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의 대표 칼럼니스트이자 경제학자인 마틴 울프는 트럼프가 세계 평화와 경제 위기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한다.
Jan. 22, 2025
Martin Wolf - The Financial Times

도널드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는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세상은 예측할 수 없다. 트럼프 또한 예측할 수 없다. 그의 첫 임기는 미국과 세계를 변화시켰다. 그의 두 번째 임기는 더 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늘부터," 트럼프는 취임 연설에서 말했다. "미국은 자유롭고, 주권을 가진, 독립적인 국가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와 그의 주변 사람들이 하는 이런 식의 자기 연민 표현에 너무 익숙해서 (거의) 더 이상 놀라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대상은 미국이다. 미국은 지난 1세기 반 동안 혁신의 선두에 서 있었고,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을 빚어온 세계 최강대국 아닌가. 도대체 지금까지 무엇이 이런 미국이 자유롭고, 주권을 가진, 독립적인 국가가 되는 것을 막아왔던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미국 스스로 부과한 의무와 스스로 자국의 힘을 제약했던 것'인 것으로 보인다. 이제 트럼프는 미국이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제안한다. 미국은 더 이상 도덕적 리더십 허세를 부리지 않는다. "힘이 곧 정의"라는 오래된 모토를 따르는 강대국이 될 것임을 선언한다.
각 나라 국민들의 트럼프 호감도/중립/비호감도

세계는 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볼까? 유럽 외교위원회는 '트럼프의 세계에서 홀로(Alone in a Trumpian world)'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여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내용은 매혹적이다. 트럼프의 귀환에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은 미국과 가장 가까운 동맹국 시민들이다. EU 시민의 22%, 영국인의 15%, 한국인의 11%만이 트럼프의 귀환이 자국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인도인의 84%, 사우디아라비아 국민의 61%, 러시아인의 49%, 중국인의 46%는 트럼프의 귀환이 자국에 좋다고 생각한다. (차트 참조)
이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를 좋아하는 국가 사람들은 "거래 기반의 세계관을 잘 받아들이는 대중"을 나타낸다. 하지만 미국과 가까운 동맹국들에게 이는 그들이 의지해온 신뢰와 유대관계의 종말을 의미한다. 그들은 더 이상 미국의 힘에 무임승차할 수 없다. 어쩌면 그들이 자초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순히 이 나라들의 의존성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세계대전 후의 유럽인들은 '자유 국제 질서'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정말로 믿었다. 그들에게 그것의 소멸은 엄청난 실망감을 준다. 소위 "글로벌 사우스"(비선진국)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 기대가 없었기에 트럼프의 거래적 접근법에 더 편안해한다.
무역과 지구 환경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영역에서 트럼프의 접근법은 특별한 문제들을 만들어낼 것이다. 먼저 무역을 보자. 과거에는 실제로 국제기구들을 중심으로 자유 질서가 존재해 국가간 무역 자유화를 촉진하고 무역 정책 환경에 상당한 안정성을 제공했었다. 이는 무역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경제에 특히 중요했다. 그 결과 전 세계 경제생산량 대비 무역량의 비율은 제2차 세계대전 말 5%에서 냉전 종식 시점에는 15%로 올랐고 다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는 25%까지 상승했다. 그 이후로는 정체되었다.
글로벌 무역의 증가
세계 경제생산량 대비 수출량

