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NSS) 해설

2025-12-16


지난 11월 25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National Security Strategy(NSS)라는 문서를 공개했습니다. 표지와 목차 포함 33페이지이며 누구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또록 백악관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이 문서는 트럼프 정부가 세계 안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친애하는 동료 미국인들에게'라며 머릿말을 썼습니다. 


그 다음이 특이합니다. 머릿말 다음에 나오는 1장은 '미국의 전략'이라는 게 무엇인지(What Is American Strategy?), 그리고 과거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말합니다. 2장에서도"What Should the United States Want?" (미국이 무엇을 원해야 하나?)라며 근본적인 질문에 먼저 답을 하고 있습니다. "What do.."가 아니라 "What should..."라고 쓴 게 핵심입니다. 이어지는 3장은 'What Are America's Available Means to Get What We Want?' (우리가 원하는 걸 이루기 위해 우리가 가진 방법은 무엇인가?) 입니다. 


그러니까 전략 보고서라고 해서 전략을 주욱 설명하는 게 아닙니다. 전략이라는 말 자체가 무얼 의미하는지 정의하고, 또 미국이 대체 그 전략으로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부터 정의하는 것입니다. 


즉 트럼프는 국가 안보 전략을 논하기에 앞서, '전략이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명제부터 시작합니다. 그런 다음 그걸 왜 우리가 추구해야 하고 우리가 가진 수단과 제약조건은 무엇인지 말합니다. 이것은 똑똑한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입니다.



이 내용 중에서 오호츠크 편집자 눈에 띄는 핵심만 적어봤습니다. 



미국 국가안보전략

2025년 11월 25일



1장: 미국의 전략이란 무엇인가?


  • 전략이란 '목적'과 '수단'을 이어주는 연결이다. 
  • 전략은 또한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다. 미국의 전략이 지구상 모든 나라, 지역, 이슈, 목적을 다 추구할 수는 없다. 
  •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외교 엘리트들은 미국이 영구적으로 세계를 지배해야 한다고 믿어왔다. 그놈의 엘리트들 때문에 일반 미국 국민들의 삶과는 전혀 상관 없는 지역의 문제까지 미국이 다 짊어져온 것이다. 심지어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나라의 일들까지도 우리가 책임져왔다.
  •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놓인 질문은 (1) 우리 미국이 무엇을 원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 (2) 우리가 가진 수단은 무엇인지 아는 것, (3) 그 둘을 잇는 전략이 무언지 생각하는 것이다.


2장: 미국은 무엇을 원해야 하나?

  • 미국은 미국시민, 영토, 경제, 그리고 삶의 방식을 지켜야 한다. 최고의 군대, 최고의 산업생산력, 최고의 인프라, 최고의 과학과 혁신, 최고의 소프트파워를 가져야 한다. 건강한 아이들을 기르는 전통적 가족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
  • 미국은 서구 세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돕고, 인도태평양 지역과 중동 지역의 바다가 계속 열려있도록 해야 한다. 미국의 기술과 미국의 기준이 세계 표준이 되도록 해야 한다.


3장: 미국이 가진 수단은 무엇인가?

현재 미국이 가진 장점은 다음과 같다. 

  1. 오류를 수정할 수 있는 정치 시스템.
  2. 세계 최대의 경제.
  3. 달러의 힘과 선진 금융 시스템.
  4. 선진 과학기술 섹터.
  5. 세계 최강의 군대.
  6. 세계 주요 지역에 위치한 동맹국들.
  7.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 지정학적 요건과 천연자원.
  8. 문화적 소프트파워.
  9. 그리고 미국인들의 애국심과 용기와 의지.

여기에다가 트럼프 정권이 추가하고 있는 장점은 다음과 같다.

