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노벨평화상 받을 수 있을까

2025-08-2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고 싶어서 우크라이나 등 세계 여러 지역의 평화협상을 리드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돌고 있습니다. 정말 가능할까요?


트럼프 본인도 농담처럼 노벨평화상을 언급했던 적이 있었고, 최근에는 캄보디아, 이스라엘, 파키스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이 트럼프를 수상 후보로 추천한다고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 얘기는 미국이나 한국에서 보통 트럼프에 대한 조롱의 땔감으로 쓰입니다. 특히 트럼프에 비판적인 한국의 유교적인 언론사들이 그가 상에 눈이 멀었다고 조롱합니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습니다.


YTN: "노벨 평화상에 눈먼 트럼프 뒤통수 친 푸틴"

중앙일보: "트럼프가 노벨상 집착하는 이유"

국민일보: "트럼프의 노벨평화상 집착"


최근 트럼프는 폭스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평화를 추구하는 이유는 천국에 가고싶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노벨평화상 욕심과 같은 맥락입니다. 자신이 하는 좋은 일에 대해 남들 혹은 신의 칭찬을 받고 싶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허영심일까요?


이에 대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명칼럼니스트 페기 누난(Peggy Noonan)이 칼럼을 썼습니다. "트럼프와 우크라이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하나"라는 글에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트럼프가 나이브하고 허영심에 의해 움직이는 바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쇼킹한 일은 아니다. 당신은 놀랐나? 너무 명백하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 비판은 곧 수그러들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트럼프가 노벨평화상을 바란다고 조롱하는데, 그래서 어쩌라고? 그 상은 평화에 대한 상이다. 전쟁에 대한 상이 아니다. 모든 지도자들이 노벨평화상을 위해 경쟁한다면 이 세상은 더 좋은 곳이 될 것이다."

There are those saying Mr. Trump is a naïf, a fool propelled by his own vanity. If that’s true, and it wouldn’t be shocking—really, would you be shocked?—it will be apparent soon enough, and the overall effort will likely fizzle. They make fun of him for wanting to win a Nobel Peace Prize, but so what? It’s a prize for peace, not war, it would be a better world if every leader competed for one. Mr. Trump told Fox News’s Sean Hannity this week that he’s pushing for peace in part because he wants to go to heaven.  


핵심을 찌르는 글입니다. 국가지도자가 노벨평화상을 쟁취하려고 노력하는 게 잘못인가요? 전혀 아닙니다. 노벨평화상은 바로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상입니다. 우리나라 김대중 대통령도 자랑스럽게 그 상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정말 그의 수상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도박사이트 폴리마켓에서 트럼프는 노벨평화상 수상가능성이 10%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현재 순위 2위입니다. 이는 일반인들이 자기 돈을 걸어서 베팅하는 것이므로 민심을 상당히 정확히 보여줍니다. 과거 대통령 선거 등에서도 일반 여론조사보다 높은 정확성을 보여준바 있습니다.


참고로 후보 1위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얼마 전 감옥에서 죽은 러시아의 야당 정치인 나발니의 부인입니다. 




단, 폴리마켓의 예측과는 달리 트럼프 같은 유명 인물이 노벨평화상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노벨평화상의 특성 때문입니다.


노벨평화상은 노르웨이 의회가 지정한 5명의 위원회에 의해 선정됩니다. 이 5명은 아주 전형적인 북유럽 관료들로 구성되곤 합니다. 베팅사이트에서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지도자급 인물들에게 관심이 쏠리는 반면, 이 노벨평화상 위원회는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시민단체나 활동가들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는 2024년 '일본 핵폭탄 피해 생존자 일동'에게 주어졌던 것처럼 괴상한 시상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수상자를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미국 사이트 제로헷지의 분석에 따르면 1950년 이후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아래와 같은 카테고리로 나뉩니다.


  • 개인 단독수상: 35건 (46.7%)
  • 2인 이상 공동수상: 20건
  • 단체수상: 15건
  • 수상자 없음: 5개년


즉, 개인이 단독으로 노벨평화상을 받는 경우는 생각보다 적습니다. 게다가 노르웨이 등 북유럽에서 트럼프의 인기가 바닥을 때리고 있다는 점도 도움이 안 됩니다. 어느 나라든 기득권 관료, 기득권 먹물 클래스일수록 트럼프를 미워하는 경향이 있지요.


반대로 트럼프에게 유리한 점은, 현직 미국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는 것입니다. 

  • 테디 루즈벨트 (1906)
  • 우드로 윌슨 (1919)
  • 버락 오바마 (2009)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면,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캄보디아-태국, 이란-이스라엘 등 세계 여러 지역에서 그가 이끌어낸 휴전 케이스들과 더불어서 좋게 평가받아 노벨평화상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상에 대한 욕심 때문이라 하더라도 어찌됐든 강대국 지도자가 평화를 위해 열심히 뛰는 모습은 보기 좋습니다. 한국도 배워야할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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