1: 아편전쟁
2: 대공황
3: 1차 세계대전
4: 미국 Soot-Hawley Act
5: 2차 세계대전
6: GATT 협정 체결 (1995년 WTO 설립까지 유효)
7: 소련 해체
8: 중국 WTO 가입
9: 국제금융위기
10: 중국 일대일로 사업 추진
트럼프가 시작한 관세 전쟁은 얼마나 많은 피해를 줄 것인가? 무역은 이전에도 붕괴된 적이 있다. 다시 그렇게 될까? 트럼프는 자신이 도입하는 관세를 외국인들이 지불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그의 많은 어리석은 생각 중 하나다). 사실 그 관세는 미국인들이 지불할 것이다. 트럼프는 그저 남을 괴롭히기 좋아하는 것뿐 아니라 멍청하기까지 하다. 가련한 캐나다와 멕시코여. 그렇다면 피해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보복? 하버드대 다니 로드릭은 보복은 실행하는 사람에게도 비용이 크다고 주장한다. 그러니 신중해야 한다.
두 번째 중요한 영역은 기후변화다. MAGA 공화당원들은 기후변화가 사기극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트럼프는 "드릴, 베이비, 드릴"(땅을 파라)이라고 선언했다. 나사에 따르면 2024년의 지구 온도는 1951-80년 기준선보다 1.28도 높았고 이는 역대 최고치였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그래서 실제로는 "번, 베이비, 번"(불태워라)"가 될 것이다. 지구의 운명에 대한 이런 무관심은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 그것 또한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세계에겐 걱정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비중 (백만 입자 중 입자수)

한편 킹 도널드는 미국 경제의 르네상스를 누릴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은 낮다. 무엇보다도 그가 물려받은 경제는 그가 끊임없이 말해온 재앙과는 매우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국 경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더 나은 성과를 거두었다. IMF는 1월 세계 경제 전망 업데이트에서 "2025년 미국 성장률은 2.7%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10월 전망치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치이며, 다른 고소득 국가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수준이다. 트럼프는 이 유산을 넘겨준 조 바이든에게 감사해야 한다.
미국 재정 적자와 공공 부채의 증가 (GDP 대비 비율)

하늘색 선: 민간이 보유한 미국 연방 국채
푸른색 선: 재정 적자
상황이 얼마나 좋은지를 감안할 때, 여기서부터는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가장 쉬운 길이다. 단기에서 중기적으로 보면 지속적으로 느슨한 재정정책과 거친 규제완화, 관세, 대규모 이민자 추방이 결합되어 인플레이션이 다시 점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대통령과 연준 간의 불안정한 갈등을 촉발할 것이다. 이것이 금융 규제 완화와 결합되면 또 다른 금융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
이는 다시 주식시장 붕괴를 야기할 것이다. 주가는 트럼프가 신경 쓰는 유일한 지표이며, 이미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 올라와있다. 게다가 트럼프는 의회예산처가 올해 GDP 대비 6.2%로 예측한 재정적자와 GDP 대비 100%나 되는 부채 비율을 물려받는다. 이 수치들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지속 불가능하다. 트럼프는 대규모의 정부지출 삭감이 이 격차를 메울 것이라고 희망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며, 그의 정치적 지지자들은 피해를 볼 것이다. 두 번째 임기이다보니 아마 그는 더 이상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지자들은 분명히 신경 쓸 것이다.
사상 최대 수준으로 고평가 된 미국 주식 (PE 비율)

트럼프는 예측할 수 없다. 어쩌면 그는 우크라이나와 중동에 정의로운 평화를 가져다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는 자신이 말했던 대부분의 위협과 약속들을 집무실 휴지통에 버리고, 자신의 지위를 즐기며, 미국과 세계를 좋은 모습으로 놓아둘지도 모른다. 서방 동맹, 세계 무역, 지구 환경, 미국과 국제기구들에는 상당한 피해가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는 연설에서 "나의 가장 자랑스러운 유산은 평화주의자이자 통합자가 될 것이다. 그것이 내가 되고 싶은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우리 모두가 그가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 The Financial Times Limited 2024. All Rights Reserved. Not to be redistributed, copied or modified in any way. Okhotsk is solely responsible for providing this translation and the Financial Times Limited does not accept any liability for the accuracy or quality of the translation. 파이낸셜타임스와 라이센스 계약 하에 번역한 기사이며 번역에 대한 책임은 오호츠크에게 있습니다.


