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pture!" 캐나다 카니 총리의 명연설 & 트럼프의 반응

이번 주 있었던 스위스 다보스 포럼(세계경제포럼)에서는 트럼프가 그린란드 합병 이슈로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고, 이를 통해 그린란드 일정 부분에 대해 영유권을 가져가는 방식의 딜을 따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는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가 트럼프를 정면 비판하며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15분의 연설 후 기립박수를 받았습니다. 


그의 연설을 전문 번역합니다. 또 트럼프의 반응도 마지막에 덧붙였습니다.


참고로, 카니 총리는 골드만삭스 뱅커 출신입니다. 즉 글로벌 자본주의의 첨병으로 활약하며 초부자가 된 엘리트입니다. 다보스에 딱 어울리는 사람입니다.


카니는 엘리트주의를 싫어하는 트럼프와 결이 많이 다른 게 당연하다는 걸 염두에 두고 연설문을 읽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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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Carney Speech at the WEF


오늘날 우리는 매일같이 강대국 간의 적대적 경쟁 시대를 살고 있음을 절감합니다.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Rules-based order)는 저물고 있으며, "강자는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약자는 겪어야 할 일을 겪어야 한다"는 투키디데스의 경구가 냉혹한 격언이 아닌, 국제 관계의 본질적인 논리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리 앞에서 많은 국가는 순응하고 적당히 타협하며 갈등을 회피하려 합니다. 순응이 안전을 보장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은 채 말입니다.

단언컨대, 그런 안전은 오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무엇입니까?

1978년, 체코의 반체제 인사였던 바츨라프 하벨은 『무력한 자들의 힘』이라는 에세이에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공산주의 체제는 어떻게 유지되는가?"

그의 답은 어느 ‘채소 장수’의 이야기에서 시작됩니다. 이 상인은 매일 아침 상점 유리창에 "전 세계 노동자여, 단결하라!"라는 문구를 내겁니다. 그 자신도, 그 누구도 그 구호를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는 번거로움을 피하고, 체제에 순응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 그 구호를 붙입니다. 모든 거리의 모든 상인이 똑같이 행동하기에 체제는 유지됩니다. 폭력 때문만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스스로 거짓임을 아는 의식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공고해지는 것입니다.

하벨은 이를 ‘거짓 속의 삶(Living within a lie)’이라 불렀습니다. 체제의 힘은 진실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가 그것이 진실인 양 연기하려는 의지에서 나옵니다. 동시에 체제의 취약성 또한 그 지점에서 발생합니다. 단 한 명이라도 연기를 중단할 때, 채소 장수가 그 구호를 떼어낼 때, 거대한 환상은 균열하기 시작합니다.

여러분, 이제 기업과 국가들이 창가에 붙여둔 그 구호(Sign)를 떼어내야 할 때입니다.

지난 수십 년간 캐나다와 같은 국가들은 소위 '규범 기반 국제 질서' 아래서 번영을 누렸습니다. 우리는 국제기구에 가입하고 그 원칙을 찬양하며 예측 가능성의 혜택을 입었습니다. 그 보호막 아래서 우리는 가치 지향적인 외교 정책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우리는 이 질서라는 서사가 부분적으로는 허구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강대국들은 필요할 때마다 스스로 예외를 두었고, 무역 규칙은 비대칭적으로 적용되었으며, 국제법의 엄격함은 피고와 원고가 누구냐에 따라 고무줄처럼 변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허구는 유용했습니다. 미국의 패권은 공공재를 제공했고, 해로를 개방했으며, 금융 시스템의 안정과 집단 안보, 분쟁 해결의 틀을 지탱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창가에 구호를 붙여 두었습니다. 의식에 참여했고, 수사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짐작하면서도 침묵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거래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지금 단순한 '이행기'가 아니라 '균열(Rupture)'의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금융, 보건, 에너지, 지정학 분야에서 발생한 연쇄적 위기는 극단적 글로벌 통합이 내포한 위험성을 낱낱이 드러냈습니다. 최근 강대국들은 경제적 통합을 무기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관세는 지렛대가 되었고, 금융 인프라는 강압의 도구가 되었으며, 공급망은 착취해야 할 취약점이 되었습니다.

상호 의존이 예속의 근원이 될 때, 당신은 더 이상 '상호 이익'이라는 거짓 속에 살 수 없습니다.

