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의 재산을 똑같이 나눠갖는다면? 도지코인이 미국 통화로 인정받는다면?
칼럼니스트이자 경제학자인 팀 하포드가 독자들의 엉뚱한 질문들을 받았다.
"만약 세계의 모든 부가 전 세계 60억 명의 성인에게 즉시, 동시에, 똑같이 분배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UBS의 글로벌 자산 보고서를 보니 전 세계의 자산 총액은 약 450조 달러(67경5000조 원)라고 합니다. 이걸 똑같이 나누면 지구상 모든 성인 한 명당 약 1억 원씩 돌아가네요.
재미있는 건, 이 정책이 시행되는 날보다 딱 하루가 모자라서 돈을 못 받게 될 나이 17세 364일의 청소년이 약 500만 명이나 된다는 거예요. 평등을 외치며 시행하는 정책에서 이보다 더 불평등한 상황이 있을까요?
게다가 이 분배안을 시행하면 더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질 겁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당신이 현재 5억 원짜리 집을 가지고 있다고 칩시다. 이건 1인당 분배량의 5배나 되는 거죠. 그럼 어떻게 될까요? 자산 재분배 시행 후에는 당신 집의 20%만 당신 것이 되고, 나머지 80%는 누군가 다른 네 명이 주인이 됩니다. 집을 그들과 같이 쓰지 않는다면 당신이 그 80%에 해당하는 사용료를 내야겠죠. 그러니까 투르크메니스탄 같은 가난한 나라에 사는 어느 가족에게 매달 월세를 보내야 하는 신세가 되는 거죠. 좀 어색하지 않나요? 하지만 뭐, 이게 바로 평등이니까요.
연간 기준으로 월세가 집값의 5%라고 치면, 투르크메니스탄에 사는 가족은 당신으로부터 각각 매년 560만 원씩 받게 되네요. 이게 그 나라 1인당 GDP의 3분의 1이 넘는다고 하니 꽤 큰 돈이죠. 하지만 이 정도로는 투르크메니스탄이 스위스가 되지도, 스위스가 투르크메니스탄이 되지도 못할 것 같네요. 또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그렇게 큰 돈을 보내라고 하면 거부하는 사람이 꽤 있겠죠. 이걸 강제할 '세계 세무서' 같은 게 가능할지도 의문입니다.
그리고 설령 이 재분배 안이 완벽하게 이뤄진다 해도, 평등한 상태가 오래 갈 리가 없죠. 어떤 사람은 그 돈을 바로 써버릴 테고, 어떤 사람은 투자를 할 테고, 또 어떤 사람은 기부를 할 테니까요. 게다가 사람들은 여전히 서로 다른 속도로 돈을 벌 거고요.
결국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질문만 맴돌게 될 거예요: '다음 재분배는 대체 언제야?'
"나라에서 경기를 조절하기 위해 시민들의 여가 시간에 세금을 부과한다면 어떨까요?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정부는 주말을 없앨 것이고, 경제를 진정시키려는 정부는 새로운 공휴일을 발표하면 될 듯 합니다."
잠깐만요. 세금은 단순히 경기 조절 수단으로만 쓰이는 건 아닙니다. 다만 이 아이디어를 조금 발전시켜볼 수는 있겠네요. 돈 대신 시간으로 세금을 걷는 거예요. 누구나 일주일에 이틀은 교사나 경찰관, 혹은 국회의원 보좌관 등 공공 서비스 영역에서 일하게 만드는 거죠. 질문자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경제 상황에 따라 이 '시간 세금'을 늘리거나 줄이면 경기를 조정할 수 있겠네요.
물론 효율성의 문제가 있긴 해요. 잘 나가는 변호사로 일하는 사람이 돈으로 세금을 낸다면 그 돈으로 학교 교사 두세 명을 고용할 수 있겠죠. 그런데 돈으로 세금을 내는 대신 그 변호사가 직접 교단에 선다면? 학생들을 가르쳐본 경험도 없는데 말이죠. 비효율적이겠죠.
하지만 좋은 점도 있어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사람들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될 테니까요.