FT의 대표 칼럼니스트이자 경제학자인 마틴 울프는 트럼프가 세계 평화와 경제 위기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한다.
Jan. 22, 2025
Martin Wolf - The Financial Times
도널드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는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세상은 예측할 수 없다. 트럼프 또한 예측할 수 없다. 그의 첫 임기는 미국과 세계를 변화시켰다. 그의 두 번째 임기는 더 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늘부터," 트럼프는 취임 연설에서 말했다. "미국은 자유롭고, 주권을 가진, 독립적인 국가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와 그의 주변 사람들이 하는 이런 식의 자기 연민 표현에 너무 익숙해서 (거의) 더 이상 놀라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대상은 미국이다. 미국은 지난 1세기 반 동안 혁신의 선두에 서 있었고,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을 빚어온 세계 최강대국 아닌가. 도대체 지금까지 무엇이 이런 미국이 자유롭고, 주권을 가진, 독립적인 국가가 되는 것을 막아왔던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미국 스스로 부과한 의무와 스스로 자국의 힘을 제약했던 것'인 것으로 보인다. 이제 트럼프는 미국이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제안한다. 미국은 더 이상 도덕적 리더십 허세를 부리지 않는다. "힘이 곧 정의"라는 오래된 모토를 따르는 강대국이 될 것임을 선언한다.
각 나라 국민들의 트럼프 호감도/중립/비호감도

