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커크, 보수 운동가, 1993-2025

2025-09-12


젊은 세대에 MAGA를 전도했던 우파 인플루언서의 죽음


 


FT, Guy Chazan in New York 

2025 9 11


지난해 6월 디트로이트의 '터닝포인트 액션' 콘퍼런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 젊은 보수 활동가를 크게 치켜세우며, 자신의 MAGA 운동에 대한 청년 지지 확산에 그가 한 큰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젊은이들의 군대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젊은 애국자들입니다. 찰리, 우리는 당신이 고맙습니다.”


트럼프가 지목한 인물은 찰리 커크였다. 31세의 '컬쳐 워리어'인 커크는 수요일 총격으로 사망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 정치를 뒤흔들었고, 보수 진영은 가장 영향력 있는 대변인 한 명을 잃었다.


트럼프 첫 임기 때 수석 전략가였던 스티브 배넌은 “찰리 커크는 끝까지 워리어였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창날이었습니다. 그는 결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대학 중퇴자인 커크는 트럼프 시대 공화당의 파퓰리즘 미국우선주의 전환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그는 X에서 팔로어 520만, 틱톡에서 730만을 거느렸다. 그는 이 플랫폼들을 활용해 젊은 보수 세대에 MAGA 세계관을 전파하고 증폭했다.
그는 18세에 우파 성향의 학생 단체인 '터닝포인트 USA'를 만들었다. 이 단체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핵심 축으로 성장했다. 2019년에는 ‘더 찰리 커크 쇼’를 시작하며 영향력을 더 키웠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애플 팟캐스트 뉴스 부문 4위다.

그러나 커크는 자유주의 성향의 반대자들과 직접 맞붙으며 다른 우파 인플루언서들과 차별화했다. 그는 미국 전역의 좌파 성향 대학교에서 라이브로 기록된 ‘Prove me wrong’ 토론 시리즈로 유명했다. 그는 낙태, 비판적 인종 이론, 트랜스젠더 권리 같은 주제에서 학생들이 자신에게 도전하도록 초청했다.

“우리는 전부 기록합니다… 이런 생각들이 충돌하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요.” 커크는 한 X 게시물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대화를 멈출 때, 그때 폭력이 생겨납니다.”

미국 부통령 JD 밴스는 X에 이렇게 썼다. “가짜 요약본이 아니라 실제 찰리의 행사를 보시면, 거기는 좌와 우가 열린 마음으로 정직하게 대화하는 몇 안 되는 장소 중 하나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어떤 질문에도 답하고 누구와도 대화했습니다.”


커크는 민주당의 유력 정치인들과도 직접 교류했다. 그는 민주당 소속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개빈 뉴섬이 진행하는 정치 팟캐스트 ‘This Is Gavin Newsom’의 첫 게스트였다. 두 사람은 당시의 이념적 쟁점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그 에피소드는 3월에 공개됐다. 뉴섬은 여성 스포츠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의 출전을 허용하는 것은 “매우 불공정하다”라고 커크에게 동의했고, 이는 트랜스 권리 활동가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었다.

그리고 사건이 있은 수요일, 뉴섬은 커크에 대한 공격을 “역겹고, 사악하고,  부도덕하다”라고 규탄하고, 미국에서 “모든 형태의 정치적 폭력을 거부하라”라고 촉구했다.

 


1993년 생인 커크는 시카고 교외에서 자랐다. 그의 정치 경력은 2012년에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당시 그는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으로서 보수 성향 매체 브라이트바트 뉴스에 글을 기고해 '고등학교 교과서에 리버럴(미국 좌파) 편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글 덕분에 그는 폭스 비즈니스 방송에 출연할 기회를 얻었다.

곧이어 은퇴한 기업가 빌 몽고메리가 그에게 다가왔고, 두 사람은 이듬달 함께 TPUSA를 설립했다. 이 단체는 복음주의 기독교 사업가 포스터 프리스, 홈디포 공동창업자 버나드 마커스가 운영하는 재단 등 공화당 후원자들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커크는 점차 트럼프의 충실한 지지자로 진화하며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그의 성공적인 출마를 지지했고, 2020년 선거에서 제기된 선거조작 주장도 옹호했다. 2024년 선거를 앞두고 그는 대학 캠퍼스를 돌며 “너희는 세뇌당하고 있다(You’re Being Brainwashed)”라는 이름의 투어를 진행했고, 학생들과 다양한 주제를 놓고 토론했다. 이 장면들은 종종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며 확산되었다.

