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런던에서 젊은 남성 대상의 핸드폰 강탈 범죄가 급증했다. 코인이 목적이다.

크리스티안 디폴리토(42)는 새벽 무렵 런던 올드 스트리트 로터리 근처에서 밤새 놀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그는 자신을 “꽤 길거리 감각이 있다(street-smart)”고 생각했다. 그는 문제청소년을 돕는 일을 꾸준히 해왔고, 교도소에서 워크숍을 진행한 경험도 있다.
그래서 네 명의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걸었을 때도 별 위협을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 중 한 명이 그의 손에 있던 아이폰을 낚아챘다. 짧은 추격전 끝에 도둑들은 차를 타고 달아났다.
차가 멀리 사라지자 디폴리토는 아이폰을 잃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상황은 훨씬 심각했다. 그는 평생 모아온 전 재산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해 있었다. 몇 시간 뒤, 그의 암호화폐 지갑에서는 약 4만 파운드에 달하는 자산이 빠져나갔다고 한다.
도난 사건 이후 6주 동안 그는 균형을 잃은 상태로 지냈다. 손실은 “완전히 내 통제를 벗어난” 일처럼 느껴졌다. 그는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 일해왔는지 회의감에 빠졌다..
이것은 한 사람의 사례에 그치지 않는다. 런던 경찰청은 가상화폐 강도 사건의 급증에 직면해 있다. 휴대전화와 맺은 우리의 관계가 새로운 범죄를 가능하게 했다. 게다가 가상화폐의 특성 때문에 이런 도둑들을 추적하는 일은 사실상 경찰의 역량을 넘어선다. 코인은 일반 금융 네트워크 밖에서 거래되며, 한 번 거래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한때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는 것은 그 안에 든 사진을 잃어버리는 것이었다. 이제 사진들은 주로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문제는 기기에 담긴 개인정보다. 잠금이 풀린 휴대전화는 도둑들에게 금광이나 다름없다.
누군가 당신의 휴대전화에 접근하면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를 읽을 수 있고, 비밀번호를 재설정해 이중 인증도 손쉽게 통과할 수 있다. 만약 그들이 당신이 잠금 해제하는 모습을 지켜봤다면 이미 암호를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신분증 사본이 사진 앱에 저장돼 있을 수도 있어 대부분의 보안 질문을 통과할 수 있다. 우리는 가장 민감한 정보를 거의 항상 폰 안에 들고 다니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가상화폐가 털릴 가능성도 더해진다. 가장 극단적인 가상화폐 절도 케이스는 납치다. 몸값을 요구하거나 피해자에게 직접 코인을 송금하도록 강요하는 방식이다. 프랑스에서는 범죄자들이 여러 유명 가상화폐 보유자들을 인질로 잡은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한 피해자의 손가락을 자르기까지 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된 갱단원들을 체포하고 기소했다. 전직 런던 경찰이자 현재 디지털 자산 회수업체 토큰 리커버리에서 일하는 스콧 파운더는, 이제 많은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자신이 보유한 자산이나 자신의 위치를 온라인에 올리지 않는 방식으로 신변을 보호하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인을 노리는 핸드폰 절도는 꼭 이렇게 특정인을 타깃으로 하거나 폭력적일 필요도 없다. 요즘은 가상화폐가 워낙 대중화되었기 때문에 길거리에 걸어다니는 젊은 남성 대부분이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18세에서 34세 사이 인구의 4분의 1이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남성이 여성보다 세 배 더 많이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런던의 절도범들은 이런 인구학적 특성을 노리는 전술을 쓴다. 밤늦게 길거리에서 낯선 사람이 대화를 걸어와도 도망가지 않을만큼 자신감이 있는 20~30대 남성층이 표적이 된다. 디폴리토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니일 코탁이란 남성 역시 밤새고 놀고 나서 집으로 걸어가다가 낯선 남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꽤 친절해 보였기에 그냥 대화를 나눴다. 그 중 한 명이 나중에 한 번 만나자며 자기 전화번호를 저장하라고 했다. 내가 폰에 로그인하자마자 그들이 낚아채갔다”고 그는 말했다.
코탁은 “놈들은 내 은행 계좌는 건드리지 않았다. 오직 내 가상화폐 계정만 노렸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의 폰을 빌려 자신의 폰을 비활성화하려 했지만, 애플 ID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았다. 그 사이 가상화폐가 빠져나가고 있었다. 최종적으로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 계정에서 거의 1만 파운드 상당의 가상화폐를 잃었다.
