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9월 23일 미국 뉴욕에 있는 UN본부에서 20분짜리 연설을 했습니다. 한국어 표현이 영어로는 어떻게 통역됐는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날 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한국어로 이야기했고,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아랍어로 실시간 통역됐습니다.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연설문은 사전에 번역되어서 준비되었을 것입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한국이라는 나라가 UN과 함께 얼마나 눈부시게 성장해왔는지, 그리고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얼마나 모범적인 국가가 되었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또 전쟁이나 기후위기, AI 같은 이슈에 한국이 모범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혹은 대응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우리나라 자랑이고, 나쁘게 말하면 국뽕입니다. 냉정히 말해 UN총회에 모인 여러 나라 대표단들이 대한민국 대통령의 자화자찬을 그리 흥미롭게 들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So what?' 이런 반응이 나올 것 같습니다. 지금 UN과 전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와 이슈들에 대해서 한국이 제시할 수 있는 구체적 해법이나 책임감, 또 이 대통령 본인의 철학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냥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며 두루뭉실하게 여러 이슈를 툭툭 건드리고 '한국이 잘 하고 있습니다'라고만 하셨습니다.
물론 역대 한국 대통령들도 UN 무대에 나가서 비슷한 얘기들을 하곤 했지만, 이제는 우리 대한민국이 어린아이처럼 '나 좀 칭찬해 주세요'라고 우쭐대는 단계에서 벗어날 때도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연설은 사실 국내용 연설인 것 같습니다. 한국 언론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여러분, 제가 UN에 나가서 이렇게 자랑스러운 연설을 하고 왔습니다!' 이렇게 자국 국민들에게 뽐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특히 작년 한국에서 있었던 계엄령과 이를 끝낸 전임 대통령 탄핵이 'UN의 성취'라고도 말하는 부분은 UN 관계자들에게는 뜬금 없게 들렸을 것 같고, 오직 한국 내에서만 반응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은 오호츠크 편집자 개인의 느낌입니다. 여러분도 한 번 보시고 의견을 남겨주십시오. 특히 푸르게 표시한 한국어 표현들이 영어로 어떻게 바뀌었는지 주의 깊게 보시기 바랍니다.
'불굴의 저력', '빛의 이정표', 우주의 무게만큼 고귀한 생명들의 희망' '국민주권정부' 같은 말들은 한국어로는 멋있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나 통하는 표현들입니다. 외국어로 번역하면 어색하고 의미가 제대로 통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외국어를 하는 사람들은 애초에 저런 문어체적인 표현들을 잘 쓰지 않습니다.
K-culture라든가, 친위 쿠데타라든가 오색빛 응원봉이라든가 하는 말들도 맥락 없이 툭 던져졌습니다. 한국 사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을텐데, 전 세계 200여개 국 대표단 중 과연 몇 명이나 저게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을까요?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도 솔직히 미국 일본 중국 정도 사정만 알지 나머지 나라들에 대해서 무관심합니다. 칠레나 콩고나 루마니아 사람이 나와서 저런 국내 사정 얘기를 맥락 없이 하면 우리가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통번역을 했을 때도 뜻이 잘 통하도록 하는 것이 국제무대 발표의 기본 조건입니다. 그래서 이번 연설문은 상당히 아쉽습니다. 유독 연설문 중간 부분에 저런 한국적 표현들이 많이 나옵니다. 아마 외교부에서 작성한 초안에는 없었을 것이고, 나중에 대통령실에서 정치적 고려를 해서 넣은 게 아닌가 추측합니다.
물론, 애초에 이 대통령께서 국내용으로 연설을 준비하셨다면 이해할만 합니다. 외국인들이야 이해하든 말든 상관 없고 한국 내에서만 좋은 반응을 얻으면 된다는 생각이셨다면요. 그것도 정치인 대통령으로서 효율적인 판단일 수 있습니다. 솔직히 200개국이 순번 잡아서 돌아가면서 하는 UN 총회 연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후진국일수록 UN 연설을 지도자의 국내 치적 홍보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북한도 그렇게 하지요.
FULL SPEECH: President Lee Jae Myung Urges Action on Climate, Security, and Human Rights at UN
세계 평화와 공동번영에 기여해 온 모든 유엔 회원국과 유엔 직원 여러분께 먼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아날레나 배어복 제80차 총회의장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안토니우 구테흐스사무총장의 변함없는 헌신과 노고에도 경의를 표합니다. 의장님과 사무총장님의 뛰어난 리더십 아래 이번 유엔총회가 더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I would like to express my respect and gratitude to all members of the United Nations and staff of the UN Secretariat for their contribution to world peace and shared prosperity. I extend my sincere congratulations to her excellency Annalena Baerbock on assuming the presidency of the 18th session of the UN General Assembly. I also pay tribute to Secretary General Antonio Guterres for his unwavering dedication and hard work. I hope the 80th session of the UN General Assembly will achieve even more meaningful results under their outstanding leadership.
의장님, 사무총장님, 그리고 각국 대표 여러분, 올해는 '유엔 창설' 8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유엔이 걸어온 지난 80년은 인류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고 미래세대를 위한 길을 모색해 온 소중한 여정이었습니다.
Madame President, Mr. Secretary, and distinguished delegates, this year is a meaningful year marking the 80th anniversary of the founding of the United Nations. The past 80 years of the UN have been a valuable journey of protecting the dignity and values of humanity and at seeking a path forward for future generations.
