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계의 안세영' 한스 니먼, 무덤에서 돌아오다

2025-02-14

몸 안에 신호기를 숨겼다는 의심을 받고 체스계에서 매장당할 뻔한 체스 악동. 스스로의 힘으로 바닥에서 기어나왔다.


2025년 2월 7일

Oliver Roeder, The Financial Times


인터뷰 장소: Mari Vanna

41 East 20th St, New York, NY


주문 내용:

  • 콜라 4달러
  • 힌칼리 26달러
  • 연어를 곁들인 블리니 24달러
  • 메밀을 곁들인 비프 스트로가노프 34달러
  • 으깬 감자를 곁들인 치킨 키예프 34달러
  • 총액 (세금 및 서비스료 포함) 162.48달러

한스 니먼


미국의 체스 그랜드마스터 한스 니먼Hans Niemann은 어느 추운 오후 뉴욕시 플랫아이언 지구에서 우리가 점심을 먹기 전까지 4일 동안 자신의 아파트에서 나가지 않았다. 매일 탁구 로봇과 놀고, 배달 음식을 시켜먹고, 체스를 연습했다. 새로운 것을 찾고 자신의 약점을 분석했다. 그는 하루에 10시간씩 플레이한다. 전화기 단축 다이얼에 스파링 파트너들을 저장해 두고 있다.


21세의 니먼은 지금쯤 빛나는 순간을 즐기고 있어야 정상이다. 5년 전 세계 1157위에서 현재 20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그 뜨거운 같은 랭킹 상승 과정에서 체스계의 최고 빌런이 됐다. 갈등과 논란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그는 인터뷰 식사 장소로 그래머시 파크 근처의 러시아 레스토랑 마리 바냐를 선택했다. 내가 도착했을 때 이 식당은 비어 있었다. 사람들이 없었다는 뜻이다. 장식품은 많았다. 선반에는 골동품과 진귀품, 러시아 전통 인형들이 줄지어 있었고, 벽에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붙어 있었으며, 창문에는 레이스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다. 내 자리는 쿠션이 딸린 꽃무늬 소파였다. 니먼은 헝클헝클한 머리와 구겨진 폴로 셔츠 차림으로 약속보다 늦게 우리 테이블에 도착했다. 우리의 웨이터 볼로디미르는 마침내 할 일이 생겨 기뻐했다.


웨이터 볼로디미르는 전채 요리를 가져와 테이블 위 장식품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놓았다. 블리니와 연어가 우리가 먹은 것 중 가장 맛있었다. 공기처럼 가벼운 접힌 시트 위에 두꺼운 생선 층이 올려져 있었다. 힌칼리 만두는 건축학적으로 아름다웠다. 체스 말처럼 생겼고 소고기와 돼지고기로 속이 채워져있었다. 니먼은 아르메니아의 제르무크라는 도시에서 열린 대회 때 처음으로 힌칼리를 먹어봤다고 설명했다. 그가 머물던 호텔은 다음 해 아제르바이잔군의 폭격을 받았다고 들었다.


화려한 장식과는 대조적으로, 치킨 키예프의 맛은 상쾌할 정도로 단순했다. 닭고기, 버터, 그리고 감자. 니먼은 자신의 비프 스트로가노프가 맛있다고 나를 안심시켰다. 그는 빠르게 먹었다.




2년 전 그 사건


한스 니먼은 자신의 은둔 생활을 "운명의 조율"이라고 부른다. 이는 엘리트 체스계를 계속 괴롭히고 있는 대대적인 부정행위 스캔들 속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재건하려는 노력이다. 그는 자신을 "생존자"로 묘사한다. 또 진실을 밝히면서 "강력한 적들"의 맹공격을 이겨내고 있다고 했다. 그에게 가능한 유일한 구원은 세계 챔피언이 되는 것이다. "체스판 위에서 내 방식으로 균형을 이뤄낼 겁니다"라고 그는 의자에 기대앉으며 말했다.


그 균형은 2년여 전에 무너졌었다. 2022년 9월, 당시 19세였던 니먼은 세인트루이스의 권위 있는 체스 대회 싱크필드컵에 참가해 망누스 칼센Magnus Carlsen을 이겼다. 칼센은 체스 세계랭킹 1위이자 세계 챔피언이며 아마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체스 선수일 것이다. 그러나 축하는 짧게 끝났다. 체스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기도 한 칼센은 항의의 뜻으로 대회에서 철수하고 은근히 니먼의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식으로 비난했다. 그는 나중에 니먼의 "대국 내용이 비정상적"이었고 경기 중 니먼이 "긴장하지도 않고 완전히 집중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니먼은 자신이 12살과 16살 때 온라인 체스에서 여러 차례 부정행위를 했다는 것은 인정했다. 하지만 실제 대면 경기에서는 절대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이건 만화책을 훔치는 것과 CIA급 범죄를 비교하는 거예요"라고 그는 그 혐의에 대해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가 숨겨진 장치를 이용해 공모자로부터 수를 전달받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문제의 세인트루이스 대회에서 그가 부정행위를 했다는 증거는 없다. 일론 머스크가 1억 명이 넘는 트위터 팔로워에게 퍼뜨린 음모이론에는 항문 구슬이란 개념도 등장한다. 이는 2006년의 화장실게이트(한 선수가 화장실에 가서 전화 상담한 케이스)와 작년의 청바지게이트(대회 복장 규정을 위반한 청바지 착용)사이에 벌어졌던 가장 큰 체스 스캔들이었다.