피해자들에게는 몇 가지 수수께끼가 남는다. 첫째, 절도범들은 어떻게 가상화폐 앱의 보안을 우회하는가? 디폴리토는 범인들이 자신의 애플 ID 전체를 재설정했다고 말한다. 디폴리토는 가상화폐 초보가 아니다. 싱가포르 기반의 가상화폐 플랫폼 홍보를 맡았던 적이 있어서 생체인증 보안을 걸어둔 상태였다. 그는 “그들이 어떻게 이걸 우회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수수께끼도 있다. 코탁과 또 다른 피해자 알렉 번스는 미국의 코인 거래소 코인베이스로부터 손실 보상을 받았다. 뜻밖의 통지였고, 별다른 설명도 없었다. FT가 질의하자 코인베이스 측은 약관을 가리켰는데, 여기에는 “계정 로그인 자격 증명 유출로 인한 손실에 대해 코인베이스는 책임지지 않는다”고 적혀 있다. 코탁은 바이낸스 계정에서도 일부 자금이 도난당했지만 아직 바이낸스 측의 답변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장 큰 수수께끼는 이것이다. 도난당한 자산을 회수할 수 있을까? 가상화폐의 기반 장부인 블록체인은 널리 알려진 공개 장부다. 모든 거래가 기록된다.
따라서 “도난당한 가상화폐는 추적할 수 없다”는 인식은 틀렸다고, 블록체인 정보업체 TRM 랩스에서 일하는 전 런던시경 소속 필 해리스는 말한다. TRM 랩스는 경찰 등 사법기관에 분석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회사다. 해리스는 “수사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범인들이 쉽게 빠져나간다. 영국 경찰은 도난당한 가상화폐를 끝까지 추적할 역량이나 전문 지식이 부족하다. 또 대부분의 범인들은 오프라인 거래소를 이용해 사법당국이 따라잡기 전에 현금화하려고 한다.
더 정교한 범죄자들은 흐름을 위장하는 기술을 쓴다. 북한 해커들은 2월 두바이 기반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탈취한 15억 달러 상당 코인의 상당 부분을 현금화했다.
런던 경찰과 런던시경 출신인 파운더는 신고된 사기의 극히 일부만 처리된다고 말한다. 그는 최근 업무에서 증거를 첨부해 20건의 절도 사건을 경찰의 사기 범죄 담당 부서에 접수했지만, 경찰은 단 한 건도 본격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번스는 자신의 사건에서 런던 경찰이 “거의 미미한” 진전을 보였다고 말했다. 피해 금액이 약 4만 달러에 달했고, 도난 자산을 처리한 지갑들이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있음에도 그랬다. 그는 본인이 공동 진행하는 팟캐스트 ‘Untangling Web3’에서 “이 모든 일을 겪고 나니 왜 많은 사람들이 두바이 같은 곳으로 이주하는지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번스의 추측으로는, 범인들은 훔친 코인을 현금화할 수 있는 기술의 발전을 기다리고 있거나, 혹은 피해자가 기다리다 지쳐서 관심을 잃게 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는 “나도 아마 10년 뒤에는 그 계정들을 지켜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런던 경찰은 앱들에 대한 보호 장치를 마련하라고 조언한다. '분실 기기' 혹은 '도난 방지' 보호 기능을 켜고, 앱마다 강력한 비밀번호를 사용하며,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 주변에서 들여다보는 사람이 없는지 주의하라는 것이다. TRM 랩스는 사람들이 도난당한 가상화폐를 신고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chainabuse.com’을 운영한다. 여기에 등록된 정보는 현금화 차단에 활용될 수 있다.
