그의 논리입니다."




쿨레바가 자라온 가정환경을 보면 그가 조국의 투쟁을 전 세계에 설명하는 일에 완벽하게 준비된 사람이란 걸 알 수 있다. 그의 아버지는 외교관이었고 어머니는 우크라이나어 교사였다. 젊은 시절 그는 외교관 계급에서 빠르게 성장해 2019년 부총리가 되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되기 거의 2년 전인 2020년 3월에는 외무부 장관이 되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머뭇거리는 서방에 대해 젤렌스키 정부는 끊임없는 불만을 가져왔다. 나는 쿨레바에게 우크라이나의 서방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첨단 무기를 공급하는 데 왜 그렇게 소극적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서방이 왜 무언가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은 보통 가장 어려운 질문입니다." 그는 말을 잇기 전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우리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2022년에 조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이 된 것을 행운으로 여깁니다. 다른 사람이 대통령이었다면 상황이 훨씬 더 나빠졌죠. 조 바이든의 가슴 속에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자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머리는 냉전 논리에 의해 형성되었습니다...  그에게 우크라이나의 나토 회원 가입에 대해 이야기할 수가 없습니다. 그에게 핵에 대해 이야기해서도 안 됩니다. 그런 것들이 그를 자극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푸틴이 만들어낸 핵전쟁의 위협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용 무기 공급을 천천히 진행해 왔다. 만일 바이든이 우크라이나에 축복이자 불행이라면, 도널드 트럼프는 어떨까? 쿨레바는 불안하게 느끼고 있을까?


"제가 바꿀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전혀 불안하지 않습니다."


음식이 도착했다. 식물성 소시지가 의외로 맛있다. 자기 말대로 쿨레바는 블랙 푸딩(서양식 순대)을 재빨리 먹어치운다. 그러나 그는 토마토, 마늘, 양파, 피망과 함께 스크램블해 섞어 만든 몰타식 달걀 요리는 더디게 진행한다.


수십 년간 외교관으로 활동해온 쿨레바는 사람들이 하는 말과 말과 행동 사이의 잠재적 차이를 주의 깊게 살펴보는 데 익숙하다. 


"먼저 트럼프가 하는 말과 그의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을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라고 그는 조언한다. "일론 머스크나 트럼프의 아들 같은 사람들은 자기들 하고픈 말을 마음대로 하겠죠. 하지만 트럼프 본인의 발언을 살펴보면 그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요점만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 "내가 해결하겠다(I will fix it)." 둘째, 젤렌스키는 세계 최고의 세일즈맨이다."


그런 다음 쿨레바는 저를 놀라게 하는 말을 합니다.

"젤렌스키와 푸틴 모두 같은 전략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트럼프를 하나의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나는 약간 당황했다. 트럼프가 푸틴에게 기회라는 점은 쉽게 알 수 있다. 결국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끊을 생각이 있는 것 같으니까. 하지만 젤렌스키에게는 트럼프의 취임이 어떤 이점을 줄까?


쿨레바가 그 시나리오를 설명하는 동안 나는 커피를 리필 주문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나 모두 트럼프를 거절하는 쪽이 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트럼프를 먼저 화나게 하는 쪽이 게임에서 지는 거죠. 푸틴이 트럼프를 화나게 하면 뭔가 대응방식에 변화가 있겠죠? 우크라이나를 더 도와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매력적인 생각이지만 내겐 먼 미래의 일처럼 보인다. 트럼프는 종종 푸틴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해왔고 그를 동등한 관계로 여기는 것이 분명하다. 그는 젤렌스키에 대해서는 꽤 냉담했었다.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협상의 길을 막은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여부는 전쟁 초기부터 치열하게 논의되어 왔다.심지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푸틴의 전면 침공 이후 불과 몇 달안에 평화 협상을 타결할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우크라이나의 서방 동맹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설득해 협상을 거절하게 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쿨레바가 러시아와의 회담에 깊숙이 관여했었기에 나는 그에게 이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는 격분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2022년에는 평화 합의가 이루어질 수 없었습니다.  .  .  아프리카, 아시아, 심지어 미국에서도 이런 주장은 어디서나 들어봤어요. 그들은 '당신들은 평화 협상에 가까웠었는데 서방 국가들이 끝까지 싸우기를 원했지? 피비린내 좋아하는 서방이 평화 협상을 허용하지 않았던 것 아니냐'고 얘기하곤 합니다."


쿨레바에 따르면 현실은 정 반대다. "제가 매우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게 생각하는 서방 파트너들을 알기에, 2022년에 전쟁을 끝낼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그들은 우리의 어깨를 누르며 '끝내라'고 말했을 것입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쿨레바가 보기에 러시아의 평화 제안은 전혀 진지하지 않았다. 


"그들은 심지어 모든 우크라이나 중장갑 병기를 창고 안에 넣어두어야 하며 그 창고는 러시아 군의 통제하에 있어야한다는 조항을 두었습니다...  그들의 계획은 명확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무력화시키고, 우크라이나에 그대로 머물면서, 우크라이나를 비무장화하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마지막 한 방을 쏘겠죠."