누군가 유엔이 이룬 성취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대한민국의 80년 역사를 돌아보라',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도전과 응전으로 점철된 대한민국의 역사는, 인류가 직면한 거대한 도전에 쉼 없이 맞서 온 유엔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닙니다.
If someone asks what the UN has achieved, I would confidently reply, look at the 80-year history of the Republic of Korea. It is no exaggeration to say that the Republic of Korea's history dotted with challenges and responses is the history of the United Nations, which has constantly confronted enormous challenges facing humanity.
대한민국은 유엔이 설립된 해 식민 지배에서 해방됐고 유엔의 도움으로 분단의 상흔과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국가정체성을 유지하며 산업화를 일궈내고, 민주주의를 꽃피웠습니다.
Liberated from colonial rule the very year that the United Nations was founded, the Republic of Korea emerged from the scars of division and ashes of war through UN assistance, maintaining national identity while achieving industrialization and blooming into a democracy. Therefore, the Republic of Korea in itself is a country that has proven the value of the UN's existence.
그렇기에 대한민국은 그 자체로 유엔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 온 나라입니다. 대한민국이 참혹한 전쟁과 재난 속에서 우주의 무게만큼 고귀한 생명들의 희망을 되살릴 때마다 그 치열한 연대의 중심에서 유엔의 깃발이 나부꼈습니다. 유엔은 모든 이들에게 차별 없이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주기 위해 애썼고, 어린이들의 삶을 피워낼 교육과 백신을 제공했습니다.
Whenever the Republic of Korea revived the hopes of lives as precious as the weight of the universe amidst horrific wars and disasters, the UN flag fluttered at the center of that intense solidarity. The United Nations has strived to provide equal rights and opportunities to everyone without discrimination and has provided education and vaccines to make children's lives blossom.
유엔과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일어선 동방의 작은 나라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당당한 유엔 회원국으로 거듭났고,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국제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한때 민주주의와 평화가 위기에 처했지만, 대한민국은 그때마다 불굴의 저력으로 일어섰습니다.
The small country in the east which rose with the support of the UN and the international community has become a proud UN member that is drawing the world's attention. It is raising its role and responsibility as a member of the international community more rapidly than any other country. There were times when democracy and peace were in crisis, but each time the Republic of Korea rose with indomitable strength.
친위쿠데타로도 민주주의와 평화를 염원하는 대한국민들의 강렬한 의지를 결코 꺾을 수 없었습니다. 지난 겨울, 내란의 어둠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뤄낸 '빛의 혁명'은 유엔 정신의 빛나는 성취를 보여준 역사적 현장이었습니다.
Even a self-coupe could not break the people of the Republic of Korea's strong will desiring democracy and peace. The revolution of light(?) that the people of the Republic of Korea achieved against the darkness of the insurrection last winter was a historic moment that demonstrated the brilliant achievement of the UN spirit.
대한민국이 보여준 놀라운 회복력과 민주주의의 저력은 대한민국의 것인 동시에, 전 세계인의 것이 될 것입니다.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피고 있는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말처럼,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을 함께할 모든 이들에게 '빛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The remarkable resilience and strength of democracy that the Republic of Korea has shown will be ours as well as did that of the entire world. "I need you to take my hand and guide me away from all this, away to where the light shines through, to where the flowers bloom." As the novelist Han Kang, laureate of the Nobel Prize in literature, wrote, "The Republic of Korea will be a milestone of light(??) for all those who join the journey toward democracy.
저는 오늘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의 미래를 논의할 이' 유엔총회에서, 세계 시민의 등불이 될 새로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완전히 복귀했음을 당당하게 선언합니다. 유엔의 지원과 도움에 힘입어 성장한 우리 대한민국은 이제 민주주의 회복의 경험과 역사를 아낌없이 나누는 선도 국가로서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Today at the UN General Assembly, where world peace and humanity's shared prosperity is discussed, I proudly announce that a new Republic of Korea, which will be a beacon of light for global citizens, has completely returned to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hank you. The Republic of Korea, which has grown thanks to the support and assistance of the UN, will not hesitate to take on the role of a leading nation, generously sharing its experience and history of restoring democracy.
각국의 끊임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 평화와 안전 유지'라는 80년 전 국제사회의 결의와 염원은 아직 끝나지 않은 모두의 과제입니다. 여전히 2억8000만 명의 인구가 극심한 기아 상태에 놓여있고, 우크라이나, 중동을 비롯한 세계 곳곳의 무력 분쟁, 이미 현실이 된 '기후 위기'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Despite ceaseless efforts from all corners of the world, the international community's determination and aspiration to maintain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80 years ago still remains an unfinished task for everyone. 280 million people are still in a state of extreme hunger. Armed conflicts around the world, including in Ukraine and the Middle East, as well as the climate crisis, which has already become a real problem, threaten the survival of humanity.
유엔을 창설한 선각자들의 지혜에,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이 증명한 길에 답이 있습니다. 방법은 하나, '더 많은 민주주의'입니다.대한민국의 '국민주권정부'는 집단 지성의 힘으로 더 나은 대안을 찾아내는 민주주의의 혁신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습니다.
The answer lies in the wisdom of the pioneers who founded the United Nations as well as the path that the people of the Republic of Korea demonstrated. There is only one way, more democracy. The people- centered government(??) of the Republic of Korea through the power of collective intelligence is ceaselessly attempting innovations seeking better alternatives in democracy.
