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기 누난, '내가 그 SOB를 응원하는 이유'

2024-11-11


월스트리트저널에서 25년 째 칼럼을 쓰고 있는 페기 누난 Peggy Noonan 이라는 분이 있습니다. 미국 주류 언론의 시각을 잘 보여주는 분입니다. 

그가 지난 주말 쓴 칼럼이 현재 미국 엘리트 계층의 심정을 잘 드러내고 있기에 소개합니다.


한 줄 요약: "트럼프란 인간은 싫지만, 이게 미국인들이 원하는 길이니 일단 응원해본다!"



트럼프의 공화당을 위한 승리


2024년 11월 7일

페기 누난


- 이번 선거는 감동적이었음. 거의 모든 성인 시민이 투표에 참여했고, 결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임.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부정행위도 없었음. 평화로운 권력 이양이 이루어질 것임.


- 결과는 공화당의 압승이자 민주당에게는 재앙. 백인 여성을 제외한 거의 모든 그룹에서 트럼프가 총 득표율을 높였음.


- 1968년 닉슨 이래 최대의 컴백. 트럼프는 두 번의 암살시도를 겪으면서도 모든 집회에 나갔음. 주류 언론은 이 점을 크게 다루지 않았지만 일반 사람들은 그 배짱을 알아봤음.


- 이 모든 것은 미국 국민들이 지난 4년에 대해 저항했음을 의미. 팬데믹, 불법 이민, 인플레이션, 도둑과 미친 사람들이 무서워서 샴푸 같은 것도 진열장 안에 잠궈놓고 팔아야 하는 상황 등등. 또 아프가니스탄과 다른 전쟁을 겪으면서 워싱턴이 외교 정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고, 어쩌면 거의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음. 


- 이번 선거는 인물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길(path)을 선택하는 선거였음. 트럼프를 좋아하지 않던 수천만 명의 사람들도 그가 약속한 '길'에 투표했음. 즉 미국은 다시 보수화하고 있음.


- 민주당의 패배는 물론 카말라 해리스 개인의 역량 부족도 있지만 민주당이 길을 잘못 들고 있었기 때문. 민주당이란 무엇인가? 무엇을 위한 정당일까? 


- 내가 어렸을 때 민주당은 노동자와 소시민을 위한 정당이었음. 지금은 트럼프의 공화당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음. 


- 내가 어렸을 때는 민주당이 전쟁에 반대하는 정당이었음. 지금은 트럼프의 공화당이 반전 정당이 되었음. 


- 민주당은 세금을 막 쓰는 정당이 됐고 트럼프의 공화당은 그걸 말리고 있음.


- 민주당은 자신들만의 성격과 본질을 잃어버렸음. 더 이상 무엇을 추구하는 정당인지 알 수가 됐음. 성소수자, 워크(woke), 젠더 이론, 교사 노조, 세금 인상 같은 얘들만 남았음. 백지 노트를 펴놓고 자신들이 어떤 가치를 대변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기 바람. 그것이야말로 이번 패배가 주는 선물.


- 사실 우리 월스트리트저널 사람들은 공화당의 승리를 조금 비관적으로 봤음. 쇠퇴하는 미국을 관리하는 정당이 되겠구나, 싶었음. 그런데 지난 달 트럼프가 우리를 찾아와 편집자들을 만났을 때, 미국이 어떻게 “이렇게 부유하고 성공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흥분된 목소리로 이야기한 대목이 있었음. 그는 팔을 내밀고 스페이스X 로켓을 잡는 장면을 묘사했음. “정말 멋진 일론 (머스크)이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죠.”


- 그가 유세 후반부에서 강조했던 말들은 미국인들이 간절히 듣고 싶어 하는 코드를 제대로 때렸음. 미국인들은 과거와 같이 자녀들이 건강하고 활기찬 사회와 문화 속에서 살기를 바람. 


- 풍요로움, '머스크 to 화성', "드릴, 베이비, 드릴!" 이런 말들이 먹혔음. "미국을 다시 흥분시키자!" 트럼프는 미국에 혼란을 가져오겠지만, 그것은 재미있는 방식의 혼란일 것임. 나는 그가 자신의 생각을 잘 전달했다고 봄. 그는 "큰 꿈을 꾸자"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의 표를 받았음. 앞으로도 이런 노선을 추구해야 할 것임.


- 나는 트럼프 이 개자식(SOB)을 좋아하지 않음. 그는 임기 첫날부터 위기를 일으키고 엉망으로 만들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함. 그래도 어쨌든 그는 미국의 대통령이 될 것이며 응원을 받을 자격이 있음. 나는 그를 위해 기도할 것임. 그의 건설적인 행동은 지지하고, 파괴적인 행동은 반대하며, 최대한 솔직하게 말하고 내 말에 따르는 책임도 받아들일 것임.


-  미국에 신의 축복이 있기를. 이제 혼란과 소란 속으로 나아갑시다.



페기 누난은 월스트리트저널의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로 2000년부터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2017년 퓰리처상 논평 부문에서 수상했습니다.


사진 Gage Skid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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