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이재명 대통령에게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일방적으로 발송했습니다.
먼저 편지 전문을 보시고, 그 다음 특이점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THE WHITE HOUSE
WASHINGTON
July 7, 2025
His Excellency
Lee Jae-myung
President of the Republic of Korea
Seoul
Dear Mr. President:
It is a Great Honor for me to send you this letter in that it demonstrates the strength and commitment of our Trading Relationship, and the fact that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has agreed to continue working with Korea, despite having a significant Trade Deficit with your great Country. Nevertheless, we have decided to move forward with you, but only with more balanced, and fair, TRADE. Therefore, we invite you to participate in the extraordinary Economy of the United States, the Number One Market in the World, by far. We have had years to discuss our Trading Relationship with Korea, and have concluded that we must move away from these longterm, and very persistent, Trade Deficits engendered by Korea’s Tariff, and Non Tariff, Policies and Trade Barriers. Our relationship has been, unfortunately, far from Reciprocal. Starting on August 1, 2025, we will charge Korea a Tariff of only 25% on any and all Korean products sent into the United States, separate from all Sectoral Tariffs. Goods transshipped to evade a higher Tariff will be subject to that higher Tariff. Please understand that the 25% number is far less than what is needed to eliminate the Trade Deficit disparity we have with your Country. As you are aware, there will be no Tariff if Korea, or companies within your Country, decide to build or manufacture product within the United States and, in fact, we will do everything possible to get approvals quickly, professionally, and routinely — In other words, in a matter of weeks.
If for any reason you decide to raise your Tariffs, then, whatever the number you choose to raise them by, will be added onto the 25% that we charge. Please understand that these Tariffs are necessary to correct the many years of Korea’s Tariff, and Non Tariff, Policies and Trade Barriers, causing these unsustainable Trade Deficits against the United States. This Deficit is a major threat to our Economy and, indeed, our National Security!
We look forward to working with you as your Trading Partner for many years to come. If you wish to open your heretofore closed Trading Markets to the United States, and eliminate your Tariff, and Non Tariff, Policies and Trade Barriers, we will, perhaps, consider an adjustment to this letter. These Tariffs may be modified, upward or downward, depending on our relationship with your Country. You will never be disappointed with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Thank you for your attention to this matter!
With best wishes, I am,
Sincerely,
Donald Trump
백악관
워싱턴 D.C.
2025년 7월 7일
이재명 대통령 각하
대한민국 대통령
서울
대통령님께,
이 편지를 보내는 것은 제게 큰 영광입니다. 이는 한미 간 무역 관계의 강력함과 미국의 지속적인 협력 의지를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미국은 한국과의 상당한 무역 적자에도 불구하고 한국과의 협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보다 균형 잡히고 공정한 무역 관계를 바탕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이에 따라, 세계 최고의 시장인 미국 경제에 함께하시기를 초대합니다. 우리는 수 년 간 한국과 무역 관계에 대해 논의해 왔으며, 이제는 한국의 관세 및 비관세 정책, 무역 장벽으로 인해 발생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무역 적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양국의 무역 관계는 유감스럽게도 그간 상호적이지 못했습니다. 2025년 8월 1일부터, 미국은 한국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 기존 품목별 관세와 별도로 25%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입니다. 만약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제3국을 경유(transshipment) 하는 경우, 더 높은 관세가 적용됩니다. 25%라는 수치는 한국과의 무역 적자를 해소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수준임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한국 기업이 미국 내에서 직접 생산하거나 조립을 결정할 경우, 해당 제품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으며, 사실, 미국은 인허가 절차를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그리고 정례화된 방식으로 처리하도록 모든 일을 다 할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수 주 내에 처리해드릴 것입니다.
만약 귀하께서 어떤 이유에서든지 자국의 관세를 인상하신다면, 그 인상분은 미국이 부과하는 25%에 추가적으로 반영될 것입니다. 이 같은 조치들은 수년간 지속된 한국의 불공정한 관세·비관세 정책 및 무역 장벽으로 인한 지속 불가능한 무역 적자를 바로잡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입니다. 이 적자는 우리의 경제, 더 나아가 국가 안보에도 중대한 위협입니다!
앞으로도 오랜 기간 양국이 무역 파트너로서 함께하기를 기대합니다. 만약 한국이 미국에 대한 폐쇄적인 무역시장 개방, 관세 및 비관세 장벽 철폐를 고려하신다면, 우리는 본 조치의 조정을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관세는 우리 나라와 귀하의 나라의 관계에 따라 상향 또는 하향 조정될 수 있습니다. 미국은 결코 귀하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이 사안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각하의 건승을 기원하며, 저는,
진심을 담아,
도널드 트럼프
편지의 형태에서 두 가지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1. 강조하고 싶은 단어의 첫글자를 대문자로 썼습니다. (Trade Deficit, our Economy 등등).