니먼은 폐쇄적인 체스 사회에서 추방됐다. 이후 니먼은 망누스 칼센과 다른 이들을 명예훼손, 공모 등의 이유로 고소하며 1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당사자들은 비공개 합의를 이뤘고 소송은 취하됐다. 그 사건 이후 나는 니먼에게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통찰이 생겼을 테니 이 일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겠냐'고 물었었다. 답은 15개월이 지나서야 도착했다. "점심 같이 할 준비가 됐어요."




증거 없는 징계


체스의 기원은 약 1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군사 전략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하는 인도의 차투랑가Chaturanga 게임이 그 기원이다. 이제는 서구의 대표적인 보드게임이 됐다. 너무나 대표적이어서 체스 실력은 종종 은유적으로 지능 그 자체와 동일시된다. 또 체스는 수십 년 동안 인공지능의 공격 대상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1990년대 후반 IBM 슈퍼컴퓨터가 당시 세계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를 이겼을 때가 그 정점이었다. 기계가 체스를 잘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지능이 있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은 체스에서 부정행위의 씨앗이자 그것을 퍼뜨리는 쟁기가 됐다. 우리가 쓰는 휴대폰은 이제 어떤 인간보다도 훨씬 강한 체스 선수다. 또 알고리즘은 규칙을 어기는 사람들을 식별하는 데까지 사용된다.


어쨌든 체스는 최근 호황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락다운, 넷플릭스 시리즈 '퀸스 갬빗'의 대 히트,  카리스마 있는 유튜브 스트리머들의 부상 등의 요인들이 현재의 인기를 이끌었다. 체스는 뜻밖에도 e스포츠까지 됐다. 열정적인 젊은 그랜드마스터들이 열정적인 젊은 관객들을 위해 플레이하고 방송하는 고대 게임이 된 것이다.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는 체스 인플루언서들이 여럿 있고 니먼도 그 중 하나가 되길 원한다. 그의 말대로 젊은이가 구 세력에 던진 도전이다. 그는 올 여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e스포츠 월드컵을 언급했다. 이 대회는 최근 체스를 종목에 추가했다. "거기엔 돈이 많이 걸려있죠"라고 그는 말했다. 상금이 150만 달러다. 망누스 칼센과의 재대결도 있을 수 있다. 칼센은 이 대회의 글로벌 홍보대사다.


니먼이 세인트루이스 대회와 그 이전에 무엇을 했든 혹은 하지 않았든, 체스닷컴(Chess.com)은 그를 제재했다. 체스닷컴은 체스계의 초거대 권력이다. 이들은 2022년 10월 니먼이 100개가 넘는 온라인 게임에서 "아마도 부정행위를 했을 것"이라고 결론 내린 72페이지의 기술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는 2023년 8월에 복권됐다.


니먼은 그 보고서의 내용이 터무니없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 보고서를 과학 저널에 제출했다면, 비웃음을 샀을 거예요"라고 그는 말한다. 체스의 국제 기구인 피데(FIDE)는 부정행위라는 "전염병"을 막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체스계의 경제적, 문화적 중심 단체인 세인트루이스 체스클럽은 그의 이메일에 더 이상 답장을 하지 않게 됐다고 그는 말한다. 니만은 여기서 이해관계의 충돌을 감지했다. 체스닷컴은 최근 망누스 칼센의 회사인 플레이매그너스Play Magnus를 8290만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언론의 감시도 그에 못지않게 강도 높았다. 약 1년 전 니먼은 변호사와 함께 유명 방송인 피어스 모건이 진행한 혹독한 인터뷰에 참여했다. 이 인터뷰는 음흉한 음모론의 세부사항에 집착했다. "그들이 틈새도 수색했나요?"와 같은 질문이 나오고, "항문"이라는 단어가 여러 번 언급됐다.