국제사회가 직면한 공동의 과제를 해결할 방법도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같은 문제를 겪는 모든 국가가 이곳 유엔에 모여 함께 머리를 맞대는 '다자주의적 협력'을 이어 나갈 때, 우리 모두 평화와 번영의 밝은 미래로 함께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The way to solve common challenges facing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s no different. When all the countries experiencing the same problems gather here at the United Nations and continue multilateral cooperation, putting their heads together, we will all be able to move toward a bright future of peace and prosperity.
총장이 제시한 '유엔80 이니셔티브'가 이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유엔의 진화와 발전을 이뤄낼 비전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또한 변화된 국제환경을 반영해서 비상임이사국을 확대하고, 효과성과 대표성을 제고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대한민국은 2024∼25년 임기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안보리가 국제평화와 안보의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I look forward to the UN80 initiative presented by the secretary general taking root as a vision that achieves UN's evolution and advancement in line with the chain in line with the demands of our time. I also hope the UN Security Council can increase the number of seats of non-permanent members reflecting changes in the international environment and enhance its effectiveness and representation. As a member of the UN Security Council for the term 2024 to 2025, the Republic of Korea is making efforts so that the UN Security Council can respond proactively to threats to the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의장님, 총장님, 그리고 존경하는 각국 대표단 여러분, 민주주의를 회복한 대한민국은 이제 더 나은 미래를 꿈꿉니다. 대한민국은 유엔이 표방하는 자유와 인권, 포용과 연대의 가치를 굳건하게 수호하는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의 역할을 다해나갈 것입니다.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내외국인 모두가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삶의 모든 현장에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Madame President, Mr. Secretary General, and distinguished delegates, the Republic of Korea, having restored democracy, dreams of a better future. The Republic of Korea will fulfill its responsibility as a responsible global power that steadfastly upholds the values of freedom, human rights, inclusiveness, and solidarity championed by the United Nations. We will further develop our institutions and cultures so that everyone residing in the Republic of Korea, both nationals and foreigners, can be respective as an equal member of society in all fields of life.
대한민국은 인권 존중의 가치를 실현하면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또 주도해 갈 것입니다. 당장의 생존이 위급한 시대, 연대와 상생, 협력이란 다소 생경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류는 언제나 깊은 절망만큼 높은 희망을 꿈꾸었고, '더 나은 내일'을 향한 열정으로 지금의 진보를 이뤄냈습니다.
The Republic of Korea will strengthen and lead cooperation with the international community while realizing the value of respect for human rights. In a time of crisis where immediate survival is urgent, words like solidarity, coexistence, and cooperation may feel somewhat distant. However, humanity has always dreamed of hopes as high as its deep despair and has achieved the progress we see today through a passion for a better tomorrow.
어려운 시기일수록, 인류 보편 가치에 대한 믿음이라는 유엔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전쟁의 참화를 물려주지 않겠다는 일념이 유엔 창립으로 이어져 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지켜냈던 것처럼, 미래의 인류가 살아갈 더 나은 세계를 위해 오늘의 우리는 더 협력하고, 더 신뢰하고, 더 굳게 손잡아야 합니다.
The more difficult the times are, the more we must return to the basic spirit of the UN, which is trust in universal values of humankind. Just as the determination to not pass down the devastation of wars led to the founding of the UN and has prevented conflicts and preserved peace, we today must cooperate more, trust more, and join hands more firmly in order to build a better future, a better world for future generations.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다자주의적 협력의 길, 우리 민주 대한민국이 앞서가겠습니다. 평화는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입니다. 대한민국에서도, 전 세계 어디에서도 평화는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 기본적 토대가 됩니다.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분쟁과 갈등은 인간의 존엄과 지속 가능한 발전의 이상이 평화가 없다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선명하게 설명해줍니다.
Democratic Korea will lead the way in multilateral cooperation toward a sustainable future. Peace is a value that is more important than anything else. In the Republic of Korea, as well as elsewhere in the world, peace is the basic foundation for democracy and economic development. The disputes and conflicts we are currently facing vividly show how easily the ideals of human dignity and sustainable development can crumble without peace.
오늘날 대한민국은 유엔의 평화유지 및 평화 구축 활동에 있어 핵심적인 기여국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을 흔들림 없이 수호한 우리의 용사들이 유엔이 주도하는 '지속 가능한 평화'의 길을 돕고 있습니다.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물리적인 요소만이 아닙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안보 역량을 결정하고 사이버 공격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시대, 우리는 이제 '보이는 적'을 넘어 '보이지 않는 적'과 맞서야 합니다. AI 시대의 변화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닌다면 기술 악용으로 인한 인권 침해의 그 어두운 그림자를 떨쳐내지 못한 채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라는 디스토피아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Today, the Republic of Korea is fulfilling its responsibility as a key contributor to the United Nations peacekeeping and peaceuilding activities. Our brave soldiers who have steadfastly defended the Republic of Korea, a divided nation, are helping to pave the way towards sustainable peace led by the UN. Threats to peace are not only physical elements. In an era where artificial intelligence technology is critical to security capabilities and cyber attacks threaten national security, we must confront not only visible enemies but also invisible enemies. If we passively let ourselves be dragged along by the changes of the AI era, we will meet a dystopia of deepening polarization and inequality, unable to shake off the dark shadows of human rights abuses caused by the misuse of technology.
그러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면 높은 생산력을 동력 삼아 혁신과 번영의 토대를 세우고, 직접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유용한 기반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내일 (제가) 안보리 의장으로서 주재하는 공개토의 자리가 인공지능의 책임 있는 이용을 촉진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However, if we proactively respond to these changes, we can use the high productivity as a driving force to build a foundation for innovation and prosperity and create a useful base for strengthening direct democracy. I hope the open debate that I will preside over as UN Security Council President tomorrow will significantly contribute to the international community's efforts to promote the responsible use of AI.