번역문에서는 밑줄로 표시했습니다. 이는 트럼프가 자주 써먹는 문체입니다. 원래 이런 일반명사는 소문자로 쓰는 게 문법에 맞습니다만 트럼프는 자기 맘대로 합니다.
2. 마지막 인사 부분에서 일반적인 'With best wishes,' 다음에 'I am,'을 붙였습니다.
Thank you for your attention to this matter!
With best wishes, I am,
Sincerely,
Donald Trump
이런 표현은 오호츠크 편집자도 처음 보는데 19세기~20세기 초에 쓰던 정중한 문법이라 합니다. 요즘엔 이렇게 잘 안 쓰지만 뭔가 더 격식을 갖추는 것처럼 보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3. "long-term"이라고 써야할 걸 "longterm"이라 붙여썼습니다.
트럼프는 간혹 맞춤법을 파괴하는 표현을 쓰긴 합니다. 예를 들어 선거 유세 중 "크게"라는 말을 "bigly"라고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에 보내는 공식 문서에 이렇게 어법에 안 맞는 표현이 나온 것은 처음 봅니다. 특이한 사례입니다. 백악관에도 문서 작성을 담당한 전문가들이 있을테고 그런 프로들이 이런 실수를 할 리야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입으로 불러주는 내용을 받아쓴다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상을 종합해 볼 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서한의 내용을 직접 작성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p.s. 3일 후인 7월 10일, 리비아 등 다른 나라에 발송한 서한은 "longterm"을 "long-term"으로 수정했습니다. 결국 백악관에서 누군가 교정을 본 모양입니다.

그럼 이 서한의 내용은 어떨까요?
상당히 무례합니다. 일방적으로 관세를 매기고, 너희는 매기지 말라고 협박 비슷하게 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트럼프 입장에서 보면 틀린 말도 아니긴 합니다. 한국이나 일본은 온갖 관세/비관세 장벽으로 자국 시장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은 미국 사과를 수입하지 않습니다. 병충해가 옮을 수 있다는 게 이유인데 다른 많은 나라들은 미국 사과를 수입한다는 걸 생각하면 좀 이상하긴 합니다. 미국 오렌지는 제주도 귤이 수확되지 않는 여름철에만 수입합니다. 쌀은 거의 수입하지 않습니다. 소고기도 30개월 전에 도축된 송아지 급의 소고기만 수입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이런 비관세 장벽을 허물고 싶을 겁니다. 또 그는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 안에 공장을 짓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양보만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국이 미국 때문에 손해를 보고 있는 영역도 분명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구글(유튜브), 메타(페이스북) 같은 업체들은 한국에서 막대한 돈을 벌어가지만 싱가포르나 아일랜드 같은 '세금도피처'에 법인을 두고 있어서 한국에서 세금을 거의 내지 않습니다. 제도의 헛점을 이용한 것입니다. 이런 디지털 서비스 기업에 대한 과세는 한국이 미국 측에 쓸 수 있는 카드입니다. 저들과 경쟁하는 한국의 인터넷 기업들이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25% 관세는 8월 1일 발효될 예정입니다. 한국 기업들에게 다행스러운 점 하나는 한국에 매겨진 25%가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편이라는 것입니다. 어차피 아시아 여러 나라들끼리 경쟁하는 품목이 많으니 한국이 유리한 점도 있습니다. 너무 서둘러 굽히고 들어가는 것보다는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하는지 눈치도 보면서 협상 조건을 맞춰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트럼프의 압박은 외국 농산물을 저렴하게 먹고 싶은 일반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다시 찾아오지 않을 기회이기도 합니다. 농민들과 "농림족" 국회의원들을 의식해서 농축산물 수입을 막아왔던 관행에 구멍을 낼 수 있습니다. 물가인상 압력도 낮출 수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렴하게 수입 농산물을 사먹을 수 있도록 트럼프가 좋은 구실을 제공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참고로 트럼프가 아시아 각국에 매긴 관세는 다음과 같습니다.