늦은 아침식사 인파와 이른 점심식사 인파가 합쳐지면서 식당은 서서히 꽉 차오른다. 여기 노스홀 레스토랑은 나에게 익숙한 장소다. 다우닝가 10번지(영국 총리 공관), 외무부, 국방부와도 가깝다. 수 년 동안 나는 이곳에서 외교관, 정치인, 고위 군 장교들과 식사를 하고 회의를 가졌다. 그런 자리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위협은 일반적인 대화 주제다. 하지만 노스홀의 안락한 좌석에 앉아 있으면 위험은 항상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쿨레바에게 영국이나 유럽연합 사람들이 러시아로부터 직접적인 위협을 느껴야 하는지 물었다. 그의 대답은 조용하지만 단호하다. 


"대규모 침공이 시작된 이후 저는 우방국 외무장관들에게 '러시아를 물리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를 도와주지 않으면 다음 차례는 당신이 될 것'이라고 사적으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그들은 이렇게 답했죠. '드미트로, 우리는 당신을 사랑하지만 그것은 너무 멀리 간 이야기네요. 우리는 나토에 속해 있고 푸틴은 감히 나토를 공격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쿨레바는 나토가 더 이상 예전처럼 철통같은 보증수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토에 대한 유럽 동맹국들의 신뢰는 나토 방위조약 5조에 근거한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는 '미국이 동맹국 영토의 구석구석을 방어할 것이다'라는 믿음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바이든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죠. 하지만 만일 나토 영토의 구석구석까지 방어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대통령이 있다면 어떨까요? ... 트럼프가 그런 말을 하면 나토의 방패는 사라지고 푸틴은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구운 토마토를 먹으며, 나는 쿨레바에게 속시원하게 더 설명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푸틴이 진짜로 공격해온다고 상상해 보세요... 나는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를 아주 좋아하지만 러시아는 공격개시 24 시간 이내에 이 세 나라의 영토 대부분을 차지할 것입니다...  설령 나토군이 이 발트해 연안 3개국에서 러시아 군대를 영웅적으로 추방한다고 해도, 몇 달 간의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나면 현재의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와 돈바스처럼 변해버리겠죠. 말 그대로 폐허가 될 것입니다. 이것이 서방이 받아들일 준비가 된 현실일까요?" 


유럽인들이 러시아의 위협에 대해 갖고 있는 현실 인식이 너무 느리다면, 나머지 세계의 인식은 어떨까? 외무장관으로서 쿨레바의 곤란한 임무 중 하나는 '글로벌 사우스(이른바 제 3세계, 개발도상국)'를 돌아다니며 우크라이나의 편을 들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었다.


나는 먼저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러시아 편을 들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는 대체로 그렇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들은 모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고 있으며 모두들 우크라이나 편에 섰습니다. 하지만 모든 지도자들은 '내가 공개적으로 러시아에 반대했다가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집니다.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 지도자들은 특히 그런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들 중 일부는 우리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가 러시아가 그 나라에서 쿠데타를 일으키거나 문자 그대로 그들을 죽여버릴까봐 두려워했습니다... 그리고 중국이라는 존재도 무시할 수 없죠. 아프리카는 거의 예외 없이 사실상의 중국 영토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가 앉아있는 나라, 영국은 어떨까? 쿨레바는 솔직하게 말한다.


"죄송하지만 러시아 침공 이전의 영국 외교 정책은 엉망이었습니다. 영국은 모든 길에서 길을 잃고 있었고, 저는 많은 분야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는 당신 나라 사람들이 보리스 존슨(전 영국 총리, 보수당 대표)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는 우크라이나를 돕는 것이 옳은 일일뿐만 아니라 영국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영국이 위대한 나라라는 것을 상기시킬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고 생각합니다... 영국이 이 전략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과의 대화를 주도했기 때문입니다."


정오가 가까워지고, 아침식사는 끝났고, 커피 잔은 비어 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과거에 대한 질문을 하나 마지막으로 던진다.


"전쟁은 우크라이나에 비극이었겠지만, 전쟁이 우크라이나의 국제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나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한다. "이 전쟁이 없었다면 세계가 우리를 인정하고 서방이 우리를 자신들의 일부로 인정하는 데 100년이 더 걸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 명의 인간으로서 저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좋겠습니다. 차라리 그 100년을 거북이처럼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보내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웨이트리스부터 전 외무부 장관에 이르기까지, 모든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전쟁의 슬픔을 간직하고 있다. 쿨레바에게 잃어버린 친구들에 대해 물었다. 그는 조용히 대답한다. "제가 아는 사람 중 전화번호부에서 삭제하기 위해 마음의 힘을 내야 하는 사람들이 몇 명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젊은 세대라고 덧붙입니다. 쿨레바는 이혼했고 자녀가 둘 있다. 그는 학생인 18세 아들에게도 세상을 떠난 친구가 너무 많다고 말한다. 아들은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서방의 많은 사람들은 전쟁으로 인한 우크라이나의 끔찍한 피해를 언급하며 분쟁의 조속한 종식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쿨레바는 그들이 착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크라이나가 이 세상에 존재할 권리가 없다고 푸틴이 믿고 있는 한, 이 전쟁은 계속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지 않다고 믿는 사람은 모두 바보이거나 러시아에 부역하고 있는 것입니다."


- 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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