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은 소셜미디어가 몰락의 길로 들어선 시점으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한때 아름답게 필터로 보정된 인스타그램에서 사람들이 서로를 보여주려고 노력했지만 이제 이런 소셜미디어는 딱히 할 일 없는 이들이 모여드는, 화려하지만 쓸쓸한 인터넷의 뒷골목으로 변해가고 있다.
메타와 오픈AI는 최근 AI가 만든 숏폼 비디오로 채워질 새로운 소셜 플랫폼을 발표했다. 이 회사들은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무한히 소비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소비자 수요가 계속 받쳐줄 거라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오픈AI가 공개한 홍보 영상에는 황당한 판타지 애니메이션과 딥페이크가 담겨 있었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지를 암시해준다.
식품영양학 용어를 빌려오자면, 이것은 ‘초가공 콘텐츠’다. 도파민 밀도가 높고, 좋게 얘기해주려고 해도 정보적 가치가 거의 없으며, 최악의 경우에는 사회를 망치는 성질을 띄는 상품이다.
안타깝게도 이런 인터넷 쓰레기에 대한 수요는 상당히 많다. 사람들의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기괴하게도 편안한 장면과 소리(ASMR), 쇼킹한 행동, ‘푸드 포르노’, 그리고 진짜 포르노 등에 광고를 붙여 파는 산업이 엄청나게 커졌다.
그러나 이런 '길티 플레져'를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결합시키는 게 유행이 되며 다같이 저질화 되다보니, 오히려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서 멀어지고 있다.
2014~2024년 소셜미디어 일간 사용시간 추이 (연령별)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전 세계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은 2022년에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이용자 분석 기업 GWI가 전 세계 50개국 이상, 성인 25만 명의 온라인 습관을 분석해 FT에 제공한 결과다. 이 현상은 단순히 코로나 팬데믹 봉쇄 기간 동안의 스크린타임 증가가 풀렸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소셜미디어 사용량은 매끄러운 곡선을 그리며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 전반에서 16세 이상 성인들이 2024년 말 기준 소셜 플랫폼에 소비한 시간은 하루 평균 2시간 20분으로, 2022년 대비 거의 10퍼센트 감소했다. 특히 이 감소는 기존에 가장 많이 사용하던 10대와 20대 층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여러 면에서, 메타와 오픈AI가 이번에 공개한 새 플랫폼들은 소셜 미디어가 기형적으로 진화해온 과정의 종착점이라고 할 수 있다.(이미 틱톡과 유튜브에는 AI가 만든 콘텐츠가 넘쳐나고 있다) 한때는 친구와 가족의 근황을 나누던 공간이 이제는 점점 인간 대 인간의 상호작용이 줄어드는 곳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점차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적극적인 참여를 하지 않는다. 현실 세계의 인간 교류가 무한 스크롤링에 밀려나고, 소셜 미디어가 ‘반(反)소셜 미디어’로 변모하고 있다.
더 이상 '소셜'하지 않은 소셜미디어.
친구들 소식이 궁금하거나 내 의견을 나누기 위해 사용하는 비율은 줄어드는 반면, 시간을 때우거나 셀럽을 팔로우하기 위해 사용하는 비율이 늘었다.
GWI의 추가 데이터는 이러한 변화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친구와 연락을 유지하거나, 자기표현을 하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위해 소셜 플랫폼을 사용한다고 답한 비율은 2014년 이후 4분의 1 이상 감소했다. 반면에 그저 빈 시간을 메우기 위해 습관적으로 앱을 연다는 응답은 늘어났다. 이는 의식적인 사용에서 무의식적인 ‘무의미한’ 사용으로의 해로운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캐나다 소설가 코리 닥터로가 만든 “엔시티피케이션(enshittification: '똥'이 되는 현상)”이란 말이 있다. 후기 단계의 소셜미디어가 더 많은 시선을 붙잡기 위해 점점 더 절박한 수단을 동원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이제 이 앱들 가운데 상당수는 본래 의미에서의 ‘소셜(사교)’ 앱이 아니다. 그저 어떻게든 몇 초, 몇 분이라도 더 끌어내기 위해 만들어진 ‘스크린타임 극대화 앱’일 뿐이다.
만약 단순히 소셜미디어의 포화 상태에 도달한 것이 아니라 그 사용자 경험 자체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이라면, 그래서 사람들이 마침내 멍한 상태에서 깨어나서 자기 시간을 더 건강하게 사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게 만들고 있다면, 이는 어쩌면 매우 반가운 변화일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함정이 하나 있다. 이 유망한 국제적 추세에서 두드러진 예외가 바로 북미다. 그곳에서는 극단적인 콘텐츠, 클릭수를 노리는 낚시, 쓰레기 콘텐츠 등이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에는 유럽보다 15퍼센트 더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유독 북미 지역만 여전히 소셜미디어 사용시간이 증가 추세다.
소셜미디어가 실제로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그러나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근본적으로 '연결의 공간'에서 '고립과 산만의 공간'으로 바뀌었다는 점은 틀림 없다. 소셜미디어에 쓰는 시간은 본질적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풍요로운 교류를 빼앗는 시간이다. 만약 그 흐름이 뒤집히고 있다면, 그건 결코 나쁜 일이 아닐 것이다.
카카오톡이 인스타그램 따라하다 비난을 받은 것처럼, AI 쓰레기 콘텐츠가 늘어나며 세계인의 소셜미디어 이용시간이 줄기 시작했다. 바람직한 변화다.
