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0일 (화) 외신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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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 대승
다카이치 동영상, 2주만에 1억6000만뷰

일요일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단독으로 의석의 2/3 이상을 차지하며 대승을 거둔 자민당 다카이치 총리. 선거 전에도 승리할 거라고는 예측됐지만 이 정도 큰 승리일지는 자민당 스스로도 몰랐다고. 다카이치의 스타 파워가 만들어낸 결과.

  • 대승의 조짐은 보였음. 2주 전에 자민당 유튜브 채널에 올린 30초 짜리 홍보 영상이 무려 1억6000만번 조회됨. BTS나 블랭핑크 급의 스피드는 아니지만 정치인으로서는 세계 기록이 아닐지? (자민당 채널의 원래 구독자는 21만명밖에 안됨. 유튜브 알고리즘을 제대로 탔다는 얘기.) 

  • 락밴드 드럼 연주자인 다카이치 답게, 단단한 드럼 비트에 맞춰서 혼자 말하는 영상. 제작비는 100만원도 안 들었을 듯.

  • 내용이 힘있고 진취적이라, 늙어가는 사회에 지쳤던 젊은 유권자들에게 어필. 

"高市早苗です。挑戦しない国に未来はありません。守るだけの政治に希望は生まれ ません。 未来は自らの手で切り拓くもの。 自民党はその先頭に立ちます。 逃げません 。ぶれません。決断します。 頑張る人が報われ、困った時には助け合い、 夢を持って働ける国へ。 日本列島を、強く豊かに。 皆様と共に自民党"

"다카이치 사나에입니다. 도전하지 않는 국가에 미래는 없습니다. 지키기만 하는 정치에는 희망이 생기지 않습니다. 미래는 스스로의 손으로 개척하는 것. 자민당이 그 선두에 서겠습니다. 도망치지 않겠습니다. 흔들리지 않겠습니다. 결단하겠습니다. 노력하는 사람이 보상받고, 어려울 때는 서로 도우며, 꿈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나라로. 일본 열도를 강하고 풍요롭게. 여러분과 함께, 자민당."


이번에 자민당이 얼마나 크게 이겼냐 하면, 비례대표에서 81석을 얻을 수 있었으나 후보가 부족해서 14석을 다른 당에 넘겨줘야 했음. 일본 선거제도에서는 한 사람이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동시에 입후보할 수 있는데 자민당 후보 상당수가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바람에 비례대표 후보가 부족해져서 벌어진 일. (조선일보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되나?

  • 미국 트럼프 대통령축하 모드. 선거 전부터 다카이치를 응원했음. 기본적으로 트럼프는 상대국 지도자가 그 나라에서 절대권력을 갖는 걸 좋아함. 그래야 본인과 1:1로 '딜'을 할 수 있기 때문. 복잡한 의회정치는 싫어함.

  • 트럼프는 일본군 창설도 동의할 듯. 미군 부담을 줄이기 위해.

  • 일본군 창설이라고? 다카이치 총리는 평소 일본이 다시 군대를 가질 수 있는 나라가 되도록 헌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혀왔음. 2차대전 종전도 80년 넘었고 전쟁세대는 거의 다 돌아가셨으니 가능한 얘기. 단, 중의원은 통과할 수 있겠으나 참의원(상원) 통과는 쉽지 않을 것이고 국민투표까지 거쳐야해서 앞일은 모름. (중앙일보)

  •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도 있음. 경향신문은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풀지 않은 채 ‘보통국가’로 복귀하는 것을 주변국은 결코 용인할 수 없다"라고 사설에서 말함. (이재명 대통령은 일단 다카이치 총리에 SNS 축전을 보냈고, 다카이치도 고맙다고 화답)

  • 일본 국내 경제적 부담 이슈도 있음. 일본은 국가부채 문제가 심각하고 고령화도 심각한데 다카이치는 엔저, 확장재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임. 여기에다가 일본군이 창설되고 국방비까지 늘어나면... 복지가 줄어들 수 있으니 일본 국민 다수가 헌법 개정에 찬성할 거라는 보장은 없음.

  • 시간이 갈수록 일본군 창설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회의적인 여론이 늘어날 수 있으니 지금 분위기 좋을 때 달리자고 자민당 고이즈미 방위상이 서두르고 있음.(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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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노자A는 이번 선거 어떻게 봤을까

(오랫만에 인사드리는 오호츠크 리포트의 일본특파원 '왜노자 A' 씨가 이번 일본 선거에 대한 단상을 보내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총리 이름을 현지 발음에 맞게 '타카이치'로 표기합니다.)