디폴리토는 뒤늦게 자신의 폰에 여러 보안 조치를 설치했다. 어떤 앱이든 로그인 할 때 페이스 ID를 요구하도록 설정했다. (그러나 완벽한 보호는 없다. 2023년에는 범죄자들이 한 코인베이스 사용자에게 약물을 투입한 후 페이스 ID로 휴대전화 잠금을 풀게 만들었다. 이들 다섯 명은 체포되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점점 깨닫고 있듯이, 편리함과 상식 사이에는 미묘한 경계가 있다. 휴대전화에 있는 모든 것을 정말로 휴대전화 안에 둘 필요가 있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공공장소에서 휴대전화를 손에 든 사람들을 바라본다. “주변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사람들이 보인다. 나는 이제 더 이상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는 이제 코인 투자를 포기했을까? 아니다. 그는 손실을 가장 빠르게 만회할 방법이 코인 투자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대한 FT 독자 의견
JonD89
난 런던에서 휴대폰을 두 번 도난당해봤다. 첫 번째는 술집에서 나오는데 자전거 탄 사람이 내 손에서 폰을 그냥 낚아채갔다. 두 번째는 토요일 밤 오후 11시쯤 우버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SUV 뒷좌석에 강제로 태워졌다. 비밀번호를 말하라고 강요당한 뒤 주택가 도로 위에 버려졌다. 다행히 암호화폐는 갖고 있지 않았지만, 도둑들은 내 Revolt 앱을 통해 은행 앱에서 돈을 빼냈고 아랍에미리트로 결제 링크도 보냈다. 그들은 내 이메일 계정 두 개(복구 계정 포함)와 iCloud의 비밀번호도 바꿨다. 경찰은 이런 유형의 범죄에 대해 무기력하고 인력도 부족하다. 애플과 대형 테크 기업들도 개인 데이터를 복구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도둑이 내 휴대전화 번호와 이메일을 모두 갖고 있으면 이중 인증 시스템 때문에 나는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이런 범죄는 런던에서 더 악화하고 있으니 뭔가 급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그때까지 내 대비책은 휴대폰을 두 대 쓰는 것이다. 하나는 이메일과 은행 앱이 있는 기기다. 집 안에 보관하고 밖으로 절대 가져가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왓츠앱만 설치된 외부 활동용 폰이다. 주 계정과는 다른 별도의 iCloud를 쓴다. 난 언젠가 또 휴대폰을 도둑맞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DavidGR
요즘 런던에서 산다는 것이 꽤 불안하다. 전기자전거를 타고 얼굴을 가린 아이들 무리도 돌아다닌다. 그런 모습을 보는 일이 꽤 흔해졌다.
런던이란 도시의 매력이 조금 줄어들고 있다. 도둑들은 시계도 노린다. 게다가 시민들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무기로 간주될 수 있는 어떤 것도 휴대할 수 없다. 그 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주변에 경찰의 존재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지금 런던은 도둑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Consider all before
디지털 ID는 훌륭한 아이디어다. 내 휴대폰에 있는 내 개인정보는 안전하고 보안이 잘 된다. 사실 나는 지금 런던에서 걸어가면서 이걸 휴대폰으로 입력하

© The Financial Times Limited 2025. All Rights Reserved. Not to be redistributed, copied or modified in any way. Okhotsk Publishing is solely responsible for providing this translation and the Financial Times Limited does not accept any liability for the accuracy or quality of the translation.
최근 런던에서 젊은 남성 대상의 핸드폰 강탈 범죄가 급증했다. 코인이 목적이다.
Henry Mance
Sep 20 2025
크리스티안 디폴리토(42)는 새벽 무렵 런던 올드 스트리트 로터리 근처에서 밤새 놀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그는 자신을 “꽤 길거리 감각이 있다(street-smart)”고 생각했다. 그는 문제청소년을 돕는 일을 꾸준히 해왔고, 교도소에서 워크숍을 진행한 경험도 있다.
그래서 네 명의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걸었을 때도 별 위협을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 중 한 명이 그의 손에 있던 아이폰을 낚아챘다. 짧은 추격전 끝에 도둑들은 차를 타고 달아났다.
차가 멀리 사라지자 디폴리토는 아이폰을 잃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상황은 훨씬 심각했다. 그는 평생 모아온 전 재산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해 있었다. 몇 시간 뒤, 그의 암호화폐 지갑에서는 약 4만 파운드에 달하는 자산이 빠져나갔다고 한다.
도난 사건 이후 6주 동안 그는 균형을 잃은 상태로 지냈다. 손실은 “완전히 내 통제를 벗어난” 일처럼 느껴졌다. 그는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 일해왔는지 회의감에 빠졌다..
이것은 한 사람의 사례에 그치지 않는다. 런던 경찰청은 가상화폐 강도 사건의 급증에 직면해 있다. 휴대전화와 맺은 우리의 관계가 새로운 범죄를 가능하게 했다. 게다가 가상화폐의 특성 때문에 이런 도둑들을 추적하는 일은 사실상 경찰의 역량을 넘어선다. 코인은 일반 금융 네트워크 밖에서 거래되며, 한 번 거래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한때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는 것은 그 안에 든 사진을 잃어버리는 것이었다. 이제 사진들은 주로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문제는 기기에 담긴 개인정보다. 잠금이 풀린 휴대전화는 도둑들에게 금광이나 다름없다.
