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 자립을 노리는 중국 정부의 노력이 중국 테크 섹터의 부활을 불러오고 있다
William Sandlund in Hong Kong
21 Sep 2025
올해 중국 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나스닥의 경쟁 종목들을 크게 앞질렀다. 특히 지난 한 달 동안 인공지능(AI) 발전과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급 추진이 맞물리며 상승세가 더욱 가속화됐다.
홍콩 상장 대형 기술주 30개로 구성된 항셍테크 지수는 올해 들어 41% 급등했다. 이는 나스닥의 17% 상승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중국 본토의 대형 기술 기업들이 이제 전통적으로 미국 기업에만 주어지던 투자자들의 매력을 얻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급등한 주가는 규제 탄압과 경기 침체로 수년간 타격을 입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탈했던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인기주들의 극적인 귀환을 보여준다.
올해 초 딥시크(DeepSeek)의 인공지능 돌파구가 촉발한 랠리는 9월 들어 중국 정부의 첨단 반도체 자급 노력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신호와 함께 더욱 가속화됐다.
“중국 AI를 둘러싼 전체적인 서사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리서치의 중국 주식 전략 책임자 위니 우는 말했다. “중국이 AI 연산 능력이라는 아주 중요한 병목을 돌파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올해 들어 중국 빅테크 기업 주가는 알리바바 96%, 텐센트 55%, 바이두 59% 상승했다. 특히 지난 한 달 동안 알리바바는 31%, 바이두는 48% 올랐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 바이두 쿤룬(Kunlun)과 같은 자체 첨단 반도체 설계 진전, 그리고 세계 경쟁력을 갖춘 AI 모델 발표가 투자자들의 기대를 더욱 끌어올렸다.

“다시 경쟁이 시작됐다. 동물적 투자 심리가 돌아왔다”고 PGIM 제니슨 어소시에이츠의 신흥시장 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 앨버트 콕은 말했다.
이번 반등은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 단속으로 알리바바 같은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최대 80%까지 증발한 뒤 나타난 현상이다. 알리바바 주식은 여전히 8600억 달러에 달했던 시가총액 최고점 대비 절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콕은 “지난 몇 년간 테크 산업은 성장율이 낮고 투자도 부진했다. 기업들은 사실상 자사주 매입에만 집중했다”며 “딥시크가 전환점이었다.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최고투자책임자 레이먼드 청은 “딥시크 이전에는 중국 기술기업이 설비투자를 해도 늘 의심을 받았지만, 지금은 성과를 낼 거라는 믿음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알리바바의 큐웬(Qwen) AI 모델, 텐센트의 위안바오(Yuanbao), 바이두의 어니(Ernie) X1.1은 애널리스트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업계 벤치마크 평가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이는 중국 14억 인구 전반에서 수익화와 생산성 향상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이것은 제4차 산업혁명이다. 우리는 [AI가]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 기계와 상호작용하는 방식, 나아가 사회 자체를 혁신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애버딘의 중국 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 부시 추는 말했다.
올해 초 시진핑 국가주석과 중국 빅테크 기업 간의 조율된 회동은 정부 정책 변화의 신호로 받아들여졌고, 이는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였다고 차트웰 캐피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에반 응은 말했다.
중국 기술주의 랠리는 디플레이션 압력과 하반기 성장 둔화 조짐으로 위축된 중국 경제 전반적인 상황 속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2분기 기업 실적이 부진하자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실망했고, CSI 300 지수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4개 분기 연속 정체 상태다.
“낙관론은 중국 거시경제보다는 테크 분야에 더 집중돼 있다”고 바클레이스의 유럽 주식 전략 책임자 엠마누엘 코는 말했다.
이 테크 낙관론은 홍콩에 상장된 초대형 그룹을 넘어 칩메이커 캔브리콘(Cambricon), SMIC, 그리고 혁신적인 바이오테크 기업들까지 확산됐다. CSI AI 지수는 올해 들어 61% 이상 상승했고, 항셍 바이오테크 지수는 무려 98% 올랐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중국 AI 주의 주요 매수층이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밸류에이션과 최근의 기술 진전 때문에 오랫동안 중국 비중을 낮게 유지했던 글로벌 투자자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와 중국에 대한 익스포저를 재구축하고 있다”고 롬바르드 오디에 아시아 재량투자 책임자 잭 시우는 말했다.
“모멘텀을 쫓는 것은 전 세계적 전염병이다. 중국 테크주 비중을 낮게 가져가면 큰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GAM 홀딩의 그룹 CEO 알버트 사포르타는 말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랠리가 반도체 자급 같은 실질적 진전만큼이나 투기에 의해서도 주도되고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잘 알 수 없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우는 말했다. 큰 기술적 진전을 주장하는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또, 중국의 외국산 반도체 구매 금지 조치가 금융시장에서는 기술적 성과의 증거로 해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지 않다면, 엔비디아를 거부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 The Financial Times Limited 2025. All Rights Reserved. Not to be redistributed, copied or modified in any way. Okhotsk Publishing is solely responsible for providing this translation and the Financial Times Limited does not accept any liability for the accuracy or quality of the translation.