동시에 그는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구호를 적극 전파하는 핵심 인물이 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국경 분쟁”이라고 규정하고 동성 결혼과 다양성·형평성·포용(DEI) 프로그램에 반대했으며, 낙태를 살인이라고 주장하고 기후 변화를 부정했다.

그는 또한 2020년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가해로 살해되어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를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를 “망나니(scumbag)”라고 불러 리버럴 진영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커크는 마가(MAGA) 운동의 일부 주요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었을 때조차도 트럼프에게 강력한 충성심을 보였다. 지난 6월 이스라엘과 이란의 단기 전쟁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며 개입했을 때도 그랬다. 

그는 당시 이렇게 말했다. “세상의 무게를 어깨에 짊어진 트럼프 대통령은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행동했습니다. 앞으로 몇 시간 동안은 소파에 앉아 뒷공론만 하지 말고 우리의 총사령관을 믿으십시오.”

트럼프는 트루스 소셜에서 커크의 죽음을 알리며, “위대하고, 심지어 전설적인 인물”이라고 칭했다.

그는 이렇게 썼다. “미국 청년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품었던 사람은 찰리였습니다.”

커크의 죽음은 보복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불러일으켰고, 보수 진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좌파를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수 활동가 크리스토퍼 루포는 X에 이렇게 썼다. “급진 좌파가 폭력과 테러의 물결을 주도했던 과거에는, (전 FBI 국장) J 에드거 후버가 몇 년 안에 그것을 완전히 진압했습니다. 이제는 법의 범위 안에서 이 혼란을 일으킨 모든 자들을 잠입·교란·체포·구금할 때입니다.”

우익 활동가이자 인플루언서인 잭 포소비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친구 중 한 명을 노린다면, 그것은 대응을 요구하는 일입니다.”

커크는 아내 에리카 프란츠브와 두 자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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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츠크 리포트의 추가 설명>


1. AI는 커크의 안티인가?


이번 기사는 유독 번역이 어려웠습니다. 늘 사용하던 ChatGPT를 썼습니다. FT 기사 파일을 업로드하고 5문단씩 잘라서 번역을 시켰는데, 6번째 문단부터 GPT가 원문과 전혀 다른 텍스트를 가져와 제멋대로 사용해대기 시작했습니다. 다음과 같은 문장들입니다.


커크는 또 폭스뉴스 전 진행자 터커 칼슨, 배넌 등 극우 향 인물들과도 연계가 있었다. 그는 보수 성향 언론에 자주 출연했고, 매일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민주당, ‘딥 스테이트’, 그리고 그가 ‘좌파의 각성 의제’라고 부른 것들을 공격했다.

그는 논란을 즐겼다. 2020년 트위터는 그가 코로나19 검사에 관한 허위 정보를 퍼뜨린 뒤 계정을 일시 정지시켰다. 그는 이후 팬데믹을 ‘사기극’이라고 일축했다.

커크의 죽음은 공화당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는 트럼프 핵심 측근들과 직접 소통하는 위치에 있었고 전국에서 수천 명의 젊은 활동가들을 동원할 능력을 가진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FT 기사 원문에 없는 내용이고, 커크를 비난하는 내용입니다. ChatGPT 같은 AI가 긴 글을 번역할 때 한두 문장 정도 지어내는 건 가끔 일어나는 일이긴, 하지만 이렇게 3문단 이상을 통으로 지어내는 일은 저는 처음 봅니다. 


ChatGPT에게 이 사실을 지적하고 원문 그대로 번역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지피티는 "귀하의 문서에 없는데 제가 일반적 배경지식을 잘못 끌어와 환각을 했습니다"라고 하면서 앞으로는 100%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GPT는 15번째 문단에서부터 또다시 왜곡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 1월 6일 미 의사당 공격 이후 커크는 처음에는 폭력을 규탄했다. 그러나 나중에는 입장을 바꿔 트럼프의 ‘선거 도둑질’이라는 거짓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2020년 결과가 정당하지 않다는 생각을 홍보하기 위한 행사를 조직했고, 터닝 포인트 USA는 공격 전 집회를 위해 워싱턴으로 가는 버스를 지원했다.

그는 나중에 이런 사건에서 자신의 역할을 축소하려 했다. 그는 터닝 포인트가 “폭동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고, 버스들은 “폭력이 일어나기 전에 떠났다”고 말했다.

커크는 그날 의사당에 있지 않았다. 그러나 그 사건은 선거 사기라는 트럼프의 근거 없는 주장을 가장 앞장서서 옹호하는 인물로서 그의 명성을 더욱 굳혔다.