아울러 다음 달 대한민국 경주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에서 'APEC AI 이니셔티브'를 통한 AI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자 합니다.첨단기술 발전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기여하는 '모두를 위한 AI'의 비전이 국제사회의 '뉴노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AI가 주도할 기술혁신은 기후 위기 같은 전 지구적 과제를 해결할 중요하고 또 새로운 도구가 될 것입니다.
Furthermore, we intend to share our vision for the future of AI through the APEC AI initiative at the APE economic leaders meeting which will be held in Kyongju, Korea next month. We will strive to ensure that the vision of AI for all where advances in cutting edge technology contribute to the universal values of humanity becomes a new normal for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I-driven technological innovations will be an important new tool for solving global challenges like the climate crisis.
지난 80년간 '지속 가능한 발전'의 길을 열어젖히고, 인류의 존망이 걸린 기후 위기 대응을 선도해 온 유엔의 노력에 세계 각국이 화답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과학기술과 디지털 혁신을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면서 '에너지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 안으로 책임감 있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출하여 국제사회의 단합된 의지에 동참할 것입니다. 2028년 칠레와 공동 개최하는 '제4차 유엔 해양총회'에서도 지속 가능한 해양 발전을 위한 실질적 연대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처럼 전 지구적 과제에 적극 대처하는 우리 대한민국의 노력은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인류 공동의 약속을 실현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Over the past 80 years, the United Nations has paved the way for sustainable development and spearheaded efforts to address climate crisis threatening the survival of humanity. Nations around the world must respond to these efforts. The Republic of Korea is pursuing a great energy transition, leveraging science and technology and digital innovation to increase energy efficiency and expand the share of renewable energy. We will submit a responsible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within this year joining the united will of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t the fourth UN ocean conference that will be co-hosted by the Republic of Korea and Chile in 2028. We will also work to build substantive solidarity for the sustainable development of oceans. Such efforts by the Republic of Korea to actively address global challenges are based on a firm commitment to fulfilling humanity's shared promise of sustainable development.
10년 전 유엔이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를 수립한 이래, 국제사회는 빈곤 퇴치와 불평등 해소를 위한 여러 진전을 이뤄냈습니다. 그러나 개발 재원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가장 취약한 이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 놓여있습니다. 엄중한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냅시다. 글로벌 개발 거버넌스를 구조적으로 개혁하는 동시에 재원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성장하고 도약한 대한민국의 사례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Since the United Nations established the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10 years ago, the international community has made much progress in eradicating poverty and reducing inequality. However, the demand for development financing is continuously increasing and the most vulnerable are still suffering. Let us rarely face this grave reality and create new momentum for change. We must move toward structurally reforming global development governance while enhancing the quality of financial resources. I trust that we will pull together in order to bring about more cases like the Republic of Korea growing and developing from an aid recipient country to an aid donor country.
올해는 유엔 창설 80주년이자, 한반도 분단 80주년입니다. 새로운 도전과 함께 미완의 과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민주 대한민국은 평화공존, 공동 성장의 한반도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합니다. 그 첫걸음은 남북 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상호 존중의 자세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상대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 행위를 할 뜻이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힙니다.
This year marks the 80th anniversary of the founding of the United Nations as well as the 80th anniversary of the division of the Korean Peninsula. New challenges as well as unresolved tasks await us. Democratic Korea will begin a new journey toward peaceful coexistence and shared growth on the Korean Peninsula. The first step will be to restore broken inter Korean trust and shift to a stance of mutual respect. The government of the Republic of Korea clearly reaffirms that it respects the North's current system(?? what system?), that it will not pursue any form of unification by absorption, and that it has no intention of engaging in hostile acts.
이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우선 남북 간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과 적대 행위의 악순환을 끊어내고자 합니다. 취임 직후 대북 전단 살포와 대북 방송 중단 등의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앞으로 우리 정부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의 길을 일관되게 모색할 것입니다.
Based on these three principles, we intend to end the vicious cycle of unnecessary inter Korean military tension and hostile acts. That is a reason why we have proactively taken measures, including halting the launch of leaflets(?? what leaflets?) and suspending broadcasts toward the North. Going forward, the government of the Republic of Korea will consistently seek a path to reduce military tensions and restore inter Korean trust.
가장 확실한 평화는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입니다.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 즉 'END'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인 대화로 한반도에서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END)하고,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야 합니다.
The most certain peace is a state where there is no need to fight through comprehensive dialogue centered on exchange, normalization, and denuclearization. In other words, END. We must end the era of hostility and confrontation on the Korean peninsula and usher in a new era of peaceful coexistence and shared growth.
교류와 협력이야말로 평화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은 굴곡진 남북 관계의 역사가 증명해왔던 불변의 교훈이기도 합니다. 남북 간 교류·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함으로써, 한반도에서 지속 가능한 평화의 길을 열어나가겠습니다. 한반도 평화는 남북은 물론 국제사회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합니다. 남북 관계 발전을 추구하면서, 북미 사이를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협력하겠습니다.
The fact that exchanges and cooperation are a shortcut to peace is a timeless lesson demonstrated by the history of fraught inter Korean relations. By gradually expanding intercorean exchanges and cooperation, we will pave the way for sustainable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It is crucial for both the ROK and the DPRK as well as international community to work together to establish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While striving to advance inter-Korean relations, we will provide our active support and cooperation for efforts to normalize relations with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ncluding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the DPRK(순서 바꿈).