니먼은 때때로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시간이 가면 결국 입증될 거예요"라고 그는 말한다. 시간도 그렇지만, 체스판에서의 성공도 분명히 도움 될 것이라고 내가 말하자, "제 마음속에서는 그건 당연히 일어날 일로 보고 있어요"라고 그가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 대한 제재와 그 후의 고난을 살인 미수의 방식에 비유한다. "누군가를 칼로 찌르면 끝장을 봐야죠"라고 니먼은 자신이 고소한 피고인들, 그러니까 "적들"에 대해 말했다. 그는 자신이 그 상처에서 피를 흘리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들은 총을 쏴야만 했죠, 그렇죠? 만일에 그들이 끝까지 가지 않았고, 제가 살아남는다면, 저는 그 이야기를 하며 계속 살테니까요."




"아직 전쟁 중이에요"


니먼은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고 이후 어린 시절 일부를 네덜란드에서 보냈다. 그는 네덜란드의 영재학교에서 8살 때 체스를 배웠다. 체스는 수구와 함께 그의 어린 시절 열정이었다. 결국 미국으로 돌아와 동부 해안에 정착한 그는 명문 콜롬비아 프렙스쿨에 다녔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가 부유한 집안 출신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는 나에게 장학금을 받아 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체스를 가르쳐서 돈을 벌었다. 엄청난 수업료를 지불할 수 있는 부유한 체스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어린이 시절


그는16살에 재정적으로 독립했고 그때부터 혼자 살았다. 17살에는 그랜드마스터가 됐다. 21살인 지금 그는 성가실 정도로 자신감이 넘친다. "겸손하게 말씀드리자면, 저는 미국 최고의 재능이에요"라고 그는 말한다. (사실 그는 미국 랭킹 6위지만, 자신보다 위에 있는 사람들보다 훨씬 나이가 적긴 하다.)


세인트루이스 사건의 결과로, 니먼은 보통 유망한 젊은 선수를 기다리는 탄탄대로에서 밀려나 황무지로 내몰렸다. 체스에서 경제적으로 성공하려면 후원금과 큰 상금이 걸린 대회 초청이 중요하다. 이는 다시 온라인 상에서의 명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체스계에서는 내부자의 클럽에 들어가야 대회 초청장이 옵니다"라고 니먼은 말한다.


2022년 9월 이후, 그는 거의 초청을 받지 못했다. "체스계가 투명하지 않고 닫혀있기 때문에, 그들은 내 경력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었어요. 그들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이 모든 대회에서 저를 보이지 않게 블랙리스트에 올릴 수 있었죠." 그는 세인트루이스쪽 대회들에 참가하지 못한 것으로만 수십만 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추산한다.


대신 그는 필사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형편없는 대회들"을 찾아 나섰다. 보통 그가 압도적으로 가장 높은 시드를 받을 수 있는 오픈 대회들이었다. 잃을 것은 많고 얻을 것은 적었다. ("튀니지에 실례가 되지 않길 바랍니다"라고 그는 서둘러 덧붙였다.) 외딴 공항들, 허름한 호텔들, 적은 상금, 부족한 수면, 많은 에스프레소, 그리고 몸을 쇠약하게 만드는 귀 감염의 시간이었다.


니먼은 체스 선수이고 따라서 체스를 둬야만 한다. "저는 이미 고통과 비참함에 익숙했어요"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어린 시절을 가장 애정 어린 마음으로 회상한다. "유목민 체스 집시"로서 고등학교를 빠져나와 체스를 두기 위해 세르비아를 여행하고, 좁고 못생긴 호스텔에 머물며 3달러짜리 샌드위치로 살았던 날들을. "저는 너무 행복했어요"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을 급우들을 상상하며 미소 짓는다.


그 사건 이후, 니만은 전 세계를 돌며 체스 대회에 참가했다. 뉴욕 매거진은 영국령 맨섬(Isle of Man)의 더글라스라는 동네의 해변에서 니먼이 "나는 최고야! 나는 세계의 왕이야!"라고 소리치는 것을 목격했다고 보도했어다. 러시아 국경에서 30km 떨어진 카자흐스탄 북서부의 우랄스크에서는 호텔 직원들이 그의 미국 여권을 보고 그가 스파이가 아닐까 의심했다. 이 기간 동안 니먼의 세계 순위는 세계 35위에서 80위 근처까지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카자흐스탄에 혼자 앉아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라고 생각했다.



결국 그는 '한스 니먼 vs. 세계(Hans Niemann Against the World)'라는 대회를 직접 만들었다. 적절한 이름이었다. 이 대회는 작년에 열렸으며 최상위 그랜드마스터들을 상대로 5일 동안 다양한 체스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는 숲을 헤치고 나와 세계 16위라는 개인 최고 순위까지 올랐다.


"올해는 아주 큰 해가 될 거예요"라고 그는 말한다. "그들의 제재가 풀리고 있어요. 저는 매그너스와... 올해 많이 대결할 거예요." 그는 3월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리는 아메리칸컵 초청을 기대하고 있다.