타카이치 총리의 인기

이건 내가 일본에 살아서 체감하는데, 타카이치 총리는 근 10년 이내에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총리. 타카이치에 대한 호감을 드러내기 주저하는 사람을 못 봄. 내 주변의 일본인들이 비교적 외국과 외국인에게 개방적인 편인데도 그렇게 느껴짐. 그러니 '타카이치는 일본인들의 극우성을 보여준다'고 보는 건 어디까지나 외국인 입장의 단편적인 인상에 지나지 않다고도 생각.

또한 한국인들은 일본인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여겨왔지만, 일본에서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대학생인 어린 친구도 “투표는 일본을 프로듀스” 한다는 생각으로 사전투표를 했음.

나는 항상 일본의 미래를 낙관해왔고, 그건 아베 총리 시절에 생긴 판단이었음. 한국인으로서 한국어로 이렇게 쓰기에는 두려움이 있지만, 내가 보기엔 거시적인 트렌드 변화를 촉구하고, 정책에 대한 강한 드라이브를 보여준 정치인을 과소평가하는 건 오판임.

그래서 나는 여전히 낙관함. 일본은 축소되겠지만, 이에 따른 문제는 대체로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는 부분이고, 현재 시점에서 타카이치는 괜찮은 리더. 총리 취임 당시에는 그가 당 내 통일에 고투하다가 단임하지 않을까라는 인상이 있었으나 지금은 그렇게 생각했던 나를 반성하고 있음. 역시 해보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다만 외국인 입장에서는, 최근 체류 외국인 비자 수수료 인상안을 낸 것에서 보듯이, 꼭 반갑기만 한 총리는 아님. 이 사안만 가지고 타카이치 총리가 외국인을 배제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는 사람이라고 보는 건 확대해석이나 어쨌든 일본에 거주하는 일본인이 아닌 집단을 배제하고, 선별하고, 불리함을 주는 것마저 환영하는 듯한 일본사회의 반응에 대한 우려는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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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대한 사형선고
중국, 지미 라이에 20년 형 선고

홍콩 민주운동가이자 언론사 사주인 지미 라이(78)에 대해 홍콩 법원이 징역 20년을 선고. 이미 5년째 감옥살이 중인데 앞으로 죽을 때까지 감옥에 있으라는 말. (한겨레)

  • 라이는 누구? 12세때 중국 본토 광동성에서 홍콩으로 넘어와 섬유공장에서 일하다가 1981년 우리도 잘 아는 패션 브랜드 지오다노를 창업. 그렇게 부자가 된 후 언론사를 창립. 그의 빈과일보(애플 데일리)는 특히 2019년부터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적극 보도했음. 그런데 신문 1면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도와주세요'라는 공개 서한을 싣는 등의 행동을 했다는 게 '외국세력 공모' 등의 혐의로 이어짐. (시선뉴스)

  • 미국, 영국 등은 이번 선고를 규탄. 그러나 미국은 말로만 비난할 뿐 행동으로 옮기진 않고, 영국은 힘이 없음.

  • 중국 매체 China Daily는 이번 선고를 높게 평가. 미국영국 등 외세가 간섭하고 압박을 했지만 홍콩 법원이 독립적으로 판단해서 선고를 잘 했으니 이거야말로 칭찬할만 하지 않냐고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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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중동판 'Catch Me If You Can', 아부 오마르 스캔들

2025년 말, 지중해를 접한 중동 국가 레바논을 자동차 정비사 아재가 뒤집어놨음. (FT) (The New Arab)

  • 레바논 시골에 사는 40대 정비사 무스타파 알 하시안(작은 사진). 어느날부터 '아부 오마르'라는 가명으로 여기저기 전화를 걸며 본인이 사우디의 왕자라고 거짓말하기 시작. 그럴듯한 목소리에다가 국내외 정세에 해박한 지식으로 여러 사람을 속여넘김. 

  • 심지어 현 국회의원과 장관, 군 사령관, 전직 총리까지 속아넘어감. 특정 정치인을 도와주라거나, 도와주지 말라거나, 어디에 기부금을 내라든가 등등의 지시를 내림.