이것은 역시나 원문에 없는 내용이며 커크를 비난하는 내용입니다. 단순 환각 현상에 의한 오류라고 보기에는 분량이 너무 깁니다. 왜 자꾸 이러는지 지적하자 GPT는 "해당 문단들은 파일 내용이 아니라 제가 바깥 기억을 섞어 잘못 끼워 넣은 것입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왜 GPT에서 이런 강렬한 편향적 환각 현상이 나오는 걸까요? 


찰리 커크의 사망은 최근에 일어난 사건이라서, 이에 대해 ChatGPT의 정보 학습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같은 사건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query를 실시간으로 많이 참조할텐데, 그에 대한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즉 챗GPT에서 찰리 커크에 대해 묻거나 그에 대한 자료를 정리하는 사람들 상당수가 그에 대해 비판적인 성향을 갖고 있거나 비판을 위한 컨텐츠를 만드는데 GPT를 사용하고 있는 게 아닌가 추정합니다. AI는 결국 통계적으로 가장 그럴듯한 답을 찾는 알고리즘이므로 제 의도를 넘겨짚어서 이런 오답을 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GPT의 엔지니어들이 고의적으로 커크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의 답변이 많이 표출되도록 조정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GPT와 같은 AI 서비스들은 사용자들과 내부 QA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A/B 테스트를 늘 시행하면서 답변을 조정합니다. 저도 그런 테스터 역할을 한 적이 있습니다. AI챗은 100% 자동화된 시스템이 아니고 인간이 개입합니다.) 




2. 한국 기자들은 커크의 안티인가?


편집자의 의견을 하나 더합니다. 한국 언론매체들의 보도 행태에 대한 불만입니다.



이렇게 여러 한국 언론매체가 찰리 커크를 '극우 선동가'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말하는 '극우'가 대체 뭔가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나 심지어 미국 좌파의 바이블 뉴욕타임스도 보수(conservative), 우파(right-wing) 등으로 묘사했는데, 왜 한국언론은 그를 극우(extreme right)라고 묘사할까요?

기자들이 정신적으로 게을러서 그렇습니다.

커크가 주장하는 바의 핵심은 미국 리버럴 진영에서나 극우 얘기를 들을만하지, 한국인들에게는 그냥 평범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젊은이들이 결혼해서 애낳고 살게 하자, 낙태 불법화 하자, 난민 많이 받지 말자, 학교에서 게이나 레즈비언이 되라고 가르치지 말자, 도시의 치안을 강화하자.... 등의 얘기를 하는데 사실 우리 대한민국 정부는 이미 법적으로 다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선 결혼하고 출산하면 정부가 돈을 주고, 낙태는 불법이며, 난민은 안 받고, 성교육은 보수적이고, 길거리 범죄에 엄격합니다. 총기자유화 정도에서만 문화적 차이가 있는데 이 정도 가지고 한국 기자들이 커크에게 다짜고짜 ‘극우’ 프레임을 씌우는 건 지적 게으름입니다. 커크가 극우 인사이면 한국 정부는 극우 정부라 해야할 것입니다.
또한, 커크의 저격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공격입니다. 그가 우파냐 좌파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건전한 언론인이라면 커크가 총 맞은 것을 봤을 때 좌파 우파를 막론하고 분노해야 합니다. 뭐 물론 외국에서 일어난 일이니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볼 순 있겠으나 ‘죽을 만 했다’고 말하는 건 민주주의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작년 우리 한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했을 때와 마찬가지입니다. 윤 대통령은 무력으로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좌우를 막론하고 우리가 저항했던 것입니다. 커크의 살해범과 그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미국판 윤석열입니다. 우리는 저항해야 합니다.


나와 다른 의견을 말할 권리도 존중하는 게 민주시민의 기본 소양입니다. ‘(심지어 극우도 아닌데) 극우니까 총 맞아 죽어도 싸다, 매를 벌었다’라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은 민주국가의 저널리스트 자격이 없습니다. 언젠가 그 총알이 자신에게 날아와도 울어줄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에 대해, FT 기사에도 잠깐 언급된 개빈 뉴섬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민주당)의 말을 소개합니다.

"찰리의 기억을 기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의 일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즉, 서로 다른 이념을 가진 사람들이 활발한 담론을 통해 교류하는 것입니다. 민주주의에서 아이디어는 말과 성실한 토론을 통해 시험받는 것이지, 결코 폭력을 통해서가 아닙니다. 솔직한 이견(異見)은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지만, 폭력은 우리를 더 갈라놓고 이 나라의 핵심 가치들을 좀먹을 뿐입니다.”


- 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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