  1. DEI(다양성) 중시 문화 대신 능력 중시의 문화를 되찾고 있다.
  2. 에너지 산업과 제조업을 되살려 중산층을 부흥시키고 있다.
  3. 규제를 없애고 세금을 줄여서 비즈니스와 투자를 부흥시키고 있다.
  4. 과학기술과 군사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4. 국가안보전략 세부 내용

(1) 원칙

  •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를 좋아한다. 전쟁은 미국의 이익에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 세계의 가장 근본적인 정치 단위는 국가다. 국제기구가 아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는 스스로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게 당연하다. 또한 각 국가가 스스로의 이익을 우선시할 때 오히려 세계가 더 잘 돌아간다. 미국은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할 것이고, 다른 나라들도 각자의 이익을 먼저 추구하라고 독려할 것이다.
  • 국제기구 같은 것들이 각 국가의 주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그들이 우리 미국의 주권도 침해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 특정 나라가 너무 큰 지배력을 가지면 좋지 않다. 미국이 더 이상 세계를 지배하려 하지 않는 것처럼, 다른 어떤 나라들이 세계나 특정 지역을 지배하려 하는 것도 막을 것이다. 

(2) 우선순위

  • 한 나라의 장기적 운명은 어떤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느냐가 결정한다. 대량 이민의 시대는 끝나야 한다. 
  • 세계 어디든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양심의 자유가 필요하다. 엘리트들이 지배하는 비민주적 유럽사회와 일부 서구사회에 미국은 반대할 것이다.
  • 안보 동맹국들이 각자의 지역에서 자기 역할을 다 하면 미국이 기술도 나눠주고 방위계약도 나눠줄 것이다.
  • 방위산업 살리고, 주요 광물 확보하고, 에너지 지배력 지킬 것이다.
  • '탄소 넷 제로' '기후 변화' 이데올로기는 추방할 것이다. 그런 정책들이 유럽을 망쳤고 적국들에게 이익을 줬다.

(3) 지역별 전략

ㄱ. 미주:

  • '먼로 주의'를 다시 가져온다. 동맹국들과 경제적으로 서로 번영할 수 있도록 한다. 동맹국의 수를 늘린다. 
  • 이 지역 밖의 다른 나라들이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막는다.

ㄴ. 아시아: 

  • 30년 동안 미국이 중국 경제 성장을 도왔는데,, 중국은 국제 질서를 따르는 나라가 되기는 커녕 자기들만 부자가 됐고 권력을 휘두르게 됐다. 이거 미국 외교 엘리트들과 4명의 선대 대통령들의 잘못이다. 
  • 미국 경제를 부흥시켜서 최소한 2030년대까지는 세계 최대 경제로 남아있어야 한다. 인도, 일본, 호주와의 관계를 계속 개선해가며 이 지역 특정 국가(=중국)의 지배를 막아야 한다. (한국은 언급되지 않음!)
  • 미국은 이 지역에 있는 저개발국가들이 자본시장을 발전시키도록 돕고 각 통화가 미국 달러에 더 밀접하게 연결되도록 도울 수 있다. 그래야 달러 패권을 유지할 수 있다.
  • 대만은 매우 중요하다. 반도체 산업 때문이기도 하고, 지리적으로 남아시아와 북아시아를 나누는 지점이기도 하며 무역선들이 지나가는 길목이기도 하다. 미국은 현 상태의 변경에 반대한다.
  • 태평양의 1차 저지선을 지키기 위해 동맹국들도 더 많이 투자해야 하고 더 많은 액션을 해야 한다. 특히 일본과 한국의 방어력을 업그레이드하게 해야 한다. 


(한국은 1차 저지선(도련선)에 들어가지 않음!)


ㄷ. 유럽:

  • 유럽은 경제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몰락하고 있다. 20년 후면 완전히 망가져서 몰라보게 될 것이다. 믿을만한 동맹으로 남아있을지 없을지 모르겠다. 많은 유럽 국가들이 몰락의 길을 더욱 빨리 걷고 있다. 자신감 상실, 규제 중심의 정치 등이 문제다.
  • 그렇다고 미국이 유럽을 마음속에서 지워버릴 수도 없다. 미국의 뿌리 중 하나는 유럽이니까.
  • 장기적으로 몇몇 나토 회원국들에서는 비유럽인 인구가 유럽인 인구를 초과하게 될 거다. 그런 상태가 됐을 때 과연 그들이 미국의 우방국 역할을 계속 하려고 할까? 그렇게 믿을 수가 없다. 그러므로 나토가 영원히 미국의 동맹으로 남을 거라는 믿음도 버려야 한다. 
  • 대신 남유럽, 동유럽, 중유럽에 있는 건강한 국가들을 문화 교류, 군사 교류, 정치 교류 등을 통해 미국의 동맹국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ㄹ. 중동

