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의 FED, '밸런스 시트 축소'가 대체 무슨 말일까?

지난 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FED(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의 후임으로 케빈 워시를 임명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국은행장입니다.


853784a35be9d.png(포토샵이 좀 많이 들어간 사진)


이미 우리나라 언론에도 많이 보도되었듯이 워시는:


  • 1970년생. 스탠퍼드 경제학 학사, 하버드 로스쿨 JD. (경제학 박사 아님)
  • 32세 때 화장품 회사 에스티 로더 가문 여성과 결혼. 갑부 됨.
  • 첫 직장은 모건스탠리. 이후 조지 W 부시 백악관에서 경제정책 보좌관으로 근무.
  • 부시가 꽂아줘서 36세 젊은 나이로 연준 이사가 됨.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양적완화(QE) 정책에 관여. 그런데 2011년 2차 양적완화에는 반발하며 사임.(오바마 시절)
  • 2019년부터 쿠팡 사외이사로 이름 올림. 이커머스 관련 경력은 전혀 없었으니 로비스트 역할을 했을 듯. 모건스탠리에서 기업 M&A 금융 담당이었다고 하는 걸 보아 인수합병이나 매각 쪽에서 조언을 해줬을 듯. 이번에 연준 의장 임명되며 쿠팡 이사회에선 사임.


이런 사람 입니다.

정리하자면, 금융권 + 정치권 + 공직을 오가며 큰 꿈을 그린, 야심 가득한 엘리트 백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매파적 비둘기??


일단 워시는 트럼프가 신중하게 선택한 사람이니만큼 당연히 트럼프의 뜻대로 대로 미국의 기준금리를 낮추리라고 예상되고 있습니다. 경제 성장과 금리 인하를 좋아하는 '비둘기'파라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워시의 연준 의장 임명 소식이 알려지자 오히려 반대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미국 주가, 특히 나스닥 테크 주식들이 크게 떨어지고, 금과 은 가격도 떨어지고, 비트코인은 추풍낙엽처럽 떨어지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워시가 트럼프 형님의 뜻대로 은행 금리는 인하할지 모르지만, 동시에 연준이 직접 경제에 뿌렸던 양적완화 돈은 거둬들이겠다고 공언해왔기 때문입니다.


"그의 통화 정책 처방은 매우 단순합니다. 더 높은 성장과 더 낮은 인플레이션을 위해서는 1. 금리를 인하하고 2.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를 축소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 로버트 암스트롱 기자)


이제 저 두 가지 방침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금리 인하

통상적으로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면 은행들을 통해 대출이 많이 풀려서 경제활동은 도울 수 있지만, 그만큼 통화량이 늘어나니 물가도 오르게 됩니다. 지금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저금리 정책의 폐해죠.

그런데 워시는 지금 미국이 금리를 낮춰서 경제성장율은 높이면서도 물가상승은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아니 그게 그렇게 쉽게 된다고?


그런 주장의 근거는 인공지능입니다. 인공지능이 미국 경제 전 분야에서 생산성 혁명을 촉발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지더라도 물가를 끌어올리지는 않을 거라는 얘기입니다. 쉽게 얘기해, 인공지능 로봇이 널리 보급되어 공장에서 자동차를 만들면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으니 미국 물가도 덜 오른다는 것이죠.

다만 여기 문제가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미국 경제의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지 못한다면 어쩔건데? 생산성이라는 개념은 경제 지표에 잘 보여지지 않습니다. 특히나 미래에 생산성이 얼마나 올라갈지를 미리 알기는 어렵습니다. 로버트 암스트롱 기자는 워시가 지금 상당히 위험한 베팅을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만일 금리를 낮췄는데, 경제의 생산성은 오르지 않았다? 그럼 물가가 치솟을 것입니다.


그런 위험이 있기 때문에 케빈 워시는 금리 인하와 동시에...


2.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Balance Sheet) 축소

를 하려 합니다.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에 풀어놓은 막대한 돈을 되가져오겠다”는 것입니다.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위기 때마다 불어났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때 연준은 경제 붕괴를 막는답시고 미국 국채와 주택담보증권(MBS)을 대량 매입했습니다. 연준이 채권을 사주고 그 대가로 시중은행 계좌에 돈을 찍어 넣으면 금융시스템 전체에 유동성이 넘치게 됩니다. 이 조치를 흔히 양적완화(QE)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 한국은행도 미국 연준을 따라했죠. 


워시가 말하는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는 이 자산을 줄이는 것입니다.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채권 만기까지 기다리거나, 아니면 그 전에 시장에 팔아치우는 것입니다. 워시는 두 가지 방법을 다 쓸 것으로 보입니다.


왜 이렇게 할까요? 워시의 생각은 일반적인 경제학 박사들과는 다릅니다. 경제학 박사들은 '경제가 성장하면 그 부작용으로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워시는 '경제가 성공해서 물가가 오르는 게 아니라, 정부와 중앙은행이 돈을 헤프게 써서 오른다'라고 주장합니다.


특히 정부와 중앙은행이 돈을 헤프게 쓰면 실물경제보다 금융시장만 살찌운다고 봅니다. 그 돈이 일반 가계나 중소기업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주식, 부동산 가격만 띄운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준이 사줬던 채권을 되팔아 금융시장 과잉 유동성을 걷어내고, 대신 기준금리를 낮춰 실물경제(일반 가정과 중소기업)를 돕자는 게 워시의 정책 조합입니다.



결론: 워시는 성공할까?


케빈 워시는 '중앙은행이 위기 동안 금융시장에 풀어놓은 막대한 돈을 다시 거둬들이면서도, 동시에 금리는 낮춰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트럼프도 좋아할만한 조합입니다.


워시는 지난 달 한 인터뷰에서 과거의 사례를 들었습니다. 1990년대 앨런 그린스펀이 연준 의장이던 시기, 인터넷 혁명의 파괴력을 믿고 금리 인상을 늦춰서 호황을 이끌었다는 것입니다. 워시가 1970년생이니까 인터넷 대격변기를 직접 경험한 그 세대입니다.

 



다만 연준이 대차대조표 축소를 추진하면 물가만 잡는 게 아니라 주식과 부동산까지 같이 잡을 수 있다는 위험이 있습니다. 투자자로서는 조심해야 할 지점입니다. 지난 며칠 동안 미국 주식과 귀금속, 가상화폐 가격이 내려간 이유가 바로 이런 경계심입니다  또 연준 입장에서는 '생산성 개선'이라는 지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가 어려운만큼(현대 경제학은 측정하기 어려운 건 측정하지 않습니다) 예측력과 '감'에 의존해서 금리 인하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변호사 출신인 전임 제롬 파월 의장은 마치 본인이 대단한 과학자인 것처럼 경제 관련 데이터를 잔뜩 들고 나와 자신의 금리 결정을 합리화하곤 했는데, 워시는 약간 다른 스타일로 기자회견을 하지 않을까 합니다.


케빈 워시와 트럼프는 경제학자들이 만들어내는 숫자보다는 자신들의 '감'에 베팅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이들의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는 자세는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실패하더라도 인류의 소중한 경험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정치인들과 갑부들은 말과 행동이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워시가 자신의 말을 실제 정책으로 이행할지 여부는 두고봐야 하겠습니다.


- OR

(이 글은 챗GPT와 노트북LM의 도움을 받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