  • 사기 행각이 길어지며 결국 꼬리가 잡히긴 했으나 레바논 사회는 자국의 사회지도층이 '사우디 왕자'라는 사람이 시키는 대로 했다는 것에 허탈해 하고 있다고. 레바논은 수니파(사우디) 시아파(이란) 기독교(서구) 등 여러 파벌이 있고 이 파벌들이 각각 외국 세력의 지원을 받거나 연대하고 있기에, '내가 사우디 왕자랑 친해'라고 하면 큰 정치적 영향력이 생긴다는 것.

  • 이 사기의 배후에는 한 종교지도자가 있다는 의혹. 정비사 알 하시안은 그냥 그 사람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하고, 그 종교지도자는 내가 시킨 거 아니라고 주장. 어쨌든 아부 오마르의 목소리 연기 재능은 대단한 듯.


#더 볼 거리

동계올림픽

  • 미국의 스타 피겨 스케이터 말리닌의 백플립 (영상)

  • 그러나 현재까지 최고 조횟수 영상은 아마도... 스키 여제 린지 본의 부상 장면일 듯. (영상) 턴을 너무 좁게 해서 오른팔이 기문에 끼었음. 정강이 뼈 부러져서 헬기로 이송.

수퍼볼

  • AI가 뺏을 수 없는 인간의 일자리 (영상) - 어제 미국 NFL 수퍼볼 경기 하프타임 쇼에는 사탕수수 농장을 묘사한 셋트가 등장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운동장 위에 사탕수수 밭을 만들고 해체했나 봤더니 인간의 힘이었음.

그밖에...

  • '2.76초'. 루빅스 큐브 세계기록 갱신. 9살짜리 폴란드 애기. (영상)

  • 영국 왕실의 고급 이미지는 누가 만들었고 누가 망쳤나 (The Pu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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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ters

'우주 데이터 센터 건설은 끔찍한 생각'
 
지난 1월 23일 뉴스레터에서 미국의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 사가 우주에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한다는 내용을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독자 December님(서울)이 반론 링크를 하나 전달해 주셨습니다. 전직 나사 과학자가 작년 11월에 쓴 글이랍니다.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건 끔찍한 생각이라는 것입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전력: 태양광 패널이 아주아주아주아주 많이 필요함. 
  • 냉각: 우주공간은 텅 빈 진공 상태임. 데이터센터의 열을 빼앗아갈 공기 자체가 없음. 즉, 우주가 아무리 차가워도 냉각은 잘 안 됨.
  • 우주방사선: 우주방사선에 때려맞아 고장날 리스크는?
  • 통신속도: 지구로 데이터 쏠 때 전송속도 너무 느림.

결론: 지구의 상식으로는 불가능한 프로젝트. 


'엡스타인 파일, 바이든은 뭘 했나'

지난 2월 3일 뉴스레터 '엡스타인 파일에 등장한 사람들' 관련해 독자 SR님(미국)이 아래와 같은 코멘트를 보내주셨습니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질문 하나가 남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왜 이 파일들을 이전까지 공개하지 않았을까요?"라고 물어보셨는데요... 저 개인적으로 더 자연스런 질문은, "왜 민주당과 바이든은 집권 내내 이 파일들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을까요?"라고 생각합니다. 주요 인물들을 고려할 때 압도적으로 민주당에 불리한 스캔들이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저에게 남은 질문: 이렇게 전 세계를 들쑤시고 다닌 엡스타인은 무슨 의도로 그랬을까? 배후가 있다면 누구일까? 진정한 저널리즘은 이런 질문을 묻고 심층취재 해야하지 않을까요?


두 분 의견 감사합니다. 

#퇴근송
Bobi Wine - Freedom (2017)

우간다의 래퍼 겸 야당 지도자, 보비 와인(43)의 노래.

1월 15일 우간다 선거에서 그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81세 무세베니 대통령이 선거 전 전국의 인터넷을 끊고 보비 와인 측 선거운동원을 탄압하는 등 여러 수단을 동원해 7선에 성공. 이후 보비 와인은 정부의 탄압을 피해 은신.

보비 와인이란 사람이 국가 지도자로서 어떨지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대통령 한 명이 40년씩 군림하며 나라를 발전시키지도 못하는 건 문제가 있어 보이네요. 국제기구는 뭘 하고 있을까요.

아름다운 나라 우간다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골라봤습니다.

오호츠크 퍼블리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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