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트럼프의 대선 압승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현지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소식을 접했습니다.
길에서 만난 두 명의 필라델피아 시민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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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토마스 Thomas
우버 기사, 30~40대 흑인. 남성
필라델피아 차이나타운에서 다운타운까지 가는 길에 대화.
- 투표? 나는 안 했다.
- 여긴 민주당 지역 맞다. 필라델피아는 수십 년 동안 민주당을 찍었었다. 하지만 최근 두 번의 선거는 좀 달랐다. 반대표도 많았다.
- 트럼프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는 오케이다. 외국인이 볼 때는 어떤가?
- 나는 민주당에 표를 줄 수가 없다. 민주당이 우크라이나에 600억 달러를 건내줬다. 600억 달러! (약 74조 원). 그게 얼마나 큰 돈인가.
- 미국 사람들도 힘들다. 지금 저 밖에 사람들을 보라. (우버가 신호등에 걸려있는데 양 옆 보도 위에 노숙자들이 줄줄이 누워있음. 차에 가장 가까이 있는 흑인 노숙자는 바닥에 앉아있는데, 규칙적으로 리듬을 타듯 목에 경련을 일으키고 있음).
- 미국인들도 돈이 필요한데 바이든이 600억 달러를 우크라이나에 줬다. 말도 안 된다.
- 한국은 경제가 어떤가? 삼성이 한국 회사 아닌가? 한국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얼마나 걸렸나? 14시간 정도 걸리지 않나? 중국까지 18시간 걸리던데. 나는 아프리카 케냐도 가봤다. 너도 사업 기회를 찾고 싶다면 아프리카에 가봐라.
2. 짐 Jim
벤자민프랭클린박물관 직원, 30~40대 백인 남성.
- 어제 투표? 물론 했다.
- 누구 뽑았냐고? 해리스. 해리스.
- 기분이 어떠냐고? 후... 미칠 것 같다.
- 나뿐 아니라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 모두가 재난을 당한 기분이다.
-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되다니 믿을 수 없다. 트럼프라니...
- 해리스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지 않냐고? 맞다. 해리스 어떤 사람인지 잘 알려져있지 않다.
- 그래도 트럼프를 뽑을 수야 없다. 해리스는 그래도 정상적인 사람(a normal person)이다. 아닌가?
- 오늘 너무 힘들다.
한편, 다운타운에 있는 역사 유적 '자유의 종' 앞에서는 트럼프 지지자도 만났습니다. 트럼프 인형을 만들어 들고나온 노부부 입니다. 필라델피아의 친 민주당 정서를 생각하면 이렇게 다니는 것이 좀 위험할 수도 있는데 그들은 개의치 않았습니다. 저와도 기꺼이 사진을 찍어주었습니다.

필라델피아는 한 조사에서 미국 182개 도시 중 174번째로 안전한 도시로 평가됐습니다. 시내에는 약에 취한 듯한 노숙자가 많습니다.
과거였다면 이 도시에서 민주당 후보가 압도적 지지를 받았겠으나 이번 2024년 대선에서는 기존 민주당 지지자들이 배신감이나 자포자기한 심정에 투표장에 많이 나가지 않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 경제가 좋다고 하지만 빈부격차와 박탈감은 과거보다 더 커진 것 같습니다. 사람의 행복감을 결정하는 건 결국 남들과의 상대적 비교입니다.
해리스가 이스라엘 편을 들어준다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월요일 해리스 유세장에서 어떤 남자가 확성기를 들고 나타나 'Free Palestine'을 외치며 해리스를 뽑지 말라고 했습니다. 녹색당 후보 질 스타인의 지지자라고 합니다. 그 확성기 남자에 대해서 해리스 지지자들은 별다른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2024. 11. 6.
오늘 새벽 트럼프의 대선 압승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현지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소식을 접했습니다.
길에서 만난 두 명의 필라델피아 시민 이야기입니다.
1. 토마스 Thomas
우버 기사, 30~40대 흑인. 남성
필라델피아 차이나타운에서 다운타운까지 가는 길에 대화.
- 투표? 나는 안 했다.
- 여긴 민주당 지역 맞다. 필라델피아는 수십 년 동안 민주당을 찍었었다. 하지만 최근 두 번의 선거는 좀 달랐다. 반대표도 많았다.
- 트럼프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는 오케이다. 외국인이 볼 때는 어떤가?
- 나는 민주당에 표를 줄 수가 없다. 민주당이 우크라이나에 600억 달러를 건내줬다. 600억 달러! (약 74조 원). 그게 얼마나 큰 돈인가.
- 미국 사람들도 힘들다. 지금 저 밖에 사람들을 보라. (우버가 신호등에 걸려있는데 양 옆 보도 위에 노숙자들이 줄줄이 누워있음. 차에 가장 가까이 있는 흑인 노숙자는 바닥에 앉아있는데, 규칙적으로 리듬을 타듯 목에 경련을 일으키고 있음).
- 미국인들도 돈이 필요한데 바이든이 600억 달러를 우크라이나에 줬다. 말도 안 된다.
- 한국은 경제가 어떤가? 삼성이 한국 회사 아닌가? 한국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얼마나 걸렸나? 14시간 정도 걸리지 않나? 중국까지 18시간 걸리던데. 나는 아프리카 케냐도 가봤다. 너도 사업 기회를 찾고 싶다면 아프리카에 가봐라.
2. 짐 Jim
벤자민프랭클린박물관 직원, 30~40대 백인 남성.
- 어제 투표? 물론 했다.
- 누구 뽑았냐고? 해리스. 해리스.
- 기분이 어떠냐고? 후... 미칠 것 같다.
- 나뿐 아니라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 모두가 재난을 당한 기분이다.
-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되다니 믿을 수 없다. 트럼프라니...
- 해리스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지 않냐고? 맞다. 해리스 어떤 사람인지 잘 알려져있지 않다.
- 그래도 트럼프를 뽑을 수야 없다. 해리스는 그래도 정상적인 사람(a normal person)이다. 아닌가?
- 오늘 너무 힘들다.
한편, 다운타운에 있는 역사 유적 '자유의 종' 앞에서는 트럼프 지지자도 만났습니다. 트럼프 인형을 만들어 들고나온 노부부 입니다. 필라델피아의 친 민주당 정서를 생각하면 이렇게 다니는 것이 좀 위험할 수도 있는데 그들은 개의치 않았습니다. 저와도 기꺼이 사진을 찍어주었습니다.
필라델피아는 한 조사에서 미국 182개 도시 중 174번째로 안전한 도시로 평가됐습니다. 시내에는 약에 취한 듯한 노숙자가 많습니다.
과거였다면 이 도시에서 민주당 후보가 압도적 지지를 받았겠으나 이번 2024년 대선에서는 기존 민주당 지지자들이 배신감이나 자포자기한 심정에 투표장에 많이 나가지 않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 경제가 좋다고 하지만 빈부격차와 박탈감은 과거보다 더 커진 것 같습니다. 사람의 행복감을 결정하는 건 결국 남들과의 상대적 비교입니다.
해리스가 이스라엘 편을 들어준다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월요일 해리스 유세장에서 어떤 남자가 확성기를 들고 나타나 'Free Palestine'을 외치며 해리스를 뽑지 말라고 했습니다. 녹색당 후보 질 스타인의 지지자라고 합니다. 그 확성기 남자에 대해서 해리스 지지자들은 별다른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2024. 1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