"금리를 정할 때 위원회에 맡길 게 아니라, 영국 재무부와 영국 중앙은행(영란은행) 직원들이 크리켓 경기를 벌이고 양팀 득점차에 따라 금리 인상/인하 여부를 결정한다면 어떨까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는 은행 이자율에 영향을 줍니다. 경제 활동의 미세 조정 장치로 작동하지요. 사람들이 돈을 더 쓰거나 반대로 돈을 더 저축하게 유도합니다. 그래서 금리를 조정하면 인플레이션을 방지하거나 경기 침체를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질문자께서 제안하신 대로 재무부와 영란은행이 끝나지 않는 크리켓 경기를 한다면 최근 10이닝 동안의 양팀 득점차를 기준으로 기준금리를 정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보다 기간을 더 길게 잡으면 득점차의 변화가 완만해질 테고, 반대로 기간을 더 짧게 잡으면 변동성이 커질 겁니다. 적당한 균형이 필요하겠죠. 그러나 어찌하든 경제가 안정화될 가능성은 낮아질 겁니다. 크리켓 경기 내용에 따라 국가경제가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칠 테지요.
물론 저는 여기에서 금리가 0을 기준으로 무작위로 변동한다고 가정했습니다. 그런데 영란은행의 한 경제학자가 제게 이런 아이디어를 줬습니다. "우리가 금리를 올리고 싶다면, 당연히 프로 크리켓 선수들을 영입하지 않겠습니까?"
"트럼프나 일론 머스크가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을 해고하고 도지코인을 미국의 공식 통화로 만든다면? 혹은 비트코인으로만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요?"
비트코인과 도지코인은 여지껏 놀라운 투자 자산이었습니다. (물론 이는 과거를 뒤돌아보며 하는 말이며, 절대 지금 투자하라는 말씀을 드리는 건 아닙니다.) 1 비트코인의 가치는 몇 센트에서 시작해 몇 달러, 수백 달러를 넘어 수만 달러에 도달했죠. 1 도지코인도 1센트도 안 하던 것이 미국 대선 이후 30센트 이상까지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글을 작성할 당시의 가격이 저랬다고 해서, 당신이 이 글을 읽는 시점에도 그럴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비트코인과 도지코인 가격은 너무나도 변동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큰 가격 변동성은 암호화폐를 공식 통화로 사용하려는 사람들에게 두통을 안깁니다. 통화로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가치의 안정성입니다. 10%의 인플레이션은 짜증 나지만 그럭저럭 견딜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수백 %의 인플레이션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죠. 반대로, 비트코인과 도지코인의 급격한 가격 상승이 만들어낼 수 있는 극단적인 디플레이션도 문제입니다. 만약 월급과 커피 가격이 모두 도지코인으로 표시된다면, 가치 변동이 심해서 과연 무엇이 진짜로 얼마나 값진 것인지 파악하기 어려워질 겁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다른 기준점을 찾으려 할 것입니다.
그 기준점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요? 과거에는 소금, 담배, 커피 같은 쉽게 식별할 수 있는 상품이 가치의 척도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물물교환이라기보다는, 요동치는 가격의 바다 속에서 안정적인 닻을 찾으려는 시도였습니다.
소금이나 커피 대신, 미국 달러화가 그런 기준점이 될 수 있겠죠... 만약 달러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이미 전 세계에는 달러가 공식 통화가 아니지만 비공식적인 가치 기준으로 삼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만약 미국이 달러화를 포기한다면, 미국도 그런 나라들 중 하나가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도지코인 대신 모노폴리(부루마블) 게임의 화폐를 새로운 국제 통화 기준으로 채택하고, 수많은 국가 통화를 이에 연동시킨다면 어떨까요"
게임머니가 도지코인보다 더 나은 국제통화가 될까요? 확실치 않습니다. 우리가 가장 원하는 것은 안정성이지만, 모노폴리 화폐도 게임 내 돈의 흐름에 따라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모노폴리(부루마블)에서는 대부분의 행위는 보드 위에서 돈의 단기적 이동일 뿐입니다. 부동산을 구매하면 일시적으로 돈이 빠져나가고, 임대료를 지불하면 돈이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으로 순환하는 것이죠. 하지만 돈이 영구적으로 추가되거나 제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출발점을 지날 때 받는 월급이나 특정 상황에서 내야 하는 벌금 같은 경우가 이에 해당됩니다.
보드게임 애호가 말콤 워들로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플레이어가 주사위를 한 번 굴릴 때 약 28~30달러가 게임에 추가된다고 합니다. 각 플레이어가 1500달러 씩을 갖고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50번씩 주사위를 굴린 후에는 게임 내 화폐량이 두 배로 늘어납니다. 이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초인플레이션 사례 중 손꼽힐 만한 상황입니다. 심지어 헝가리의 전후 초인플레이션도 가격이 두 배가 되는데 15시간은 걸렸었으니 말입니다. (모노폴리 게임은 15시간 동안 지속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느껴질 뿐이죠.)
"도지코인이 모노폴리의 공식 통화가 되고 크리켓 경기 결과에 따라 금리가 결정되는 세상은 어떨까요?"