John Burn-Murdoch
3 Oct. 2025
2025년 9월은 소셜미디어가 몰락의 길로 들어선 시점으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한때 아름답게 필터로 보정된 인스타그램에서 사람들이 서로를 보여주려고 노력했지만 이제 이런 소셜미디어는 딱히 할 일 없는 이들이 모여드는, 화려하지만 쓸쓸한 인터넷의 뒷골목으로 변해가고 있다.
메타와 오픈AI는 최근 AI가 만든 숏폼 비디오로 채워질 새로운 소셜 플랫폼을 발표했다. 이 회사들은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무한히 소비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소비자 수요가 계속 받쳐줄 거라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오픈AI가 공개한 홍보 영상에는 황당한 판타지 애니메이션과 딥페이크가 담겨 있었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지를 암시해준다.
식품영양학 용어를 빌려오자면, 이것은 ‘초가공 콘텐츠’다. 도파민 밀도가 높고, 좋게 얘기해주려고 해도 정보적 가치가 거의 없으며, 최악의 경우에는 사회를 망치는 성질을 띄는 상품이다.
안타깝게도 이런 인터넷 쓰레기에 대한 수요는 상당히 많다. 사람들의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기괴하게도 편안한 장면과 소리(ASMR), 쇼킹한 행동, ‘푸드 포르노’, 그리고 진짜 포르노 등에 광고를 붙여 파는 산업이 엄청나게 커졌다.
그러나 이런 '길티 플레져'를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결합시키는 게 유행이 되며 다같이 저질화 되다보니, 오히려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서 멀어지고 있다.

2014~2024년 소셜미디어 일간 사용시간 추이 (연령별)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전 세계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은 2022년에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이용자 분석 기업 GWI가 전 세계 50개국 이상, 성인 25만 명의 온라인 습관을 분석해 FT에 제공한 결과다. 이 현상은 단순히 코로나 팬데믹 봉쇄 기간 동안의 스크린타임 증가가 풀렸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소셜미디어 사용량은 매끄러운 곡선을 그리며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 전반에서 16세 이상 성인들이 2024년 말 기준 소셜 플랫폼에 소비한 시간은 하루 평균 2시간 20분으로, 2022년 대비 거의 10퍼센트 감소했다. 특히 이 감소는 기존에 가장 많이 사용하던 10대와 20대 층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여러 면에서, 메타와 오픈AI가 이번에 공개한 새 플랫폼들은 소셜 미디어가 기형적으로 진화해온 과정의 종착점이라고 할 수 있다.(이미 틱톡과 유튜브에는 AI가 만든 콘텐츠가 넘쳐나고 있다) 한때는 친구와 가족의 근황을 나누던 공간이 이제는 점점 인간 대 인간의 상호작용이 줄어드는 곳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점차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적극적인 참여를 하지 않는다. 현실 세계의 인간 교류가 무한 스크롤링에 밀려나고, 소셜 미디어가 ‘반(反)소셜 미디어’로 변모하고 있다.
더 이상 '소셜'하지 않은 소셜미디어.
친구들 소식이 궁금하거나 내 의견을 나누기 위해 사용하는 비율은 줄어드는 반면, 시간을 때우거나 셀럽을 팔로우하기 위해 사용하는 비율이 늘었다.
GWI의 추가 데이터는 이러한 변화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친구와 연락을 유지하거나, 자기표현을 하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위해 소셜 플랫폼을 사용한다고 답한 비율은 2014년 이후 4분의 1 이상 감소했다. 반면에 그저 빈 시간을 메우기 위해 습관적으로 앱을 연다는 응답은 늘어났다. 이는 의식적인 사용에서 무의식적인 ‘무의미한’ 사용으로의 해로운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캐나다 소설가 코리 닥터로가 만든 “엔시티피케이션(enshittification: '똥'이 되는 현상)”이란 말이 있다. 후기 단계의 소셜미디어가 더 많은 시선을 붙잡기 위해 점점 더 절박한 수단을 동원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이제 이 앱들 가운데 상당수는 본래 의미에서의 ‘소셜(사교)’ 앱이 아니다. 그저 어떻게든 몇 초, 몇 분이라도 더 끌어내기 위해 만들어진 ‘스크린타임 극대화 앱’일 뿐이다.
만약 단순히 소셜미디어의 포화 상태에 도달한 것이 아니라 그 사용자 경험 자체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이라면, 그래서 사람들이 마침내 멍한 상태에서 깨어나서 자기 시간을 더 건강하게 사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게 만들고 있다면, 이는 어쩌면 매우 반가운 변화일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함정이 하나 있다. 이 유망한 국제적 추세에서 두드러진 예외가 바로 북미다. 그곳에서는 극단적인 콘텐츠, 클릭수를 노리는 낚시, 쓰레기 콘텐츠 등이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에는 유럽보다 15퍼센트 더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유독 북미 지역만 여전히 소셜미디어 사용시간이 증가 추세다.
소셜미디어가 실제로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그러나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근본적으로 '연결의 공간'에서 '고립과 산만의 공간'으로 바뀌었다는 점은 틀림 없다. 소셜미디어에 쓰는 시간은 본질적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풍요로운 교류를 빼앗는 시간이다. 만약 그 흐름이 뒤집히고 있다면, 그건 결코 나쁜 일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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