국가명 / 트럼프가 예고했던 관세 / 실제로 메긴 관세 / 미국 수입 비
|
Japan | +24% | +25% | 4.5% |
South Korea | +25% | +25% | 4.0% |
Thailand | +36% | +36% | 1.9% |
Malaysia | +24% | +25% | 1.6% |
Indonesia | +32% | +32% | <1% |
South Africa | +30% | +30% | <1% |
Cambodia | +49% | +36% | <1% |
Bangladesh | +37% | +35% | <1% |
Kazakhstan | +27% | +25% | <1% |
Tunisia | +28% | +25% | <1% |
Serbia | +37% | +35% | <1% |
Laos | +48% | +40% | <1% |
Myanmar | +44% | +40% | <1% |
Bosnia and Herzegovina | +35% | +30% | <1% |
(출처: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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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이재명 대통령에게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일방적으로 발송했습니다.
먼저 편지 전문을 보시고, 그 다음 특이점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THE WHITE HOUSE
WASHINGTON
July 7, 2025
His Excellency
Lee Jae-myung
President of the Republic of Korea
Seoul
Dear Mr. President:
It is a Great Honor for me to send you this letter in that it demonstrates the strength and commitment of our Trading Relationship, and the fact that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has agreed to continue working with Korea, despite having a significant Trade Deficit with your great Country. Nevertheless, we have decided to move forward with you, but only with more balanced, and fair, TRADE. Therefore, we invite you to participate in the extraordinary Economy of the United States, the Number One Market in the World, by far. We have had years to discuss our Trading Relationship with Korea, and have concluded that we must move away from these longterm, and very persistent, Trade Deficits engendered by Korea’s Tariff, and Non Tariff, Policies and Trade Barriers. Our relationship has been, unfortunately, far from Reciprocal. Starting on August 1, 2025, we will charge Korea a Tariff of only 25% on any and all Korean products sent into the United States, separate from all Sectoral Tariffs. Goods transshipped to evade a higher Tariff will be subject to that higher Tariff. Please understand that the 25% number is far less than what is needed to eliminate the Trade Deficit disparity we have with your Country. As you are aware, there will be no Tariff if Korea, or companies within your Country, decide to build or manufacture product within the United States and, in fact, we will do everything possible to get approvals quickly, professionally, and routinely — In other words, in a matter of weeks.
If for any reason you decide to raise your Tariffs, then, whatever the number you choose to raise them by, will be added onto the 25% that we charge. Please understand that these Tariffs are necessary to correct the many years of Korea’s Tariff, and Non Tariff, Policies and Trade Barriers, causing these unsustainable Trade Deficits against the United States. This Deficit is a major threat to our Economy and, indeed, our National Security!
We look forward to working with you as your Trading Partner for many years to come. If you wish to open your heretofore closed Trading Markets to the United States, and eliminate your Tariff, and Non Tariff, Policies and Trade Barriers, we will, perhaps, consider an adjustment to this letter. These Tariffs may be modified, upward or downward, depending on our relationship with your Country. You will never be disappointed with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Thank you for your attention to this matter!
With best wishes, I am,
Sincerely,
Donald Trump
백악관
워싱턴 D.C.
2025년 7월 7일
이재명 대통령 각하
대한민국 대통령
서울
대통령님께,
이 편지를 보내는 것은 제게 큰 영광입니다. 이는 한미 간 무역 관계의 강력함과 미국의 지속적인 협력 의지를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미국은 한국과의 상당한 무역 적자에도 불구하고 한국과의 협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보다 균형 잡히고 공정한 무역 관계를 바탕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이에 따라, 세계 최고의 시장인 미국 경제에 함께하시기를 초대합니다. 우리는 수 년 간 한국과 무역 관계에 대해 논의해 왔으며, 이제는 한국의 관세 및 비관세 정책, 무역 장벽으로 인해 발생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무역 적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양국의 무역 관계는 유감스럽게도 그간 상호적이지 못했습니다. 2025년 8월 1일부터, 미국은 한국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 기존 품목별 관세와 별도로 25%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입니다. 만약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제3국을 경유(transshipment) 하는 경우, 더 높은 관세가 적용됩니다. 25%라는 수치는 한국과의 무역 적자를 해소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수준임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한국 기업이 미국 내에서 직접 생산하거나 조립을 결정할 경우, 해당 제품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으며, 사실, 미국은 인허가 절차를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그리고 정례화된 방식으로 처리하도록 모든 일을 다 할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수 주 내에 처리해드릴 것입니다.
만약 귀하께서 어떤 이유에서든지 자국의 관세를 인상하신다면, 그 인상분은 미국이 부과하는 25%에 추가적으로 반영될 것입니다. 이 같은 조치들은 수년간 지속된 한국의 불공정한 관세·비관세 정책 및 무역 장벽으로 인한 지속 불가능한 무역 적자를 바로잡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입니다. 이 적자는 우리의 경제, 더 나아가 국가 안보에도 중대한 위협입니다!
