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자율주행 기술은 이미 육해공 전력의 대세가 되고 있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이것이 지휘관들의 성향까지 바꾼다는 것이다.
Charles Clover
Dec. 3, 2025 (원문 공개)
런던 쇼디치 지구의 어두운 방. 거대한 스크린이 켜지며 발트해 지도가 나타난다. 몇 개의 키스트로크가 더해지자 해상 항해 데이터가 지도 위에 덧씌워지고, 움직이는 선박들이 보인다. 또 하나의 명령이 입력되자 이번에는 해저 통신 케이블의 노선이 뜬다.
거의 즉시, 리투아니아와 스웨덴을 잇는 BCS 이스트-웨스트 인터링크 인터넷 케이블을 향해 가는 라이베리아 국적 선박 하나가 빨간 아이콘으로 표시된다. 선박의 프로필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 가상의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AI 기반 소프트웨어 '도민AI(dominAI)'가 그 배를 잠재적 위협으로 식별한 것이다. 지휘관은 즉시 군용 드론이나 해군 함정을 보내 대응할 수 있다. 시스템은 이어서 각각의 대응책을 시뮬레이션하고 성공 가능성을 예측해 지휘관의 판단을 돕는다.
이 시나리오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2024년 11월, 이스트-웨스트 인터링크는 24시간 안에 손상된 두 개의 해저 통신 케이블 중 하나였고, 정부는 사보타주를 의심한 바 있다.
도민AI는 영국의 게임 회사였던 하디안(Hadean)이 만든 시스템이다. 이 회사는 이를 차세대 분쟁에서 영국군에게 필요한 지휘·통제 솔루션으로 내세우고 있다. 영국은 민간과 군이 가진 여러 출처의 데이터를 하나의 지휘 네트워크로 통합하는 AI 기반의 디지털 타기팅 웹 구축에 1억 파운드를 배정했다. 이를 통해 지휘관은 감시에서 무력 대응으로 얼마나 빨리 전환해야 하는지, 더 빠르고 더 정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2025년 영국 국방전략검토보고서의 저자 중 한 명이고 전 영국 육군 장군인 리처드 배런스 경은 “AI는 전체 군사 구조를 떠받치고 있으며,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타기팅 프로세스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완전한 자율 지능 기계가 전장에 등장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지만, AI는 이미 인간이 정보를 처리하고 압박 속에서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미국은 이미 AI 기반 지휘·통제 시스템을 배치했다. 데이터 인텔리전스 그룹 팔란티어가 설계한 메이븐(Maven)은 2024년 예멘 공습에서 실제 전투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나토군도 그 변형을 채택했다.
첫 번째 문제는 전장에서 기지국 없이 데이터를 전송시키고, 전자전 교란을 극복하는 일이라고 아론다이트(Arondite)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윌 블라이스는 말한다. 이 회사는 코발트(Cobalt)라는 스마트 시스템을 개발했다. 블라이스는 “전송이 필요한 데이터 양을 최소화하는 것이 혁신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이후 AI 모델이 방대한 영상이나 음파 데이터를 처리하며 피로에 취약한 인간 운영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인다. 그 다음에는 '오케스트레이션'이다. 드론이든 로봇이든 인간 팀이든, 가장 적합한 자산을 가장 빠르게 불러내는 일”이다.
그러나 속도만이 AI가 가져올 변화의 전부는 아니다. 다른 하나는 군사적 개념으로서의 ‘규모’다. 자율 드론과 로봇이 더 큰 적과의 전투에서 수적 열세를 메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러시아와 맞닿은 나토의 4300km 동부 전선은 숫자의 부족을 드론으로 메워야 한다는 새로운 필요성을 낳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로보틱스 기술의 혁신을 보여주었다. 값싼 FPV(1인칭 시점) 드론들 덕분에 우크라이나군이 더 큰 러시아군에 맞서고 있다. 러시아군도 마찬가지로 드론을 쓰고 있다.