비핵화는 엄중한 과제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냉철한 인식의 기초 위에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 됐습니다.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 '중단'부터 시작하여, '축소'의 과정을 거쳐 '폐기'에 도달하는 실용적, 단계적 해법에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Denuclearization is undoubtedly a grave task, but it is time to seek realistic and rational solutions based on a coolheaded perception that denuclearization cannot be achieved in the short term. The international community must gather its wisdom in a pragmatic and phase solution. Beginning with a stop in the sophistication of nuclear and missile capabilities, going through a reduction process and reaching dismantlement.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 실현은 분쟁으로 고통받는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을 제공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E.N.D 이니셔티브'로 한반도의 냉전을 끝내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기 위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Realizing lasting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would present new hope and possibility to humanity suffering from conflict. The Republic of Korea will end the cold war in the Korean Peninsula through the END initiative and fulfill its responsibility and role to contribute to world peace and prosperity.
서로 다른 나라의 국민이 상호 협력하며 전 지구적인 도전을 함께 헤쳐 나가는 미래가 꿈 같은 장밋빛 전망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닙니다. 평화란 단순히 무력 충돌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다름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열망이 우리 안에 살아있는 한, 언제든 연대하고 서로를 포용할 수 있습니다.
A future where people from different nations cooperate and overcome global challenges together may sound like a rosy dreamlike vision. However, this is by no means an impossible dream. Peace is not merely the absence of armed conflict, but the realization of a community where differences are respected and people coexist. As long as respect and aspiration for diversity is inside us, we can always unite and embrace one another.
국경과 언어, 문화적 차이를 넘어 K-컬처가 전 세계인을 하나로 연결하고 있습니다. K-컬처의 성공과 확산은 모든 배경의 차이를 넘어 인류 보편의 공감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연대와 상생, 배려의 에너지를 모아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열어낸 대한민국은 지속 가능한 미래, 인류의 새 역사를 향해 나아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K culture(??) is connecting people all over the world beyond borders, language and cultural differences. The success and spread of K culture prove that universal empathy is possible transcending differences in all backgrounds. Gathering the energy of solidarity, coexistence, and consideration, the Republic of Korea, having ushered in a new diplomatic republic, is ready to move toward a sustainable future and a new page in human history.
험난한 여정이 예상되지만, 시련이 있어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기에 인류는 한 단계씩 성장하며 오늘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민주주의의 위기 앞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들었던 오색빛 응원봉처럼, 국제사회와 유엔이 인류의 미래를 밝힐 희망의 등불을 함께 들어주십시오.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이라는 한반도의 새 시대를 향해, 그리고 '함께하는 더 나은 미래'의 새 길을 향해, 우리 대한민국이 맨 앞에서 담대하게 나아가겠습니다.
Though a difficult journey is expected, humanity has been able to grow and come this far by not giving up on challenges even in the face of adversity. As the people of the Republic of Korea raised colorful cheering sticks(???) in the face of a crisis in democracy, I call on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nd the United Nations to lift the lantern of hope that will light the future of humanity. The Republic of Korea will boldly lead the way toward a new era of peaceful coexistence and shared growth on the Korean Peninsula toward a better future together.
저는 기대가 워낙 낮아서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쁘지 않다고 느꼈네요. 이정도 국뽕은 사실 유엔에서 연설하는 많은 국가정상들이 하는 정도 아닐까요 (하지만 오색빛 응원봉은 너무 나감). 사실 트럼프 연설 제외하고는 원래 아무도 안들을듯 해서 국내용이 올바른 판단 같기도 합니다. 국제감각도 뛰어나고 영어도 잘하는 사람이 정치리더라면 더욱 좋겠으나 그런 사람은 정치를 안하더라고요.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시절 공직선거법 위반을 변호하던 본인 사법고시 동기생을 이번에 유엔 대사로 임명했습니다.
평생 공직에 헌신하며 외교 역량을 갖춘 전문가가 아니라,외교 무대는커녕 국제 사회에서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낸 적 없는 변호사를 유엔대사로 임명하는 레벨이니 친위쿠데타, 빛의 혁명, 오색응원봉이란 단어들이 등장한것 같습니다.ㅎㅎ
트럼프 대통령 연설은 명확함. 유머와 함께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메시지를 정확하게 던졌음. 전쟁으로 개판나고. 유럽은 기후변화니 정치적 올바름으로 스스로 망가지고 있으니 정신차리자는 얘기.
일본의 메시지도 명확함. 유엔은 망가졌고 고치자. 일본이 역할을 하겠다.
한국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생각해봐야 함. 훌륭한 한국이 돌아왔다, 함께 하면 우리 행복해질 수 있어요.
누가 봐도 세계는 망가져가고, 이거 어떻게든 고쳐야 하는데. 우리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시대가 필요로 하는 메시지를 생각하는 것이 약한 듯. 대충 얼버무리고 좋은게 좋은 거 이런 연설만 쓰다 보니, 국내 각종 행사에서 누가 뭐라 하든 연설을 들을 가치가 없음. 그나마 정청래 대표 정도 되어야 정확한 메시지를 던지는 듯. 이재명 대통령도 명확한 사람인데. 대통령 연설문 쓴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졌음. 그냥 우등생이 아름다운 연설문 쓴 모양.
// 55check도 명확함. 정확히 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뒤돌아보지 않고 전달. indizio님 여전하시네요. 굿.
