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 자원 1조 달러 계약한 오픈AI, 돈은 어디서 구할까

2025-10-08

불안요소: (1) 파트너사들과의 순환투자, (2) 자본집약적 사업모델. 과연 원하는만큼 돈을 벌 수 있을까



Tabby Kinder in New York and George Hammond in San Francisco

Oct 7 2025


오픈AI는 올해 인공지능 모델을 구동하기 위한 컴퓨팅 파워 확보를 위해 총 1조 달러 규모의 계약들을 체결했다. 이는 이 회사의 매출보다 훨씬 큰 금액이다. 이런 자금을 앞으로 어떻게 조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오픈AI는 지난 주 AMD와의 계약을 발표했다. 엔비디아, 오라클, 코어위브 등과도 비슷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챗GPT 같은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한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계약들을 통해 향후 10년간 20기가와트가 넘는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원자력 발전소 20기의 전력 생산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경영진의 추정에 따르면 인공지능 컴퓨팅 용량 1기가와트를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은 현재 기준으로 약 500억 달러다. 20 기가와트면 약 1조 달러(약 1400조 원)에 달한다.

투자사 DA 데이비드슨의 애널리스트 길 루리아는 “오픈AI는 이러한 약속들 중 어느 것도 이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픈AI가 올해 약 100억 달러의 영업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실리콘밸리에 퍼져있는 ‘성공할 때까지 계속 속여라(fake it until you make it)’라는 전략은 다른 사람들에게 공동의 이해관계를 갖게 하는 것이다. 이제 많은 대기업들이 오픈AI에 깊이 관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오픈AI는 인프라 확보, 반도체 확보, 인재 확보에 현금을 빠르게 소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대규모 계획을 실행할 만큼의 자본은 전혀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 회사가 대기업들과 맺은 계약들은 순환적 구조를 포함하고 있다. 또 대부분 아직 합의되지 않은 복잡한 금융 관련 요건들도 담고 있다.



오픈AI와 대형 계약을 맺은 테크 기업들



파이낸셜타임스의 계산에 따르면, 각 딜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엔비디아, AMD와 맺은 계약은 각각 최대 5000억 달러와 30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 다만 두 계약 모두 오픈AI가 구매하는 반도체의 비용을 충당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센티브를 포함하고 있다.
  • 오라클과의 계약은 3000억 달러다. 
  • 데이터센터 그룹 코어위브와는 220억 달러가 넘는 컴퓨팅 계약을 체결했다.
  • 오픈AI는 또 지난 1월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과 함께 ‘스타게이트(Stargate)’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오픈AI를 위한 미국 내 인프라에 최대 50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엔비디아-AMD간의 계약이 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어떻게 포함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 오픈AI는 이 모든 반도체를 직접 구매할지, 아니면 클라우드 컴퓨팅 파트너사들을 통해 구매할지 공개하지 않았다. 엔비디아에게 들여올 반도체 중 일부는 임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반도체 구매 계약들을 맺는 대가로 오픈AI는 반도체 공급업체들로부터 상당한 금전적 인센티브를 확보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 엔비디아는 향후 10년간 오픈AI에 10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 자금은 오픈AI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용으로 엔비디아 반도체를 구매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 AMD는 오픈AI에 주당 1센트에 불과한 가격으로 자사 주식 최대 10%를 매입할 수 있는 워런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프로젝트가 특정 목표를 달성할 경우에 적용되며, 일부는 AMD의 주가와 연동돼 있다. AMD 주가는 월요일 장 마감 때 거의 204달러였다. 이런 상승세가 이어지면 오픈AI는 AMD의 칩 지출을 위해 보유 주식을 매각할 수 있다. 이에 대해 AMD의 리사 수 CEO는 이렇게 말했다. “상당히 혁신적인 구조이며, 가볍게 결정된 사안이 아니다.”


OpenAI와의 계약은 파트너사들에게 즉각적인 금전적 상승 효과를 주었다. 오라클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거래가 공개된 뒤 2440억 달러 뛰었다. AMD 주가도 월요일 거의 24% 상승해 시가총액을 630억 달러로 끌어올렸다.


샘 올트먼(알트먼) 오픈AI CEO


이런 순환적 투자 구조는 AI 거품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안 그래도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지출이 미국 경제성장을 떠받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시점에서다.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오픈AI는 막대한 자본을 확보했고 채권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오픈AI는 지난해 은행 대출로 40억 달러를 확보했고, 지난 12개월 동안 VC와의 투자 계약을 통해 약 470억 달러를 조달했다. 다만 그중 상당 부분은 최대 후원자인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까다로운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

오픈AI는 이번 달 기업가치가 5000억 달러로 평가된 바 있다. 또 앞으로 인프라 자금 조달을 위해 수백억 달러 규모의 부채를 추가로 마련할 준비도 하고 있다고 회사에 가까운 인사들이 말했다.

이에 따라 회사의 신용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오라클의 향후 데이터센터 사업이 오픈AI와 오픈AI의 검증되지 않은 수익화 전망에 얼마나 의존하는지를 지적했다.

단,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투자자들이 오픈AI의 대규모 대출에 더 안심하도록 도울 가능성이 높다. 엔비디아는 최근 시가총액이 4조 달러를 이상으로 커졌으며, 자사의 막대한 현금창출능력을 활용해 협력업체나 주요 고객사들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

엔비디아로부터 도움을 받는 기업들은 확보한 자금을 이용해 더 많은 엔비디아 칩을 구매하거나 자금을 빌린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는 고객이자 협력업체인 코어위브에 투자했다. 코어위브는 자사가 보유한 엔비디아 칩을 담보로 120억 달러 이상의 부채를 조달했다.


 오픈AI와의 계약 전후 파트너사들의 주가 변동


엔비디아의 지원 외에도, 오픈AI의 파트너사들과 투자자사들은 이 회사의 미래 성장과 수익화 전망을 신뢰하며 자금을 투자해왔다.

오픈AI는 향후 몇 년 안에 신제품들을 출시하고 핵심 제품 챗GPT의 유료 가입자 수를 두 배로 늘려 현재 120억 달러 수준인 매출을 몇 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월요일, 샘 올트먼 CEO는 “수익을 내는 것은 제 10대 우려 사항 안에도 들지 않는다”고 하며 이렇게 말을 이었다.

“하지만 언젠가는 분명히 매우 수익성이 높아져야 합니다. 우리는 그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확신하며 인내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투자와 성장의 단계에 있으며, 우리가 이 모든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면 그 목표에 도달할 것입니다.”

오픈AI와 파트너사들은 AI 사용이 계속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만약 성장이 정체되거나 둔화된다면, 이 같은 계약들을 바탕으로 끌어올려진 주가의 열기가 빠르게 식을 수 있다.

실리콘밸리의 한 베테랑 투자자는 오픈AI가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보다 훨씬 더 자본 집약적인 사업을 하고 있으며, 비용 통제 없이 출발한 회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와 오라클 창립자 래리 엘리슨도 거의 파산 직전이 되어서야 비로소 ‘깨달음’을 얻고 사업 비용을 급격히 줄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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