다음 단계는 자율성이다. 더 이상 운영자 한 명이 드론 한 대를 조종할 필요가 없는 드론과 지상 로봇이 등장하는 것이다. 11월, 미 해병대는 미국의 오테리온(Auterion)이 만든 다수의 쿼드콥터 드론을 이용해 훈련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 드론들은 “실시간 AI를 적용해 병사들이 하나의 전력처럼 움직이는 군집을 운용하도록 돕는다”고 회사는 말한다.

쿼드톱터 조종 훈련을 받는 미군 해병대 병사들
갤로스의 공동창업자인 딘 존스는 “우크라이나에서 4명짜리 팀이 20km 전선을 맡아야 한다면, FPV와 로보틱스만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기계의 자율적 대응이 어느 정도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반자율 무장 지상 로봇인 크램푸스(Krampus)를 전장 배치용으로 승인했다. (크램푸스는 크리스마스에 산타와 함께 나타나 나쁜 아이에게 벌을 준다는 중세 우화 속의 악마다)
전자전 교란으로 인해 인간의 직접 통제가 무력화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이 필수적이다. 독일 스타트업 ARX 로보틱스는 우크라이나에서 지상 무인 차량을 운용하는데, 통신이 불가능할 경우 충돌 회피 기능을 포함한 웨이포인트 기반 자율 주행을 할 수 있다.
하늘에서도 마찬가지다. 영국은 일본, 이탈리아와 공동으로 2042년까지 개발할 6세대 전투기 프로그램, '글로벌 컴뱃 에어크래프트' 프로그램에 연간 약 2억 파운드를 투자하고 있다. 이 전투기는 유인기와 함께 비행하는 이른바 '로열 윙맨' 드론들과 연동해 운용될 예정이다.
바다 아래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가 최근 구매한 안두릴의 '고스트 샤크' 같은 자율 잠수함과, 헬싱의 'SG-1 파텀(Fathom)'처럼 잠수함을 탐지하는 해저 로봇이 빠르게 현실이 되고 있다. 수십 년 전부터 존재해온 이 장기 체공 드론들, 즉 글라이더는 부력을조절하며 움직인다. 그러나 헬싱은 자사의 시스템에 루라(라는 AI를 장착해 함선과 잠수함의 음향 신호를 식별하도록 했다.


안두릴의 고스트샤크, 헬싱의 SG-1 파텀 무인 잠수함
자율성이 확산될수록 윤리적, 법적 질문은 더 깊어진다. 기계가 정말로 전투원과 민간인을 구별할 수 있을까? 이른바 '부수 피해(collateral damage)'가 가져올 도덕적 무게를 이해할 수 있을까?
위트레흐트대의 제시카 도시는 “국제 인도법 준수를 최종적으로 보장해야 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기 때문에, 상황에 적합한 인간적 판단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AI 시스템이 복잡한 도덕적, 법적 판단을 “알고리즘 모델”로 압축할 위험을 경고한다.
마찬가지로, 기계가 매시간 수백 개의 잠재적 타격 목표를 생성한다면, 인간 운영자는 그 시스템을 자동으로 신뢰하게 되는 '자동화 편향'이나, 혹은 시스템이 요구한다는 이유만으로 액션을 취하려는 '행동 편향'에 빠질 수 있다. “문제는 알고리즘 시스템이 인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느냐 여부가 아니라, 그것이 인간의 정신적 구조와 사고 프로세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라고 도시는 말한다.
인간이 알고리즘에 얼마나 많은 판단을 넘기느냐는 전쟁의 승패를 가를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결국 패배보다 더 큰 위험을 낳을지도 모른다.

© The Financial Times Limited 2025. All Rights Reserved. Not to be redistributed, copied or modified in any way. Okhotsk Publishing is solely responsible for providing this translation and the Financial Times Limited does not accept any liability for the accuracy or quality of the 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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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자율주행 기술은 이미 육해공 전력의 대세가 되고 있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이것이 지휘관들의 성향까지 바꾼다는 것이다.