작년까지는 이렇게 관심들도 없었으면서
올해 들어 정부에 참 관심들 많네
가만히 있고 싶어도 너무 같잖다
좀 만만해 보이면 안에서 죽일려고 하는 태세인듯한데
밖에다가도 좀 그렇개 해보지?
이게 부끄러운거야? 계엄하에 뚜드려 맞아가면서
민주화 시즌투 할뻔한건 자랑스러운가보다.
진짜 너무한다 다들.
오 ~ 역시 코리아 멋져. 동쪽 짝은 나라가 세계 협력 위해 정말 빛 됐어요. 국민-중심 정부 사람들(이고 People's Republic of Korea 맞죠? ) 쌩명 우주 (무)중력만큼 소중한고 보여줘요. 제다이같애요. un 무대에서 제다이처럼 요로가지 색칼 치어링 스틱 막 휘두르면서 셀프-쿠(이거 암세포 이야기 맞죠?) 맞서 싸우구 빛 혁명 일어나구, 부활하구, North 라는 곳 IT system 광고지, 이런거 존중하는 태도는 평화 큰 노력크 보여줍니다.
네..86세대 평균이 겨우 이렇군요....국제 감각 없고 내 중심으로 세계가 돌고....정쟁만 일삼고...전문가 꽂아놀줄 모르고 자기도 능력은 전무하고....악순환이죠...사법리스크 만땅으로 가진 문제적 인성의 대통....우리는 언제나 국제 감각 있는 전인적 대통령을 맞이 할 수 있을까??? 문제적 인물이 문제적 연설하고....당시 청중석은 텅 비어 있드라고요...트럼프 연설만 듣고 다 자릴 뜬건지...북한이랑 중국 이야기를 혹 슬쩍 외국대표들 귀에 거슬리는 언급을 한 거 같네요...뭐 별 주목받지 못 할거라곤 예상했어요.
이재명 대통령이 9월 23일 미국 뉴욕에 있는 UN본부에서 20분짜리 연설을 했습니다. 한국어 표현이 영어로는 어떻게 통역됐는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날 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한국어로 이야기했고,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아랍어로 실시간 통역됐습니다.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연설문은 사전에 번역되어서 준비되었을 것입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한국이라는 나라가 UN과 함께 얼마나 눈부시게 성장해왔는지, 그리고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얼마나 모범적인 국가가 되었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또 전쟁이나 기후위기, AI 같은 이슈에 한국이 모범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혹은 대응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우리나라 자랑이고, 나쁘게 말하면 국뽕입니다. 냉정히 말해 UN총회에 모인 여러 나라 대표단들이 대한민국 대통령의 자화자찬을 그리 흥미롭게 들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So what?' 이런 반응이 나올 것 같습니다. 지금 UN과 전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와 이슈들에 대해서 한국이 제시할 수 있는 구체적 해법이나 책임감, 또 이 대통령 본인의 철학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냥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며 두루뭉실하게 여러 이슈를 툭툭 건드리고 '한국이 잘 하고 있습니다'라고만 하셨습니다.
물론 역대 한국 대통령들도 UN 무대에 나가서 비슷한 얘기들을 하곤 했지만, 이제는 우리 대한민국이 어린아이처럼 '나 좀 칭찬해 주세요'라고 우쭐대는 단계에서 벗어날 때도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연설은 사실 국내용 연설인 것 같습니다. 한국 언론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여러분, 제가 UN에 나가서 이렇게 자랑스러운 연설을 하고 왔습니다!' 이렇게 자국 국민들에게 뽐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특히 작년 한국에서 있었던 계엄령과 이를 끝낸 전임 대통령 탄핵이 'UN의 성취'라고도 말하는 부분은 UN 관계자들에게는 뜬금 없게 들렸을 것 같고, 오직 한국 내에서만 반응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은 오호츠크 편집자 개인의 느낌입니다. 여러분도 한 번 보시고 의견을 남겨주십시오. 특히 푸르게 표시한 한국어 표현들이 영어로 어떻게 바뀌었는지 주의 깊게 보시기 바랍니다.
'불굴의 저력', '빛의 이정표', 우주의 무게만큼 고귀한 생명들의 희망' '국민주권정부' 같은 말들은 한국어로는 멋있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나 통하는 표현들입니다. 외국어로 번역하면 어색하고 의미가 제대로 통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외국어를 하는 사람들은 애초에 저런 문어체적인 표현들을 잘 쓰지 않습니다.
K-culture라든가, 친위 쿠데타라든가 오색빛 응원봉이라든가 하는 말들도 맥락 없이 툭 던져졌습니다. 한국 사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을텐데, 전 세계 200여개 국 대표단 중 과연 몇 명이나 저게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을까요?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도 솔직히 미국 일본 중국 정도 사정만 알지 나머지 나라들에 대해서 무관심합니다. 칠레나 콩고나 루마니아 사람이 나와서 저런 국내 사정 얘기를 맥락 없이 하면 우리가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통번역을 했을 때도 뜻이 잘 통하도록 하는 것이 국제무대 발표의 기본 조건입니다. 그래서 이번 연설문은 상당히 아쉽습니다. 유독 연설문 중간 부분에 저런 한국적 표현들이 많이 나옵니다. 아마 외교부에서 작성한 초안에는 없었을 것이고, 나중에 대통령실에서 정치적 고려를 해서 넣은 게 아닌가 추측합니다.