  • 중동은 원래 세계의 화약고였는데 트럼프 정부가 이미 상당부분 평화를 셋팅했다. 
  • 계속 우호관계를 넓혀가되, 과거 정권들처럼 중동에 미국식 이데올로기를 주입시키려 하면 안 된다. 이 지역의 문화와 풍습, 정치체제를 존중해야 한다. 
  • 과거에는 석유 수입 때문에 이 지역을 미국이 지배하려 했지만 이제는 미국도 석유 순 수출국이 됐으므로 그렇게 노력할 필요가 없다. 현지 지도자들과 우정을 쌓아가며 투자나 하면 된다.

ㅁ. 아프리카:

  • 오랜 기간 미국은 아프리카에 구호자금을 지급하는 대신 미국식 좌파 리버럴 사상을 전파하려고 노력해왔다. 이젠 그렇게 해선 안 된다.
  • 아프리카를 동등한 경제적 파트너로서 대접하고, 일방적 지원이 아닌 상호 투자 기반의 우호관계를 조성해야 한다. 
  • 에너지와 희귀 광물 분야가 특히 유망하다. 이를 위해 핵발전 산업, LNG 산업 등도 발전하도록 아프리카를 도와야 한다.



오호츠크 편집자의 느낌: 이 내용을 보면 트럼프에게 한국은 혈맹이라기보다는 덜 친한 친구 정도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확대를 막으려 할 때 한국이 최대한 지역 내에서 함께 억제해주고 만일의 경우 싸워주기도 기대하지만, 일본이나 대만처럼 미국이 꼭 나서서 지켜줘야 할 나라는 아니다...라는 모양새입니다. 지역 내 안보 동맹으로 인도, 일본, 호주를 언급하면서 한국만 쏙 뺀 것이 실수는 아닐 것입니다. 이전 대통령들의 보고서와는 다릅니다.


또한 북한의 위협이 전혀 언급되지 않는 것도 주의깊게 봐야 합니다. 트럼프는 1기 때부터 북한을 나쁘게 보지 않았습니다. 과거 미국 대통령들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꼽았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사실 북한이 아무리 핵무기를 몇 개 만들었다 해도 그걸로 미국에 실질적 위협을 가하지는 못합니다. 미국은 지금 러시아, 중국이 갖고 있는 핵무기 수천 기를 상대하는 나라인데 거기에 북한 핵미사일 몇십 개 더한다 해서 별 차이가 나지도 않습니다. 


트럼프에게 있어 북한과 남한, 특히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은 중국을 최전선에서 견제하는데 쓸 수 있는 체스판 위의 졸병(pawn)입니다. 북한이라는 졸이 겉으로는 러시아, 중국편인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북한도 남한만큼이나 역사적으로 중국, 러시아에게 감정이 좋지 않습니다(북한은 스스로를 고구려의 후예라고 생각하는 나라입니다. 국뽕도 우리보다 강합니다.). 북한은 중국이나 러시아가 시키는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공산주의자라고 해도 그들도 속으로는 보수 민족주의자들입니다. 트럼프도 이런 점을 알기에 북한을 적국으로 삼기보다는 자기 편 졸병으로 끌어들이거나 최소한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동아시아의 지뢰밭 정도로 남겨두려고 하는 것입니다.


또한 트럼프는 한국 주도의 남북통일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민주적으로 통일되는 한국은 지금보다 중국/러시아의 입김에 오히려 더 흔들릴 가능성이 큽니다. 국경을 맞대게 될 것이고 정치적으로도 혼란해질테니까요. 차라리 지금처럼 남북한이 첨예하게 수백만 병력을 배치해 군사 대치 상태를 유지하면서 그로 인해 중국도, 러시아도 함부로 한반도에 발을 내밀지 못하게 하는 편을 선호하고 있을 겁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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