Dec. 3, 2025 (원문 공개)
런던 쇼디치 지구의 어두운 방. 거대한 스크린이 켜지며 발트해 지도가 나타난다. 몇 개의 키스트로크가 더해지자 해상 항해 데이터가 지도 위에 덧씌워지고, 움직이는 선박들이 보인다. 또 하나의 명령이 입력되자 이번에는 해저 통신 케이블의 노선이 뜬다.
거의 즉시, 리투아니아와 스웨덴을 잇는 BCS 이스트-웨스트 인터링크 인터넷 케이블을 향해 가는 라이베리아 국적 선박 하나가 빨간 아이콘으로 표시된다. 선박의 프로필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 가상의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AI 기반 소프트웨어 '도민AI(dominAI)'가 그 배를 잠재적 위협으로 식별한 것이다. 지휘관은 즉시 군용 드론이나 해군 함정을 보내 대응할 수 있다. 시스템은 이어서 각각의 대응책을 시뮬레이션하고 성공 가능성을 예측해 지휘관의 판단을 돕는다.
이 시나리오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2024년 11월, 이스트-웨스트 인터링크는 24시간 안에 손상된 두 개의 해저 통신 케이블 중 하나였고, 정부는 사보타주를 의심한 바 있다.
도민AI는 영국의 게임 회사였던 하디안(Hadean)이 만든 시스템이다. 이 회사는 이를 차세대 분쟁에서 영국군에게 필요한 지휘·통제 솔루션으로 내세우고 있다. 영국은 민간과 군이 가진 여러 출처의 데이터를 하나의 지휘 네트워크로 통합하는 AI 기반의 디지털 타기팅 웹 구축에 1억 파운드를 배정했다. 이를 통해 지휘관은 감시에서 무력 대응으로 얼마나 빨리 전환해야 하는지, 더 빠르고 더 정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2025년 영국 국방전략검토보고서의 저자 중 한 명이고 전 영국 육군 장군인 리처드 배런스 경은 “AI는 전체 군사 구조를 떠받치고 있으며,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타기팅 프로세스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완전한 자율 지능 기계가 전장에 등장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지만, AI는 이미 인간이 정보를 처리하고 압박 속에서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미국은 이미 AI 기반 지휘·통제 시스템을 배치했다. 데이터 인텔리전스 그룹 팔란티어가 설계한 메이븐(Maven)은 2024년 예멘 공습에서 실제 전투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나토군도 그 변형을 채택했다.
첫 번째 문제는 전장에서 기지국 없이 데이터를 전송시키고, 전자전 교란을 극복하는 일이라고 아론다이트(Arondite)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윌 블라이스는 말한다. 이 회사는 코발트(Cobalt)라는 스마트 시스템을 개발했다. 블라이스는 “전송이 필요한 데이터 양을 최소화하는 것이 혁신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이후 AI 모델이 방대한 영상이나 음파 데이터를 처리하며 피로에 취약한 인간 운영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인다. 그 다음에는 '오케스트레이션'이다. 드론이든 로봇이든 인간 팀이든, 가장 적합한 자산을 가장 빠르게 불러내는 일”이다.
그러나 속도만이 AI가 가져올 변화의 전부는 아니다. 다른 하나는 군사적 개념으로서의 ‘규모’다. 자율 드론과 로봇이 더 큰 적과의 전투에서 수적 열세를 메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러시아와 맞닿은 나토의 4300km 동부 전선은 숫자의 부족을 드론으로 메워야 한다는 새로운 필요성을 낳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로보틱스 기술의 혁신을 보여주었다. 값싼 FPV(1인칭 시점) 드론들 덕분에 우크라이나군이 더 큰 러시아군에 맞서고 있다. 러시아군도 마찬가지로 드론을 쓰고 있다.
