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에 탄식하는 미국 하원의원과 그 이유

2024-12-09



지난 12월 4일 계엄 시도 이후, 미국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연일 불쾌함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크게 착각했습니다. 냉전 시절과 마찬가지로 '반공'을 내세우면 미국이 봐주리라 생각한 것입니다.

바보입니까?

사실 우리나라 노년층에는 윤 대통령처럼 생각하는 보수 유권자들이 많습니다.

성조기 흔들고 '공산당을 몰아내자'라고 하면 미국이 지원해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큰 착각입니다. 지금은 냉전 시대가 아닙니다.

많은 한국인들의 사고방식이 1970년대, 1980년대에 머물러있으니 문제입니다.

지금은 2024년입니다. 미국이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독재룰 눈감아주던 시대가 아닙니다.

  

냉전이 끝난 마당에도 미국이 한국과 군사동맹을 유지하는 이유는 두 나라가 '자유민주주의'라는 공동의 가치를 추구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윤 대통령이 군사독재를 할 거라면 미국인들의 눈에 한국은 중국이나 북한 같은 나라가 됩니다. 미국이 굳이 3만 명의 자국 국인을 주둔시키면서까지 군사독재국가 한국을 지켜줄 이유가 없어집니다. 미국 정부도 미국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일에 세금을 쓰지는 않습니다. 주한미군은 일본으로 철수하겠죠. 


그뿐이 아닙니다. 배신감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미국은 한국에 많은 군사적, 재무적, 감정적 투자를 해왔습니다. 자신들의 지원에 힘입어 한국에서 자유민주주의가 뿌리내리고, 한국이 동아시아에서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번영한 모범 국가가 되었다고 미국도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미국이 다른 나라의 정치 상황에 개입하려 할 때마다 드는 예가 한국입니다. '한국을 봐라, 우리 미국의 조언을 받아서 이렇게 선진국이 되지 않았는가'하고 말입니다. 한국은 미국이 가장 자신있게 보여줄 수 있는 자유민주주의의 성공 케이스였습니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언은 그런 미국의 뒷통수를 후려친 것입니다. 미국 정치인들이 분노하고 실망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21세기의 지도자가 세계사적인 견문과 시각을 갖추는 게 이래서 중요합니다. 윤 대통령뿐만 아니라 차기 한국의 지도자가 될 사람들도 반드시 오호츠크 같은 글로벌 뉴스를 읽어야 할 것입니다.


아래는 12월 6일 미국 하원 의회에서 민주당 브래드 셔먼 의원이 한국 상황에 대해 행한 연설 내용입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의 표정과 목소리 톤과 제스처를 보시기 바랍니다.





의장님,

저는 한국 시민과 국회의원들에게 경의를 표하고자 합니다.

그들은 전 세계에 감동을 주었습니다. 계엄령 선포라는 어처구니 없는(outrageous) 상황에 직면해서 말입니다.

그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국회의사당으로 진입하기 위해 싸웠고, 여당 의원들을 포함해 190대 0으로 투표해 계엄령을 중단시켰습니다.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너무나 황당한 일이었습니다.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이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에 대한 모독이었습니다.


또 하나 황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가 국가 안보라는 이유를 들어 이를 정당화하려 한 것입니다.

계엄령 선포는, 신에게 감사하게도 몇 시간 만에 저지되었지만, 한국의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시켰습니다.


한국의 국가 안보는 두 가지 기둥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일치된 헌신(dedication)입니다. 윤 대통령은 이를 훼손했습니다.

두 번째는 대한민국과 미국, 그리고 미국 시민들과의 관계입니다.

우리가 한국 헌신하는 이유는 그저 1950년대에 함께 싸웠다는 과거사 때문이 아닙니다.

네. 우리는 역사를 기억합니다. 하지만 한국에 우리가 헌신하는 이유는 우리가 민주주의에 대해 함께 헌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윤 대통령은 이를 훼손하려 시도했습니다.


저는 한국 국민들과 국회의원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그가 성공하지 못하도록 확실히 해준 것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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