세계는 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볼까? 유럽 외교위원회는 '트럼프의 세계에서 홀로(Alone in a Trumpian world)'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여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내용은 매혹적이다. 트럼프의 귀환에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은 미국과 가장 가까운 동맹국 시민들이다. EU 시민의 22%, 영국인의 15%, 한국인의 11%만이 트럼프의 귀환이 자국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인도인의 84%, 사우디아라비아 국민의 61%, 러시아인의 49%, 중국인의 46%는 트럼프의 귀환이 자국에 좋다고 생각한다. (차트 참조)
이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를 좋아하는 국가 사람들은 "거래 기반의 세계관을 잘 받아들이는 대중"을 나타낸다. 하지만 미국과 가까운 동맹국들에게 이는 그들이 의지해온 신뢰와 유대관계의 종말을 의미한다. 그들은 더 이상 미국의 힘에 무임승차할 수 없다. 어쩌면 그들이 자초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순히 이 나라들의 의존성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세계대전 후의 유럽인들은 '자유 국제 질서'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정말로 믿었다. 그들에게 그것의 소멸은 엄청난 실망감을 준다. 소위 "글로벌 사우스"(비선진국)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 기대가 없었기에 트럼프의 거래적 접근법에 더 편안해한다.
무역과 지구 환경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영역에서 트럼프의 접근법은 특별한 문제들을 만들어낼 것이다. 먼저 무역을 보자. 과거에는 실제로 국제기구들을 중심으로 자유 질서가 존재해 국가간 무역 자유화를 촉진하고 무역 정책 환경에 상당한 안정성을 제공했었다. 이는 무역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경제에 특히 중요했다. 그 결과 전 세계 경제생산량 대비 무역량의 비율은 제2차 세계대전 말 5%에서 냉전 종식 시점에는 15%로 올랐고 다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는 25%까지 상승했다. 그 이후로는 정체되었다.
글로벌 무역의 증가
세계 경제생산량 대비 수출량
1: 아편전쟁
2: 대공황
3: 1차 세계대전
4: 미국 Soot-Hawley Act
5: 2차 세계대전
6: GATT 협정 체결 (1995년 WTO 설립까지 유효)
7: 소련 해체
8: 중국 WTO 가입
9: 국제금융위기
10: 중국 일대일로 사업 추진
트럼프가 시작한 관세 전쟁은 얼마나 많은 피해를 줄 것인가? 무역은 이전에도 붕괴된 적이 있다. 다시 그렇게 될까? 트럼프는 자신이 도입하는 관세를 외국인들이 지불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그의 많은 어리석은 생각 중 하나다). 사실 그 관세는 미국인들이 지불할 것이다. 트럼프는 그저 남을 괴롭히기 좋아하는 것뿐 아니라 멍청하기까지 하다. 가련한 캐나다와 멕시코여. 그렇다면 피해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보복? 하버드대 다니 로드릭은 보복은 실행하는 사람에게도 비용이 크다고 주장한다. 그러니 신중해야 한다.
두 번째 중요한 영역은 기후변화다. MAGA 공화당원들은 기후변화가 사기극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트럼프는 "드릴, 베이비, 드릴"(땅을 파라)이라고 선언했다. 나사에 따르면 2024년의 지구 온도는 1951-80년 기준선보다 1.28도 높았고 이는 역대 최고치였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그래서 실제로는 "번, 베이비, 번"(불태워라)"가 될 것이다. 지구의 운명에 대한 이런 무관심은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 그것 또한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세계에겐 걱정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비중 (백만 입자 중 입자수)
한편 킹 도널드는 미국 경제의 르네상스를 누릴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은 낮다. 무엇보다도 그가 물려받은 경제는 그가 끊임없이 말해온 재앙과는 매우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국 경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더 나은 성과를 거두었다. IMF는 1월 세계 경제 전망 업데이트에서 "2025년 미국 성장률은 2.7%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10월 전망치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치이며, 다른 고소득 국가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수준이다. 트럼프는 이 유산을 넘겨준 조 바이든에게 감사해야 한다.
미국 재정 적자와 공공 부채의 증가 (GDP 대비 비율)
하늘색 선: 민간이 보유한 미국 연방 국채
푸른색 선: 재정 적자
상황이 얼마나 좋은지를 감안할 때, 여기서부터는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가장 쉬운 길이다. 단기에서 중기적으로 보면 지속적으로 느슨한 재정정책과 거친 규제완화, 관세, 대규모 이민자 추방이 결합되어 인플레이션이 다시 점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대통령과 연준 간의 불안정한 갈등을 촉발할 것이다. 이것이 금융 규제 완화와 결합되면 또 다른 금융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
이는 다시 주식시장 붕괴를 야기할 것이다. 주가는 트럼프가 신경 쓰는 유일한 지표이며, 이미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 올라와있다. 게다가 트럼프는 의회예산처가 올해 GDP 대비 6.2%로 예측한 재정적자와 GDP 대비 100%나 되는 부채 비율을 물려받는다. 이 수치들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지속 불가능하다. 트럼프는 대규모의 정부지출 삭감이 이 격차를 메울 것이라고 희망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며, 그의 정치적 지지자들은 피해를 볼 것이다. 두 번째 임기이다보니 아마 그는 더 이상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지자들은 분명히 신경 쓸 것이다.
사상 최대 수준으로 고평가 된 미국 주식 (PE 비율)
트럼프는 예측할 수 없다. 어쩌면 그는 우크라이나와 중동에 정의로운 평화를 가져다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는 자신이 말했던 대부분의 위협과 약속들을 집무실 휴지통에 버리고, 자신의 지위를 즐기며, 미국과 세계를 좋은 모습으로 놓아둘지도 모른다. 서방 동맹, 세계 무역, 지구 환경, 미국과 국제기구들에는 상당한 피해가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는 연설에서 "나의 가장 자랑스러운 유산은 평화주의자이자 통합자가 될 것이다. 그것이 내가 되고 싶은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우리 모두가 그가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 The Financial Times Limited 2024. All Rights Reserved. Not to be redistributed, copied or modified in any way. Okhotsk is solely responsible for providing this translation and the Financial Times Limited does not accept any liability for the accuracy or quality of the translation. 파이낸셜타임스와 라이센스 계약 하에 번역한 기사이며 번역에 대한 책임은 오호츠크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