반도체 산업 자립을 노리는 중국 정부의 노력이 중국 테크 섹터의 부활을 불러오고 있다
William Sandlund in Hong Kong
21 Sep 2025
올해 중국 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나스닥의 경쟁 종목들을 크게 앞질렀다. 특히 지난 한 달 동안 인공지능(AI) 발전과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급 추진이 맞물리며 상승세가 더욱 가속화됐다.
홍콩 상장 대형 기술주 30개로 구성된 항셍테크 지수는 올해 들어 41% 급등했다. 이는 나스닥의 17% 상승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중국 본토의 대형 기술 기업들이 이제 전통적으로 미국 기업에만 주어지던 투자자들의 매력을 얻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급등한 주가는 규제 탄압과 경기 침체로 수년간 타격을 입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탈했던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인기주들의 극적인 귀환을 보여준다.
올해 초 딥시크(DeepSeek)의 인공지능 돌파구가 촉발한 랠리는 9월 들어 중국 정부의 첨단 반도체 자급 노력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신호와 함께 더욱 가속화됐다.
“중국 AI를 둘러싼 전체적인 서사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리서치의 중국 주식 전략 책임자 위니 우는 말했다. “중국이 AI 연산 능력이라는 아주 중요한 병목을 돌파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올해 들어 중국 빅테크 기업 주가는 알리바바 96%, 텐센트 55%, 바이두 59% 상승했다. 특히 지난 한 달 동안 알리바바는 31%, 바이두는 48% 올랐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 바이두 쿤룬(Kunlun)과 같은 자체 첨단 반도체 설계 진전, 그리고 세계 경쟁력을 갖춘 AI 모델 발표가 투자자들의 기대를 더욱 끌어올렸다.
“다시 경쟁이 시작됐다. 동물적 투자 심리가 돌아왔다”고 PGIM 제니슨 어소시에이츠의 신흥시장 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 앨버트 콕은 말했다.
이번 반등은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 단속으로 알리바바 같은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최대 80%까지 증발한 뒤 나타난 현상이다. 알리바바 주식은 여전히 8600억 달러에 달했던 시가총액 최고점 대비 절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콕은 “지난 몇 년간 테크 산업은 성장율이 낮고 투자도 부진했다. 기업들은 사실상 자사주 매입에만 집중했다”며 “딥시크가 전환점이었다.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최고투자책임자 레이먼드 청은 “딥시크 이전에는 중국 기술기업이 설비투자를 해도 늘 의심을 받았지만, 지금은 성과를 낼 거라는 믿음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알리바바의 큐웬(Qwen) AI 모델, 텐센트의 위안바오(Yuanbao), 바이두의 어니(Ernie) X1.1은 애널리스트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업계 벤치마크 평가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이는 중국 14억 인구 전반에서 수익화와 생산성 향상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이것은 제4차 산업혁명이다. 우리는 [AI가]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 기계와 상호작용하는 방식, 나아가 사회 자체를 혁신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애버딘의 중국 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 부시 추는 말했다.
올해 초 시진핑 국가주석과 중국 빅테크 기업 간의 조율된 회동은 정부 정책 변화의 신호로 받아들여졌고, 이는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였다고 차트웰 캐피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에반 응은 말했다.
중국 기술주의 랠리는 디플레이션 압력과 하반기 성장 둔화 조짐으로 위축된 중국 경제 전반적인 상황 속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2분기 기업 실적이 부진하자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실망했고, CSI 300 지수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4개 분기 연속 정체 상태다.
“낙관론은 중국 거시경제보다는 테크 분야에 더 집중돼 있다”고 바클레이스의 유럽 주식 전략 책임자 엠마누엘 코는 말했다.
이 테크 낙관론은 홍콩에 상장된 초대형 그룹을 넘어 칩메이커 캔브리콘(Cambricon), SMIC, 그리고 혁신적인 바이오테크 기업들까지 확산됐다. CSI AI 지수는 올해 들어 61% 이상 상승했고, 항셍 바이오테크 지수는 무려 98% 올랐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중국 AI 주의 주요 매수층이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밸류에이션과 최근의 기술 진전 때문에 오랫동안 중국 비중을 낮게 유지했던 글로벌 투자자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와 중국에 대한 익스포저를 재구축하고 있다”고 롬바르드 오디에 아시아 재량투자 책임자 잭 시우는 말했다.
“모멘텀을 쫓는 것은 전 세계적 전염병이다. 중국 테크주 비중을 낮게 가져가면 큰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GAM 홀딩의 그룹 CEO 알버트 사포르타는 말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랠리가 반도체 자급 같은 실질적 진전만큼이나 투기에 의해서도 주도되고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잘 알 수 없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우는 말했다. 큰 기술적 진전을 주장하는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또, 중국의 외국산 반도체 구매 금지 조치가 금융시장에서는 기술적 성과의 증거로 해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지 않다면, 엔비디아를 거부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 The Financial Times Limited 2025. All Rights Reserved. Not to be redistributed, copied or modified in any way. Okhotsk Publishing is solely responsible for providing this translation and the Financial Times Limited does not accept any liability for the accuracy or quality of the trans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