누군가 당신의 휴대전화에 접근하면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를 읽을 수 있고, 비밀번호를 재설정해 이중 인증도 손쉽게 통과할 수 있다. 만약 그들이 당신이 잠금 해제하는 모습을 지켜봤다면 이미 암호를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신분증 사본이 사진 앱에 저장돼 있을 수도 있어 대부분의 보안 질문을 통과할 수 있다. 우리는 가장 민감한 정보를 거의 항상 폰 안에 들고 다니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가상화폐가 털릴 가능성도 더해진다. 가장 극단적인 가상화폐 절도 케이스는 납치다. 몸값을 요구하거나 피해자에게 직접 코인을 송금하도록 강요하는 방식이다. 프랑스에서는 범죄자들이 여러 유명 가상화폐 보유자들을 인질로 잡은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한 피해자의 손가락을 자르기까지 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된 갱단원들을 체포하고 기소했다. 전직 런던 경찰이자 현재 디지털 자산 회수업체 토큰 리커버리에서 일하는 스콧 파운더는, 이제 많은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자신이 보유한 자산이나 자신의 위치를 온라인에 올리지 않는 방식으로 신변을 보호하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인을 노리는 핸드폰 절도는 꼭 이렇게 특정인을 타깃으로 하거나 폭력적일 필요도 없다. 요즘은 가상화폐가 워낙 대중화되었기 때문에 길거리에 걸어다니는 젊은 남성 대부분이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18세에서 34세 사이 인구의 4분의 1이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남성이 여성보다 세 배 더 많이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런던의 절도범들은 이런 인구학적 특성을 노리는 전술을 쓴다. 밤늦게 길거리에서 낯선 사람이 대화를 걸어와도 도망가지 않을만큼 자신감이 있는 20~30대 남성층이 표적이 된다. 디폴리토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니일 코탁이란 남성 역시 밤새고 놀고 나서 집으로 걸어가다가 낯선 남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꽤 친절해 보였기에 그냥 대화를 나눴다. 그 중 한 명이 나중에 한 번 만나자며 자기 전화번호를 저장하라고 했다. 내가 폰에 로그인하자마자 그들이 낚아채갔다”고 그는 말했다.
코탁은 “놈들은 내 은행 계좌는 건드리지 않았다. 오직 내 가상화폐 계정만 노렸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의 폰을 빌려 자신의 폰을 비활성화하려 했지만, 애플 ID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았다. 그 사이 가상화폐가 빠져나가고 있었다. 최종적으로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 계정에서 거의 1만 파운드 상당의 가상화폐를 잃었다.
피해자들에게는 몇 가지 수수께끼가 남는다. 첫째, 절도범들은 어떻게 가상화폐 앱의 보안을 우회하는가? 디폴리토는 범인들이 자신의 애플 ID 전체를 재설정했다고 말한다. 디폴리토는 가상화폐 초보가 아니다. 싱가포르 기반의 가상화폐 플랫폼 홍보를 맡았던 적이 있어서 생체인증 보안을 걸어둔 상태였다. 그는 “그들이 어떻게 이걸 우회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수수께끼도 있다. 코탁과 또 다른 피해자 알렉 번스는 미국의 코인 거래소 코인베이스로부터 손실 보상을 받았다. 뜻밖의 통지였고, 별다른 설명도 없었다. FT가 질의하자 코인베이스 측은 약관을 가리켰는데, 여기에는 “계정 로그인 자격 증명 유출로 인한 손실에 대해 코인베이스는 책임지지 않는다”고 적혀 있다. 코탁은 바이낸스 계정에서도 일부 자금이 도난당했지만 아직 바이낸스 측의 답변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장 큰 수수께끼는 이것이다. 도난당한 자산을 회수할 수 있을까? 가상화폐의 기반 장부인 블록체인은 널리 알려진 공개 장부다. 모든 거래가 기록된다.
따라서 “도난당한 가상화폐는 추적할 수 없다”는 인식은 틀렸다고, 블록체인 정보업체 TRM 랩스에서 일하는 전 런던시경 소속 필 해리스는 말한다. TRM 랩스는 경찰 등 사법기관에 분석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회사다. 해리스는 “수사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범인들이 쉽게 빠져나간다. 영국 경찰은 도난당한 가상화폐를 끝까지 추적할 역량이나 전문 지식이 부족하다. 또 대부분의 범인들은 오프라인 거래소를 이용해 사법당국이 따라잡기 전에 현금화하려고 한다.
더 정교한 범죄자들은 흐름을 위장하는 기술을 쓴다. 북한 해커들은 2월 두바이 기반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탈취한 15억 달러 상당 코인의 상당 부분을 현금화했다.