그에 대해서는 더 깊이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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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인의 재산을 똑같이 나눠갖는다면? 도지코인이 미국 통화로 인정받는다면?
칼럼니스트이자 경제학자인 팀 하포드가 독자들의 엉뚱한 질문들을 받았다.
"만약 세계의 모든 부가 전 세계 60억 명의 성인에게 즉시, 동시에, 똑같이 분배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UBS의 글로벌 자산 보고서를 보니 전 세계의 자산 총액은 약 450조 달러(67경5000조 원)라고 합니다. 이걸 똑같이 나누면 지구상 모든 성인 한 명당 약 1억 원씩 돌아가네요.
재미있는 건, 이 정책이 시행되는 날보다 딱 하루가 모자라서 돈을 못 받게 될 나이 17세 364일의 청소년이 약 500만 명이나 된다는 거예요. 평등을 외치며 시행하는 정책에서 이보다 더 불평등한 상황이 있을까요?
게다가 이 분배안을 시행하면 더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질 겁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당신이 현재 5억 원짜리 집을 가지고 있다고 칩시다. 이건 1인당 분배량의 5배나 되는 거죠. 그럼 어떻게 될까요? 자산 재분배 시행 후에는 당신 집의 20%만 당신 것이 되고, 나머지 80%는 누군가 다른 네 명이 주인이 됩니다. 집을 그들과 같이 쓰지 않는다면 당신이 그 80%에 해당하는 사용료를 내야겠죠. 그러니까 투르크메니스탄 같은 가난한 나라에 사는 어느 가족에게 매달 월세를 보내야 하는 신세가 되는 거죠. 좀 어색하지 않나요? 하지만 뭐, 이게 바로 평등이니까요.
연간 기준으로 월세가 집값의 5%라고 치면, 투르크메니스탄에 사는 가족은 당신으로부터 각각 매년 560만 원씩 받게 되네요. 이게 그 나라 1인당 GDP의 3분의 1이 넘는다고 하니 꽤 큰 돈이죠. 하지만 이 정도로는 투르크메니스탄이 스위스가 되지도, 스위스가 투르크메니스탄이 되지도 못할 것 같네요. 또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그렇게 큰 돈을 보내라고 하면 거부하는 사람이 꽤 있겠죠. 이걸 강제할 '세계 세무서' 같은 게 가능할지도 의문입니다.
그리고 설령 이 재분배 안이 완벽하게 이뤄진다 해도, 평등한 상태가 오래 갈 리가 없죠. 어떤 사람은 그 돈을 바로 써버릴 테고, 어떤 사람은 투자를 할 테고, 또 어떤 사람은 기부를 할 테니까요. 게다가 사람들은 여전히 서로 다른 속도로 돈을 벌 거고요.
결국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질문만 맴돌게 될 거예요: '다음 재분배는 대체 언제야?'
"나라에서 경기를 조절하기 위해 시민들의 여가 시간에 세금을 부과한다면 어떨까요?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정부는 주말을 없앨 것이고, 경제를 진정시키려는 정부는 새로운 공휴일을 발표하면 될 듯 합니다."
잠깐만요. 세금은 단순히 경기 조절 수단으로만 쓰이는 건 아닙니다. 다만 이 아이디어를 조금 발전시켜볼 수는 있겠네요. 돈 대신 시간으로 세금을 걷는 거예요. 누구나 일주일에 이틀은 교사나 경찰관, 혹은 국회의원 보좌관 등 공공 서비스 영역에서 일하게 만드는 거죠. 질문자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경제 상황에 따라 이 '시간 세금'을 늘리거나 줄이면 경기를 조정할 수 있겠네요.
물론 효율성의 문제가 있긴 해요. 잘 나가는 변호사로 일하는 사람이 돈으로 세금을 낸다면 그 돈으로 학교 교사 두세 명을 고용할 수 있겠죠. 그런데 돈으로 세금을 내는 대신 그 변호사가 직접 교단에 선다면? 학생들을 가르쳐본 경험도 없는데 말이죠. 비효율적이겠죠.
하지만 좋은 점도 있어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사람들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될 테니까요.