나는 공항 줄에 서있거나 호텔에 체크인할 때, 그가 혹시 인생에서 다른 일을 하는 것을 고려해본 적이 있는지 궁금했다. 그는 웃었다. "저는 전쟁 중인 군인이에요. 전쟁은 끝나지 않았어요. 전쟁이 끝나면 연락드릴게요."


니먼이 생각할 때, 엘리트 체스계는 하나의 어두운 섬이다. 그 자체의 조직과 주민, 규칙이 모두 갖춰져 있다. 그는 거기에 갇혀 있다고 느끼며 탈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한다. "저는 터널을 파고 있어요"라고 그는 말한다.


하지만 터널을 파는 일은 파괴적일 수 있다. 2023년 한 대회에서 니먼은 몇 판의 게임에서 실망스럽게 패배한 후 호텔 방의 물건들을 부쉈다. TV 리모컨 두 개, 램프 하나, 그리고 신발로 깨뜨린 유리 액자였다. 그것은 비싼 분노 표출이었다. 5000달러의 벌금과 함께 세인트루이스 체스클럽에서 1년 추가 제명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했다.


"다른 스포츠에서는 이런 행동이 쿨하다고 칭송받았을 텐데. 체스에서는..."이라며 니먼은 말끝을 흐렸다.


고담체스GothamChess라는 닉네임을 쓰는 스트리머 레비 로즈만Levy Rozman은 작년 9월 날카로운 인터뷰에서 니먼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의 몰락은, 지난 몇 년간 당신이 받은 대우가 정당했든 아니든, 당신이 행동하는 방식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니먼은 이렇게 말한다. "저는 진실을 말해요. 오늘날의 세상에서 매우 위험한 일이죠."



훈련으로서의 독백


스트리머 로즈만은 니먼의 언행이 프로레슬링에 나오는 빌런의 연기 같다고 말했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히 훈련의 일환이기도 하다. 니먼은 우리가 식사하는 동안 나에게 말하고 있지만, 동시에 자신에게도 말하고 있다. 자신의 플레이를 이끄는 내면의 독백을 연습하고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는 상대의 손이 체스판 위에서 떨리는 것을 보는 것을 즐긴다. 마치 바비 피셔Bobby Fischer가 상대의 자아를 부수는 순간을 즐겼다고 유명한 것처럼.


"내면의 독백을 가장 정확하고 간결한 형태로 발전시키려고 노력해요"라고 니먼은 말한다. "내면의 독백은 너무나 중요하죠."


니먼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사람이 바비 피셔다. 그는 1972년 소련의 체스 기계를 무너뜨리고 세계 챔피언이 된 전설적인 미국 선수다. 니먼은 자신을 피셔와 매우 비슷하게 모델링하고 있으며 그들의 삶이 "섬뜩할 정도로 비슷하다"고 말한다. 둘 다 어릴 때 뉴욕에서 혼자 살았고, 수십 년의 시차를 두고 같은 대회에서 우승했으며, 때때로 오해받았다. 둘 다 성격이 까다로웠으며, 어둠의 세력들에게 시달렸지만 그들을 큰 목소리로 고발했다.


"그는 KGB와 소련스포츠위원회와 맞서 싸워 극복했어요"라고 니먼은 피셔에 대해 말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인식하는 적들도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바비 피셔의 무덤을 찾은 니먼


니먼은 피셔의 생이 좋게 끝나지 않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세계 챔피언십 이후 피셔는 공적인 영역에서 사라졌고 망명 생활을 하다 죽었다. 그는 제재를 위반하고 유고슬라비아에서 가짜 '세계 챔피언십' 경기를 한 것 때문에 미국 정부의 처벌을 받았다. 기자회견 도중에 재무부의 편지에 침을 뱉은 적도 있다. 피셔는 유대인 대학살을 부정했고, 9/11 테러를 찬양했으며, 정신을 잃었다.


그렇다. 니먼은 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최상위 체스 게임에서는 일종의 편집증이 필요하다고 그는 주장한다. 체스판 위에서는 "모든 잠재적인 공격 지점"을 인식하고 모든 위협을 경계해야 한다. 그것이 삶의 다른 부분으로 새어나갈 수 있다. "그것이 체스의 대가예요"라고 그는 말한다.


"체스가 피셔를 미치게 만들었을까요?" 그가 묻는다. "아니면 체스가 그의 정신을 온전하게 지켜줬을까요?"


볼로디미르가 테이블을 치운다. 독백이 절정에 도달한다.


"언젠가 저는 세계 챔피언이 될 거고, 이 사람들은 정말 조용해질 거예요"라고 니먼이 말한다. "입증의 과정은 느릴 수 있어요."




*필자 올리버 뢰더는 FT의 데이터 저널리스트이며 'Seven Games: A Human History'의 저자다

*사진: 한스 니먼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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