중견국(Middle powers)들이 의존해 온 다자간 기구들—WTO, UN, COP 등 집단적 문제 해결을 위한 아키텍처 자체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그 결과 많은 국가가 에너지, 식량, 핵심 광물, 금융 및 공급망에서 더 큰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해할 수 있는 본능적 반응입니다. 스스로를 먹이지 못하고, 연료를 조달하지 못하며, 방어하지 못하는 국가에게 선택지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규범이 더 이상 보호해 주지 않는다면, 스스로를 보호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이 길이 어디로 향할지 직시해야 합니다. '요새화된 세계(A world of fortresses)'는 더 가난하고, 더 취약하며,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 다른 진실이 있습니다. 강대국들이 힘과 이익의 노골적인 추구를 위해 규범과 가치라는 가면마저 벗어 던진다면, '거래주의(Transactionalism)'를 통한 이득은 갈수록 복제하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패권국은 관계를 끊임없이 수익화할 수 없습니다. 동맹국들은 불확실성에 대비해 헤징(Hedging)하며 다변화를 꾀할 것입니다. 보험을 들고, 선택지를 늘려 주권을 재건하려 할 것입니다. 과거 규범에 뿌리를 두었던 주권은, 이제 압박을 견뎌내는 능력(Resilience)에 의해 결정될 것입니다.

이 자리에 모신 여러분은 이것이 전형적인 리스크 관리임을 잘 아실 겁니다. 리스크 관리에는 비용이 따르지만, 전략적 자율성과 주권의 비용은 공유될 수 있습니다. 회복탄력성에 대한 집단적 투자는 각자가 요새를 쌓는 것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공유된 표준은 파편화를 줄이며, 상호 보완성은 포지티브 섬(Positive sum)의 결과를 낳습니다.

캐나다와 같은 중견국에게 주어진 질문은 새로운 현실에 적응할 것인가가 아닙니다. 적응은 필수입니다. 질문의 본질은 우리가 단순히 더 높은 벽을 쌓는 것으로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더 야심 찬 무언가를 할 것인가에 있습니다.

캐나다는 이 경고음을 가장 먼저 듣고 전략적 태세를 근본적으로 전환했습니다. 지리적 위치와 동맹국 지위가 자동으로 번영과 안보를 부여하던 과거의 안일한 가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새로운 접근 방식은 핀란드 대통령 알렉산데르 스투브가 명명한 ‘가치 기반 현실주의(Value-based realism)’에 기반합니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는 원칙적이면서 동시에 실용적이고자 합니다. 원칙적이라 함은 기본적 가치, 주권, 영토 보전, 무력 사용 금지 및 인권 존중에 대한 확고한 헌신을 의미합니다. 실용적이라 함은 진보가 흔히 점진적이며, 이익은 갈라질 수 있고, 모든 파트너가 우리의 모든 가치를 공유할 수는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열린 눈으로 전략적이고 폭넓게 개입합니다. 우리가 소망하는 세상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상대합니다. 관계의 깊이가 우리의 가치를 반영하도록 조율하되, 현재의 유동적 상황과 그에 따른 위험을 고려하여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광범위한 관여를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가치의 힘(Strength of our values)에만 기대지 않고, 우리의 힘이 가진 가치(Value of our strength)를 활용할 것입니다.

우리는 국내에서 그 힘을 기르고 있습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소득세와 자본이득세, 기업 투자에 대한 세금을 감면했습니다. 주(州) 간 무역의 모든 연방 장벽을 제거했습니다. 에너지, AI, 핵심 광물, 새로운 무역로 등에 1조 달러 규모의 투자를 패스트트랙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방비를 이달 말까지 두 배로 늘리고 있으며, 이는 국내 산업을 육성하는 방식으로 집행될 것입니다. 동시에 해외에서도 급격한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으며, 유럽 방위 조달 협정인 SAFE에도 합류했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4개 대륙에서 12개의 무역 및 안보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최근 며칠 사이 중국, 카타르와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인도, 아세안, 태국, 필리핀, 메르코수르와 자유무역협정을 협상 중입니다.

또한, 글로벌 난제 해결을 위해 우리는 '가변적 기하학(Variable geometry)'을 추구합니다. 즉, 공통의 가치와 이익에 기반해 사안별로 서로 다른 연합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문제에서는 '자발적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의 핵심 멤버로서 1인당 국방 및 안보 기여도가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북극 주권 문제에 있어서는 그린란드, 덴마크와 연대하며 그들의 자결권을 전폭 지지합니다.

나토(NATO) 제5조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확고합니다. 북유럽-발트 8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과 협력하여 나토의 북부 및 서부 전선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평선 너머 레이더, 잠수함, 항공기, 그리고 '얼음 위의 군화(Boots on the ice)'를 포함한 캐나다의 전례 없는 투자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캐나다는 그린란드에 대한 관세 부과에 단호히 반대하며, 북극의 안보와 번영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한 집중적인 대화를 촉구합니다.