런던 경찰과 런던시경 출신인 파운더는 신고된 사기의 극히 일부만 처리된다고 말한다. 그는 최근 업무에서 증거를 첨부해 20건의 절도 사건을 경찰의 사기 범죄 담당 부서에 접수했지만, 경찰은 단 한 건도 본격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번스는 자신의 사건에서 런던 경찰이 “거의 미미한” 진전을 보였다고 말했다. 피해 금액이 약 4만 달러에 달했고, 도난 자산을 처리한 지갑들이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있음에도 그랬다. 그는 본인이 공동 진행하는 팟캐스트 ‘Untangling Web3’에서 “이 모든 일을 겪고 나니 왜 많은 사람들이 두바이 같은 곳으로 이주하는지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번스의 추측으로는, 범인들은 훔친 코인을 현금화할 수 있는 기술의 발전을 기다리고 있거나, 혹은 피해자가 기다리다 지쳐서 관심을 잃게 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는 “나도 아마 10년 뒤에는 그 계정들을 지켜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런던 경찰은 앱들에 대한 보호 장치를 마련하라고 조언한다. '분실 기기' 혹은 '도난 방지' 보호 기능을 켜고, 앱마다 강력한 비밀번호를 사용하며,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 주변에서 들여다보는 사람이 없는지 주의하라는 것이다. TRM 랩스는 사람들이 도난당한 가상화폐를 신고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chainabuse.com’을 운영한다. 여기에 등록된 정보는 현금화 차단에 활용될 수 있다.
디폴리토는 뒤늦게 자신의 폰에 여러 보안 조치를 설치했다. 어떤 앱이든 로그인 할 때 페이스 ID를 요구하도록 설정했다. (그러나 완벽한 보호는 없다. 2023년에는 범죄자들이 한 코인베이스 사용자에게 약물을 투입한 후 페이스 ID로 휴대전화 잠금을 풀게 만들었다. 이들 다섯 명은 체포되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점점 깨닫고 있듯이, 편리함과 상식 사이에는 미묘한 경계가 있다. 휴대전화에 있는 모든 것을 정말로 휴대전화 안에 둘 필요가 있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공공장소에서 휴대전화를 손에 든 사람들을 바라본다. “주변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사람들이 보인다. 나는 이제 더 이상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는 이제 코인 투자를 포기했을까? 아니다. 그는 손실을 가장 빠르게 만회할 방법이 코인 투자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대한 FT 독자 의견
JonD89
난 런던에서 휴대폰을 두 번 도난당해봤다. 첫 번째는 술집에서 나오는데 자전거 탄 사람이 내 손에서 폰을 그냥 낚아채갔다. 두 번째는 토요일 밤 오후 11시쯤 우버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SUV 뒷좌석에 강제로 태워졌다. 비밀번호를 말하라고 강요당한 뒤 주택가 도로 위에 버려졌다. 다행히 암호화폐는 갖고 있지 않았지만, 도둑들은 내 Revolt 앱을 통해 은행 앱에서 돈을 빼냈고 아랍에미리트로 결제 링크도 보냈다. 그들은 내 이메일 계정 두 개(복구 계정 포함)와 iCloud의 비밀번호도 바꿨다. 경찰은 이런 유형의 범죄에 대해 무기력하고 인력도 부족하다. 애플과 대형 테크 기업들도 개인 데이터를 복구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도둑이 내 휴대전화 번호와 이메일을 모두 갖고 있으면 이중 인증 시스템 때문에 나는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이런 범죄는 런던에서 더 악화하고 있으니 뭔가 급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그때까지 내 대비책은 휴대폰을 두 대 쓰는 것이다. 하나는 이메일과 은행 앱이 있는 기기다. 집 안에 보관하고 밖으로 절대 가져가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왓츠앱만 설치된 외부 활동용 폰이다. 주 계정과는 다른 별도의 iCloud를 쓴다. 난 언젠가 또 휴대폰을 도둑맞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DavidGR
요즘 런던에서 산다는 것이 꽤 불안하다. 전기자전거를 타고 얼굴을 가린 아이들 무리도 돌아다닌다. 그런 모습을 보는 일이 꽤 흔해졌다.
런던이란 도시의 매력이 조금 줄어들고 있다. 도둑들은 시계도 노린다. 게다가 시민들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무기로 간주될 수 있는 어떤 것도 휴대할 수 없다. 그 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주변에 경찰의 존재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지금 런던은 도둑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Consider all before
디지털 ID는 훌륭한 아이디어다. 내 휴대폰에 있는 내 개인정보는 안전하고 보안이 잘 된다. 사실 나는 지금 런던에서 걸어가면서 이걸 휴대폰으로 입력하
© The Financial Times Limited 2025. All Rights Reserved. Not to be redistributed, copied or modified in any way. Okhotsk Publishing is solely responsible for providing this translation and the Financial Times Limited does not accept any liability for the accuracy or quality of the trans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