다음 단계는 자율성이다. 더 이상 운영자 한 명이 드론 한 대를 조종할 필요가 없는 드론과 지상 로봇이 등장하는 것이다. 11월, 미 해병대는 미국의 오테리온(Auterion)이 만든 다수의 쿼드콥터 드론을 이용해 훈련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 드론들은 “실시간 AI를 적용해 병사들이 하나의 전력처럼 움직이는 군집을 운용하도록 돕는다”고 회사는 말한다.
쿼드톱터 조종 훈련을 받는 미군 해병대 병사들
갤로스의 공동창업자인 딘 존스는 “우크라이나에서 4명짜리 팀이 20km 전선을 맡아야 한다면, FPV와 로보틱스만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기계의 자율적 대응이 어느 정도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반자율 무장 지상 로봇인 크램푸스(Krampus)를 전장 배치용으로 승인했다. (크램푸스는 크리스마스에 산타와 함께 나타나 나쁜 아이에게 벌을 준다는 중세 우화 속의 악마다)
전자전 교란으로 인해 인간의 직접 통제가 무력화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이 필수적이다. 독일 스타트업 ARX 로보틱스는 우크라이나에서 지상 무인 차량을 운용하는데, 통신이 불가능할 경우 충돌 회피 기능을 포함한 웨이포인트 기반 자율 주행을 할 수 있다.
하늘에서도 마찬가지다. 영국은 일본, 이탈리아와 공동으로 2042년까지 개발할 6세대 전투기 프로그램, '글로벌 컴뱃 에어크래프트' 프로그램에 연간 약 2억 파운드를 투자하고 있다. 이 전투기는 유인기와 함께 비행하는 이른바 '로열 윙맨' 드론들과 연동해 운용될 예정이다.
바다 아래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가 최근 구매한 안두릴의 '고스트 샤크' 같은 자율 잠수함과, 헬싱의 'SG-1 파텀(Fathom)'처럼 잠수함을 탐지하는 해저 로봇이 빠르게 현실이 되고 있다. 수십 년 전부터 존재해온 이 장기 체공 드론들, 즉 글라이더는 부력을조절하며 움직인다. 그러나 헬싱은 자사의 시스템에 루라(라는 AI를 장착해 함선과 잠수함의 음향 신호를 식별하도록 했다.
안두릴의 고스트샤크, 헬싱의 SG-1 파텀 무인 잠수함
자율성이 확산될수록 윤리적, 법적 질문은 더 깊어진다. 기계가 정말로 전투원과 민간인을 구별할 수 있을까? 이른바 '부수 피해(collateral damage)'가 가져올 도덕적 무게를 이해할 수 있을까?
위트레흐트대의 제시카 도시는 “국제 인도법 준수를 최종적으로 보장해야 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기 때문에, 상황에 적합한 인간적 판단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AI 시스템이 복잡한 도덕적, 법적 판단을 “알고리즘 모델”로 압축할 위험을 경고한다.
마찬가지로, 기계가 매시간 수백 개의 잠재적 타격 목표를 생성한다면, 인간 운영자는 그 시스템을 자동으로 신뢰하게 되는 '자동화 편향'이나, 혹은 시스템이 요구한다는 이유만으로 액션을 취하려는 '행동 편향'에 빠질 수 있다. “문제는 알고리즘 시스템이 인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느냐 여부가 아니라, 그것이 인간의 정신적 구조와 사고 프로세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라고 도시는 말한다.
인간이 알고리즘에 얼마나 많은 판단을 넘기느냐는 전쟁의 승패를 가를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결국 패배보다 더 큰 위험을 낳을지도 모른다.
© The Financial Times Limited 2025. All Rights Reserved. Not to be redistributed, copied or modified in any way. Okhotsk Publishing is solely responsible for providing this translation and the Financial Times Limited does not accept any liability for the accuracy or quality of the 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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