다자간 무역에서는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EU를 잇는 교량 역할을 자처하며, 15억 인구 규모의 핵심 광물 무역 블록 형성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G7을 중심으로 ‘구매자 클럽’을 형성해 특정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습니다. AI 분야에서는 뜻이 맞는 민주주의 국가들과 협력하여, 패권국이나 하이퍼스케일러(초거대 플랫폼) 중 하나를 강제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방지할 것입니다.

이것은 순진한 다자주의가 아니며, 기존 기구에만 의존하는 것도 아닙니다. 공통 분모를 가진 파트너들과 사안별로 작동하는 연합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대다수 국가가 참여할 것이고, 이를 통해 무역, 투자, 문화 전반에 걸친 촘촘한 연결망을 만들어 미래의 도전과 기회에 대비하는 것입니다.

중견국들이 함께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견해입니다. 테이블에 앉지 못하면 메뉴판에 오르게 되기 때문(If we’re not at the table, we’re on the menu)입니다.

강대국들은 당분간 홀로 행동할 여력이 있을지 모릅니다. 거대한 시장과 군사력, 조건을 강제할 지렛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중견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패권국과 단둘이 협상할 때, 우리는 약자의 위치에서 협상하게 됩니다. 제공되는 것을 수용하고, 누가 더 잘 순응하는지를 두고 서로 경쟁하게 됩니다.

이것은 주권이 아닙니다. 예속을 받아들이면서 주권자인 척 연기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강대국 경쟁의 시대에 끼어 있는 국가들에게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총애를 받기 위해 서로 경쟁하거나, 힘을 합쳐 영향력 있는 '제3의 길'을 만드는 것입니다. 하드파워의 부상이 정당성, 청렴성, 그리고 규범의 힘을 가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가 함께 휘두르기로 선택한다면 그 힘은 여전히 강력합니다.


다시 하벨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중견국이 '진실을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첫째, 현실을 직시하고 이름을 붙이는 것입니다. 규범 기반 국제 질서가 여전히 광고된 대로 작동하는 양 인용하는 것을 멈추십시오. 있는 그대로 부르십시오. 강대국들이 경제적 통합을 강압의 수단으로 삼아 이익을 쫓는, 격화된 경쟁 체제라고 말입니다.

둘째, 일관되게 행동하는 것입니다. 아군과 적군에게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야 합니다. 중견국이 한쪽의 경제적 위협은 비판하면서 다른 쪽의 위협에는 침묵한다면, 그것은 여전히 창가에 구호를 붙여두는 행위입니다.

셋째, 옛 질서가 회복되길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믿는 바를 직접 구축하는 것입니다. 명시된 대로 작동하는 제도와 협정을 만들고, 강압을 가능케 하는 지렛대를 줄여야 합니다. 강한 국내 경제를 구축하는 것은 모든 정부의 즉각적인 우선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국제적 다변화는 단순히 경제적 신중함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정직한 외교 정책을 위한 실질적인 토대입니다. 국가는 보복에 대한 취약성을 줄임으로써 비로소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할 권리를 얻게 됩니다.

캐나다를 보십시오. 캐나다는 세계가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에너지 슈퍼파워이며, 막대한 핵심 광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교육 수준이 높은 인구가 있고, 우리 연기금은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투자자들입니다. 자본과 인재를 모두 갖췄습니다. 또한 단호하게 행동할 수 있는 막대한 재정 능력을 갖춘 정부와 타국이 동경하는 가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제대로 작동하는 다원주의 사회입니다. 우리의 광장은 시끄럽고 다양하며 자유롭습니다. 지속 가능성에 대해 헌신하며, 불안정한 세계 속에서 장기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입니다.

무엇보다 우리에게는 현실에 대한 자각과 그에 따른 행동 의지가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의 단절이 단순한 적응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는 점을 이해합니다. 지금은 있는 그대로의 세상에 대해 정직해져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이제 창가의 구호를 떼어냅니다.

과거의 질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것을 애도할 필요도 없습니다. 향수는 전략이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균열로부터 더 크고, 더 낫고, 더 강하며, 더 정의로운 무언가를 건설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것이 바로 요새화된 세계에서 가장 잃을 것이 많고, 진정한 협력에서 가장 얻을 것이 많은 중견국들의 과업입니다.

강자들에게는 힘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힘이 있습니다. 연기를 중단할 힘, 현실의 이름을 부를 힘, 국내의 힘을 기를 힘, 그리고 함께 행동할 힘 말입니다.

이것이 캐나다의 길입니다. 우리는 개방적이고 자신감 있게 이 길을 선택했습니다. 우리와 함께하고자 하는 모든 국가에게 이 길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트럼프의 답변


"Canada lives because of the United States. Remember that Mark, the next time you make statements”

"캐나다는 미국 덕분에 살지. 기억해 마크. 다음에 말할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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