"금리를 정할 때 위원회에 맡길 게 아니라, 영국 재무부와 영국 중앙은행(영란은행) 직원들이 크리켓 경기를 벌이고 양팀 득점차에 따라 금리 인상/인하 여부를 결정한다면 어떨까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는 은행 이자율에 영향을 줍니다. 경제 활동의 미세 조정 장치로 작동하지요. 사람들이 돈을 더 쓰거나 반대로 돈을 더 저축하게 유도합니다. 그래서 금리를 조정하면 인플레이션을 방지하거나 경기 침체를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질문자께서 제안하신 대로 재무부와 영란은행이 끝나지 않는 크리켓 경기를 한다면 최근 10이닝 동안의 양팀 득점차를 기준으로 기준금리를 정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보다 기간을 더 길게 잡으면 득점차의 변화가 완만해질 테고, 반대로 기간을 더 짧게 잡으면 변동성이 커질 겁니다. 적당한 균형이 필요하겠죠. 그러나 어찌하든 경제가 안정화될 가능성은 낮아질 겁니다. 크리켓 경기 내용에 따라 국가경제가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칠 테지요.
물론 저는 여기에서 금리가 0을 기준으로 무작위로 변동한다고 가정했습니다. 그런데 영란은행의 한 경제학자가 제게 이런 아이디어를 줬습니다. "우리가 금리를 올리고 싶다면, 당연히 프로 크리켓 선수들을 영입하지 않겠습니까?"
"트럼프나 일론 머스크가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을 해고하고 도지코인을 미국의 공식 통화로 만든다면? 혹은 비트코인으로만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요?"
비트코인과 도지코인은 여지껏 놀라운 투자 자산이었습니다. (물론 이는 과거를 뒤돌아보며 하는 말이며, 절대 지금 투자하라는 말씀을 드리는 건 아닙니다.) 1 비트코인의 가치는 몇 센트에서 시작해 몇 달러, 수백 달러를 넘어 수만 달러에 도달했죠. 1 도지코인도 1센트도 안 하던 것이 미국 대선 이후 30센트 이상까지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글을 작성할 당시의 가격이 저랬다고 해서, 당신이 이 글을 읽는 시점에도 그럴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비트코인과 도지코인 가격은 너무나도 변동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큰 가격 변동성은 암호화폐를 공식 통화로 사용하려는 사람들에게 두통을 안깁니다. 통화로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가치의 안정성입니다. 10%의 인플레이션은 짜증 나지만 그럭저럭 견딜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수백 %의 인플레이션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죠. 반대로, 비트코인과 도지코인의 급격한 가격 상승이 만들어낼 수 있는 극단적인 디플레이션도 문제입니다. 만약 월급과 커피 가격이 모두 도지코인으로 표시된다면, 가치 변동이 심해서 과연 무엇이 진짜로 얼마나 값진 것인지 파악하기 어려워질 겁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다른 기준점을 찾으려 할 것입니다.
그 기준점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요? 과거에는 소금, 담배, 커피 같은 쉽게 식별할 수 있는 상품이 가치의 척도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물물교환이라기보다는, 요동치는 가격의 바다 속에서 안정적인 닻을 찾으려는 시도였습니다.
소금이나 커피 대신, 미국 달러화가 그런 기준점이 될 수 있겠죠... 만약 달러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이미 전 세계에는 달러가 공식 통화가 아니지만 비공식적인 가치 기준으로 삼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만약 미국이 달러화를 포기한다면, 미국도 그런 나라들 중 하나가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도지코인 대신 모노폴리(부루마블) 게임의 화폐를 새로운 국제 통화 기준으로 채택하고, 수많은 국가 통화를 이에 연동시킨다면 어떨까요"
게임머니가 도지코인보다 더 나은 국제통화가 될까요? 확실치 않습니다. 우리가 가장 원하는 것은 안정성이지만, 모노폴리 화폐도 게임 내 돈의 흐름에 따라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모노폴리(부루마블)에서는 대부분의 행위는 보드 위에서 돈의 단기적 이동일 뿐입니다. 부동산을 구매하면 일시적으로 돈이 빠져나가고, 임대료를 지불하면 돈이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으로 순환하는 것이죠. 하지만 돈이 영구적으로 추가되거나 제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출발점을 지날 때 받는 월급이나 특정 상황에서 내야 하는 벌금 같은 경우가 이에 해당됩니다.
보드게임 애호가 말콤 워들로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플레이어가 주사위를 한 번 굴릴 때 약 28~30달러가 게임에 추가된다고 합니다. 각 플레이어가 1500달러 씩을 갖고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50번씩 주사위를 굴린 후에는 게임 내 화폐량이 두 배로 늘어납니다. 이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초인플레이션 사례 중 손꼽힐 만한 상황입니다. 심지어 헝가리의 전후 초인플레이션도 가격이 두 배가 되는데 15시간은 걸렸었으니 말입니다. (모노폴리 게임은 15시간 동안 지속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느껴질 뿐이죠.)
"도지코인이 모노폴리의 공식 통화가 되고 크리켓 경기 결과에 따라 금리가 결정되는 세상은 어떨까요?"
그에 대해서는 더 깊이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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