앞으로도 오랜 기간 양국이 무역 파트너로서 함께하기를 기대합니다. 만약 한국이 미국에 대한 폐쇄적인 무역시장 개방, 관세 및 비관세 장벽 철폐를 고려하신다면, 우리는 본 조치의 조정을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관세는 우리 나라와 귀하의 나라의 관계에 따라 상향 또는 하향 조정될 수 있습니다. 미국은 결코 귀하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이 사안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각하의 건승을 기원하며, 저는,
진심을 담아,
도널드 트럼프
편지의 형태에서 두 가지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1. 강조하고 싶은 단어의 첫글자를 대문자로 썼습니다. (Trade Deficit, our Economy 등등).
번역문에서는 밑줄로 표시했습니다. 이는 트럼프가 자주 써먹는 문체입니다. 원래 이런 일반명사는 소문자로 쓰는 게 문법에 맞습니다만 트럼프는 자기 맘대로 합니다.
2. 마지막 인사 부분에서 일반적인 'With best wishes,' 다음에 'I am,'을 붙였습니다.
이런 표현은 오호츠크 편집자도 처음 보는데 19세기~20세기 초에 쓰던 정중한 문법이라 합니다. 요즘엔 이렇게 잘 안 쓰지만 뭔가 더 격식을 갖추는 것처럼 보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3. "long-term"이라고 써야할 걸 "longterm"이라 붙여썼습니다.
트럼프는 간혹 맞춤법을 파괴하는 표현을 쓰긴 합니다. 예를 들어 선거 유세 중 "크게"라는 말을 "bigly"라고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에 보내는 공식 문서에 이렇게 어법에 안 맞는 표현이 나온 것은 처음 봅니다. 특이한 사례입니다. 백악관에도 문서 작성을 담당한 전문가들이 있을테고 그런 프로들이 이런 실수를 할 리야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입으로 불러주는 내용을 받아쓴다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상을 종합해 볼 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서한의 내용을 직접 작성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p.s. 3일 후인 7월 10일, 리비아 등 다른 나라에 발송한 서한은 "longterm"을 "long-term"으로 수정했습니다. 결국 백악관에서 누군가 교정을 본 모양입니다.
그럼 이 서한의 내용은 어떨까요?
상당히 무례합니다. 일방적으로 관세를 매기고, 너희는 매기지 말라고 협박 비슷하게 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트럼프 입장에서 보면 틀린 말도 아니긴 합니다. 한국이나 일본은 온갖 관세/비관세 장벽으로 자국 시장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은 미국 사과를 수입하지 않습니다. 병충해가 옮을 수 있다는 게 이유인데 다른 많은 나라들은 미국 사과를 수입한다는 걸 생각하면 좀 이상하긴 합니다. 미국 오렌지는 제주도 귤이 수확되지 않는 여름철에만 수입합니다. 쌀은 거의 수입하지 않습니다. 소고기도 30개월 전에 도축된 송아지 급의 소고기만 수입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이런 비관세 장벽을 허물고 싶을 겁니다. 또 그는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 안에 공장을 짓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양보만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국이 미국 때문에 손해를 보고 있는 영역도 분명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구글(유튜브), 메타(페이스북) 같은 업체들은 한국에서 막대한 돈을 벌어가지만 싱가포르나 아일랜드 같은 '세금도피처'에 법인을 두고 있어서 한국에서 세금을 거의 내지 않습니다. 제도의 헛점을 이용한 것입니다. 이런 디지털 서비스 기업에 대한 과세는 한국이 미국 측에 쓸 수 있는 카드입니다. 저들과 경쟁하는 한국의 인터넷 기업들이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25% 관세는 8월 1일 발효될 예정입니다. 한국 기업들에게 다행스러운 점 하나는 한국에 매겨진 25%가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편이라는 것입니다. 어차피 아시아 여러 나라들끼리 경쟁하는 품목이 많으니 한국이 유리한 점도 있습니다. 너무 서둘러 굽히고 들어가는 것보다는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하는지 눈치도 보면서 협상 조건을 맞춰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트럼프의 압박은 외국 농산물을 저렴하게 먹고 싶은 일반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다시 찾아오지 않을 기회이기도 합니다. 농민들과 "농림족" 국회의원들을 의식해서 농축산물 수입을 막아왔던 관행에 구멍을 낼 수 있습니다. 물가인상 압력도 낮출 수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렴하게 수입 농산물을 사먹을 수 있도록 트럼프가 좋은 구실을 제공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참고로 트럼프가 아시아 각국에 매긴 관세는 다음과 같습니다.
국가명 / 트럼프가 예고했던 관세 / 실제로 메긴 관세 / 미국 수입 비
(출처: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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