물론, 애초에 이 대통령께서 국내용으로 연설을 준비하셨다면 이해할만 합니다. 외국인들이야 이해하든 말든 상관 없고 한국 내에서만 좋은 반응을 얻으면 된다는 생각이셨다면요. 그것도 정치인 대통령으로서 효율적인 판단일 수 있습니다. 솔직히 200개국이 순번 잡아서 돌아가면서 하는 UN 총회 연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후진국일수록 UN 연설을 지도자의 국내 치적 홍보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북한도 그렇게 하지요.
같은 날 연설한 이시바 일본 총리의 연설문과 비교해보시기를 권합니다.
<연설 전문>
FULL SPEECH: President Lee Jae Myung Urges Action on Climate, Security, and Human Rights at UN
세계 평화와 공동번영에 기여해 온 모든 유엔 회원국과 유엔 직원 여러분께 먼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아날레나 배어복 제80차 총회의장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안토니우 구테흐스사무총장의 변함없는 헌신과 노고에도 경의를 표합니다. 의장님과 사무총장님의 뛰어난 리더십 아래 이번 유엔총회가 더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의장님, 사무총장님, 그리고 각국 대표 여러분, 올해는 '유엔 창설' 8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유엔이 걸어온 지난 80년은 인류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고 미래세대를 위한 길을 모색해 온 소중한 여정이었습니다.
Madame President, Mr. Secretary, and distinguished delegates, this year is a meaningful year marking the 80th anniversary of the founding of the United Nations. The past 80 years of the UN have been a valuable journey of protecting the dignity and values of humanity and at seeking a path forward for future generations.
누군가 유엔이 이룬 성취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대한민국의 80년 역사를 돌아보라',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도전과 응전으로 점철된 대한민국의 역사는, 인류가 직면한 거대한 도전에 쉼 없이 맞서 온 유엔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은 유엔이 설립된 해 식민 지배에서 해방됐고 유엔의 도움으로 분단의 상흔과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국가정체성을 유지하며 산업화를 일궈내고, 민주주의를 꽃피웠습니다.
그렇기에 대한민국은 그 자체로 유엔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 온 나라입니다. 대한민국이 참혹한 전쟁과 재난 속에서 우주의 무게만큼 고귀한 생명들의 희망을 되살릴 때마다 그 치열한 연대의 중심에서 유엔의 깃발이 나부꼈습니다. 유엔은 모든 이들에게 차별 없이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주기 위해 애썼고, 어린이들의 삶을 피워낼 교육과 백신을 제공했습니다.
유엔과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일어선 동방의 작은 나라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당당한 유엔 회원국으로 거듭났고,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국제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한때 민주주의와 평화가 위기에 처했지만, 대한민국은 그때마다 불굴의 저력으로 일어섰습니다.
친위쿠데타로도 민주주의와 평화를 염원하는 대한국민들의 강렬한 의지를 결코 꺾을 수 없었습니다. 지난 겨울, 내란의 어둠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뤄낸 '빛의 혁명'은 유엔 정신의 빛나는 성취를 보여준 역사적 현장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이 보여준 놀라운 회복력과 민주주의의 저력은 대한민국의 것인 동시에, 전 세계인의 것이 될 것입니다.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피고 있는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말처럼,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을 함께할 모든 이들에게 '빛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저는 오늘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의 미래를 논의할 이' 유엔총회에서, 세계 시민의 등불이 될 새로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완전히 복귀했음을 당당하게 선언합니다. 유엔의 지원과 도움에 힘입어 성장한 우리 대한민국은 이제 민주주의 회복의 경험과 역사를 아낌없이 나누는 선도 국가로서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각국의 끊임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 평화와 안전 유지'라는 80년 전 국제사회의 결의와 염원은 아직 끝나지 않은 모두의 과제입니다. 여전히 2억8000만 명의 인구가 극심한 기아 상태에 놓여있고, 우크라이나, 중동을 비롯한 세계 곳곳의 무력 분쟁, 이미 현실이 된 '기후 위기'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유엔을 창설한 선각자들의 지혜에,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이 증명한 길에 답이 있습니다. 방법은 하나, '더 많은 민주주의'입니다.대한민국의 '국민주권정부'는 집단 지성의 힘으로 더 나은 대안을 찾아내는 민주주의의 혁신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직면한 공동의 과제를 해결할 방법도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같은 문제를 겪는 모든 국가가 이곳 유엔에 모여 함께 머리를 맞대는 '다자주의적 협력'을 이어 나갈 때, 우리 모두 평화와 번영의 밝은 미래로 함께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총장이 제시한 '유엔80 이니셔티브'가 이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유엔의 진화와 발전을 이뤄낼 비전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또한 변화된 국제환경을 반영해서 비상임이사국을 확대하고, 효과성과 대표성을 제고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대한민국은 2024∼25년 임기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안보리가 국제평화와 안보의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의장님, 총장님, 그리고 존경하는 각국 대표단 여러분, 민주주의를 회복한 대한민국은 이제 더 나은 미래를 꿈꿉니다. 대한민국은 유엔이 표방하는 자유와 인권, 포용과 연대의 가치를 굳건하게 수호하는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의 역할을 다해나갈 것입니다.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내외국인 모두가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삶의 모든 현장에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인권 존중의 가치를 실현하면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또 주도해 갈 것입니다. 당장의 생존이 위급한 시대, 연대와 상생, 협력이란 다소 생경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류는 언제나 깊은 절망만큼 높은 희망을 꿈꾸었고, '더 나은 내일'을 향한 열정으로 지금의 진보를 이뤄냈습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인류 보편 가치에 대한 믿음이라는 유엔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전쟁의 참화를 물려주지 않겠다는 일념이 유엔 창립으로 이어져 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지켜냈던 것처럼, 미래의 인류가 살아갈 더 나은 세계를 위해 오늘의 우리는 더 협력하고, 더 신뢰하고, 더 굳게 손잡아야 합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다자주의적 협력의 길, 우리 민주 대한민국이 앞서가겠습니다. 평화는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입니다. 대한민국에서도, 전 세계 어디에서도 평화는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 기본적 토대가 됩니다.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분쟁과 갈등은 인간의 존엄과 지속 가능한 발전의 이상이 평화가 없다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선명하게 설명해줍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유엔의 평화유지 및 평화 구축 활동에 있어 핵심적인 기여국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을 흔들림 없이 수호한 우리의 용사들이 유엔이 주도하는 '지속 가능한 평화'의 길을 돕고 있습니다.