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AI 패권은 양날의 검이다 (FT)

2025-11-21

AI 기술의 폭발적 성장으로 가장 큰 수혜를 누리고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기도 하다.


2025년 11월 20일
FT.com


연간 매출이 거의 2000억 달러(300조원)에 이르는 기업이 60퍼센트가 넘는 연간 성장률을 기록하는 일은 얼마나 비현실적인가. 그러나 엔비디아의 재무 상황은 지금 그 정도로 비약적이다. 인공지능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는 지난 수요일 발표한 분기 실적에서 대기업들에 적용되는 모든 규칙을 다시 한번 깨뜨렸다. 이런 흐름이 얼마나 오래 갈지 예측하는 데에는 위험이 따른다.

엔비디아는 현재 자신들이 만들 수 있는 모든 반도체를 팔고 있으며, 앞으로 만들 반도체까지 예약을 받고 있다. 눈여겨볼 만한 모든 지표가 상승하고 있는 셈이다. 이 회사는 이번 분기 매출과 이익에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가볍게 넘어섰다. 창업자 젠슨 황은 이전에 2025년과 2026년에 출시될 신형 반도체가 5000억 달러의 매출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었는데, 현재 엔비디아의 최고재무책임자는 그 목표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숫자는 점점 더 비현실적인 수준으로 치닫는다. 지난 4개 분기 동안 엔비디아 매출이 증가한 규모만 해도 730억 달러인데, 이 증가분만으로도 모건스탠리나 IBM의 1년치 매출을 넘어선다. 구글의 매출이 마지막으로 지금의 엔비디아 같은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을 때, 구글의 시가총액은 150억 달러였다. 지금 엔비디아는 4조5000억 달러에 이른다. 이만한 규모에서 이 같은 속도로 성장한 기업은 전례가 없다.


엔비디아 전년 대비 성장률 (분기별, %)


누군가에게는 이것이 거품임을 보여주는 증거처럼 보일 수 있다. 젠슨 황도 수요일 애널리스트들과의 통화에서 그렇게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물론 그는 동의하지는 않는다. 많은 인공지능 옹호자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AI가 가능한 일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이제 막 시작 단계라고 말한다. 이용자들이 에이전트 형태의 AI와,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등 물리적 AI가 만들어내는 여러 기적을 경험하게 되면 지금 투입되는 수조 달러의 자금은 결국 정당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공정하게 말하자면, 엔비디아의 비약적인 성과 자체가 주가 거품의 증거라고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는 가상 독점이 얼마나 보상받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 회사는 AI 반도체 시장의 90퍼센트를 장악하고 있으며, 73퍼센트라는 비현실적인 수준의 매출총이익률을 갖고 있다. 게다가 전 세계 선진국이 엔비디아 반도체에 의존하게 된 지금, 어느 반독점 규제 기관도 이런 독점을 약화시키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엔비디아가 판매하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매우 현실적이라고 해서, 거품이 없다는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엔비디아의 가치는 앞으로 여러 해 동안 공급과 수요가 어떻게 달라질지에 달려 있다. 10년 뒤에도 데이터센터가 지금처럼 계속 지어지고 있을까. 어떤 회사의 반도체로 그 데이터센터들을 지을까. 이익률은 어떻게 바뀔까. 전망은 크게 엇갈린다.

예를 들어, 

  •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 가운데 약 3분의 2가 엔비디아에 돌아간다고 황이 말한 대로 가정하고, 회사가 그 시장의 점유율 90퍼센트를 유지한다고 해보자. 씨티그룹은 지금부터 2030년까지 AI 분야에 7조8000억 달러가 투자될 것이라고 관대하게 추정한다. 그러면 총매출은 4조6000억 달러가 된다. (7.8 x 2/3 x 90% = 4.6)
  • 그러나 맥킨지는 좀 더 보수적으로 5조2000억 달러의 투자 규모를 제시하고, 엔비디아의 점유율이 70퍼센트로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이 미래 매출 규모는 거의 절반이 되어 2조4000억 달러가 된다. (5.2 x 2/3 x 70% = 2.4)


전 세계 AI 관련 자본 지출액 (십억 달러)


확실한 사실이 하나 있다. 엔비디아가 AI 호황의 최대 수혜자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변화하는 기대에 가장 예민하게 노출된 기업이라는 점이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처럼 보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활동하는 기업들과 다르다. 그런 회사들은 약한 경쟁자를 상대로 점유율을 높이는 한 계속 승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반도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 조정될 경우 몸을 숨길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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