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수퍼볼 결승전, 30초 TV 광고포맷의 부활을 알리다

2025-02-10


유튜브에 밀려 끝난 줄 알았던 TV 광고 시장이 새 생명을 얻고 있다. 스트리밍 플랫폼의 광고 요금제 출시 영향이다.


February 7 2025

Daniel Thomas - The Financial Times


맥 라이언과 빌리 크리스텔이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유명한 장면을 재현한 광고

 

2월 10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미식축구 슈퍼볼 결승전 광고 시간에 800만 달러까지 지불하는 대형 브랜드들이 있다. 이 경기는 기록적인 광고 수익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30초 광고의 놀라운 컴백을 선보이는 무대가 됐다.

마케터들은 오랫동안 업계 지출을 지배했던 구식 TV 광고의 종말을 예측해왔다. 주의력이 부족한 시청자들에게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몇 초 안 되는 이미지와 짧은 광고를 제공하고, 광고 건너뛰기 옵션까지 주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롱 폼'(긴 포맷)이 뜻밖의 부활을 경험하고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아마존 프라임의 광고 지원 요금제가 성장하면서 TV 광고 산업과 그 창의적 과정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창의적 에이전시 빅스몰BigSmall의 파트너 매트 에드워즈Matt Edwards는 "빅테크가 놀라운 일을 해냈다"며 "전통적인 TV 광고를 부활시켰고 피하기는 더 어렵게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광고그룹 WPP의 최고경영자 마크 리드Mark Read는 "넷플릭스와 아마존에서 광고가 시작되면서 TV 광고가 여러 면에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미풋볼리그(NFL) 시즌 결정전은 이 포맷의 최고조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유명 브랜드들의 광고에 데이비드 베컴, 크리스 헴스워스, 샤니아 트웨인 등 유명인들이 출연했다. 또한 헬만스 마요네즈 광고에서는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주연 배우 멕 라이언과 빌리 크리스털이 재회한다.

덴츠미디어스포츠의 부사장 지미 스파노Jimmy Spano는 이 경기를 중계하는 폭스 TV가 역사상 가장 빠른 광고 매진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CBS가 중계했던 작년 슈퍼볼은 광고 수익으로 약 6억5000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평균 단가는 약 700만 달러였다. 스파노는 "30초 광고당 가격이 10% 정도 증가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하겐다즈, 너드월렛, 리퀴드 데스 등의 브랜드도 올해 슈퍼볼 광고에 처음으로 참여했다. ChatGPT로 유명한 오픈AI도 첫 슈퍼볼 광고를 방영했다.



마케팅 책임자들은 TV 광고가 브랜드에게 창의성을 표현할 기회를 준다고 말한다. 이들은 지난 30년간 가장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광고들은 대부분 TV 광고였다는 점을 언급하는 사람들도 있다.

창의적 집단 포스만 & 보덴포스의 글로벌 최고경영자 제임스 덴턴-클라크James Denton-Clark는 "자신들의 채널을 누구보다 잘 최적화하는 방법을 아는 디지털 플랫폼 소유자들조차도 여전히 TV를 사용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적절한 시청자 규모가 있을 때 TV는 여전히 큰 감정적 대중 약속을 전달하는 데 탁월하기 때문"이라며 "TV의 프리미엄 품질과 인간의 손길은 브랜드가 문화 속에서 자리를 찾는 데 도움을 주는 거죠"라고 덧붙였다.

옵티멈 스포츠의 최고투자책임자 제레미 캐리Jeremy Carey는 TV 광고가 소셜미디어 전반에 걸쳐 계획된 대형 캠페인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광고들은 3분짜리 스토리라인으로 시작해서 120초, 90초나 60초 포맷으로 줄어듭니다. 그 다음엔 '15초로 줄일 수 있을까? 5초로 할 수 있는 게 있을까?'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계속 다른 포맷을 시도하고 있어요"라고 그는 설명했다.


또 최근 나오는 스트리밍 광고의 특징은 시청자들이 채널을 바꾸거나 광고를 건너뛸 수 있는 옵션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빅스몰의 에드워즈는 "스트리밍에서도 광고를 건너뛸 수 있지만, 자비로운 알고리즘이 허락할 때만 가능하죠"라며 "디지털의 아이러니한 반전으로, 미래의 TV는 과거로 돌아가는 것 아닌지 의심됩니다."

실제로 요즘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거실에 있는 TV로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한다. 브랜드들은 이를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라기보다는 전통적인 TV 채널처럼 바라보고 있다.

스포츠 마케팅 에이전시 퓨즈Fuse의 글로벌 최고경영자 루이스 존슨Louise Johnson은 "유튜브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들도 이제 더 긴, 건너뛰기 기능이 없는 광고 포맷을 수용하고 있습니다"라며 "이는 전통적인 TV 광고와 비슷하며, 더 몰입도 있는 스토리텔링을 가능하게 합니다"라고 말했다.

마케팅 에이전시 랩Rapp의 최고경영자 개비 루츠커Gabby Ludzker는 브랜드들이 고객들과 개별적 관계를 구축하려고 노력하는 '데이터 주도의 시대'이기 때문에 이런 경향이 더욱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건 '원나잇 스탠드'가 아닙니다. 30초 보여주고 끝나는 게 아니에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앞으로 고객과 수 년간 대화를 이어나갈 아름다운 관계의 시작으로 TV 광고를 활용하는 브랜드들이 성공할 겁니다. TV 광고는 죽어가는 게 아니라, 변신하고 있습니다."


* 수퍼볼 결승전이 진행되기 직전에 출간된 기사라 시제를 과거형으로 바꿨습니다.

© The Financial Times Limited 2024. All Rights Reserved. Not to be redistributed, copied or modified in any way. Okhotsk is solely responsible for providing this translation and the Financial Times Limited does not accept any liability for the accuracy or quality of the translation. 파이낸셜타임스와 라이센스 계약 하에 발행된 기사입니다. 번역에 대한 책임은 오호츠크에게 있습니다.


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