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물리적인 요소만이 아닙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안보 역량을 결정하고 사이버 공격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시대, 우리는 이제 '보이는 적'을 넘어 '보이지 않는 적'과 맞서야 합니다. AI 시대의 변화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닌다면 기술 악용으로 인한 인권 침해의 그 어두운 그림자를 떨쳐내지 못한 채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라는 디스토피아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면 높은 생산력을 동력 삼아 혁신과 번영의 토대를 세우고, 직접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유용한 기반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내일 (제가) 안보리 의장으로서 주재하는 공개토의 자리가 인공지능의 책임 있는 이용을 촉진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울러 다음 달 대한민국 경주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에서 'APEC AI 이니셔티브'를 통한 AI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자 합니다.첨단기술 발전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기여하는 '모두를 위한 AI'의 비전이 국제사회의 '뉴노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AI가 주도할 기술혁신은 기후 위기 같은 전 지구적 과제를 해결할 중요하고 또 새로운 도구가 될 것입니다.
지난 80년간 '지속 가능한 발전'의 길을 열어젖히고, 인류의 존망이 걸린 기후 위기 대응을 선도해 온 유엔의 노력에 세계 각국이 화답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과학기술과 디지털 혁신을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면서 '에너지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 안으로 책임감 있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출하여 국제사회의 단합된 의지에 동참할 것입니다. 2028년 칠레와 공동 개최하는 '제4차 유엔 해양총회'에서도 지속 가능한 해양 발전을 위한 실질적 연대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처럼 전 지구적 과제에 적극 대처하는 우리 대한민국의 노력은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인류 공동의 약속을 실현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10년 전 유엔이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를 수립한 이래, 국제사회는 빈곤 퇴치와 불평등 해소를 위한 여러 진전을 이뤄냈습니다. 그러나 개발 재원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가장 취약한 이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 놓여있습니다. 엄중한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냅시다. 글로벌 개발 거버넌스를 구조적으로 개혁하는 동시에 재원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성장하고 도약한 대한민국의 사례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올해는 유엔 창설 80주년이자, 한반도 분단 80주년입니다. 새로운 도전과 함께 미완의 과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민주 대한민국은 평화공존, 공동 성장의 한반도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합니다. 그 첫걸음은 남북 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상호 존중의 자세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상대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 행위를 할 뜻이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힙니다.
이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우선 남북 간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과 적대 행위의 악순환을 끊어내고자 합니다. 취임 직후 대북 전단 살포와 대북 방송 중단 등의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앞으로 우리 정부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의 길을 일관되게 모색할 것입니다.
가장 확실한 평화는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입니다.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 즉 'END'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인 대화로 한반도에서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END)하고,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야 합니다.
교류와 협력이야말로 평화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은 굴곡진 남북 관계의 역사가 증명해왔던 불변의 교훈이기도 합니다. 남북 간 교류·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함으로써, 한반도에서 지속 가능한 평화의 길을 열어나가겠습니다. 한반도 평화는 남북은 물론 국제사회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합니다. 남북 관계 발전을 추구하면서, 북미 사이를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협력하겠습니다.
비핵화는 엄중한 과제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냉철한 인식의 기초 위에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 됐습니다.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 '중단'부터 시작하여, '축소'의 과정을 거쳐 '폐기'에 도달하는 실용적, 단계적 해법에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 실현은 분쟁으로 고통받는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을 제공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E.N.D 이니셔티브'로 한반도의 냉전을 끝내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기 위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서로 다른 나라의 국민이 상호 협력하며 전 지구적인 도전을 함께 헤쳐 나가는 미래가 꿈 같은 장밋빛 전망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닙니다. 평화란 단순히 무력 충돌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다름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열망이 우리 안에 살아있는 한, 언제든 연대하고 서로를 포용할 수 있습니다.
국경과 언어, 문화적 차이를 넘어 K-컬처가 전 세계인을 하나로 연결하고 있습니다. K-컬처의 성공과 확산은 모든 배경의 차이를 넘어 인류 보편의 공감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연대와 상생, 배려의 에너지를 모아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열어낸 대한민국은 지속 가능한 미래, 인류의 새 역사를 향해 나아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험난한 여정이 예상되지만, 시련이 있어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기에 인류는 한 단계씩 성장하며 오늘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민주주의의 위기 앞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들었던 오색빛 응원봉처럼, 국제사회와 유엔이 인류의 미래를 밝힐 희망의 등불을 함께 들어주십시오.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이라는 한반도의 새 시대를 향해, 그리고 '함께하는 더 나은 미래'의 새 길을 향해, 우리 대한민국이 맨 앞에서 담대하게 나아가겠습니다.
긴 시간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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