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 금요일 오호츠크 뉴스레터는 비트코인과 노벨평화상에 대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뉴스레터 발송 이후 비트코인과 노벨평화상에 관련해 대규모의 사기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누군가 미리 입수한 정보를 가지고 대규모의 베팅을 해서 큰 돈을 벌어간 것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1. 노벨평화상 수상자 사전 유출 의혹
노벨위원회는 한국시간으로 금요일 저녁 2025년 수상자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오호츠크 뉴스레터에 썼던 대로 베네주엘라의 야당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였습니다.
그런데 당선자가 발표되기 약 9시간 전부터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에서 마차도의 예상 승률이 50%이상으로 급등했습니다.
노벨평화상은 매년 후보도 많고 평가 기준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올해 누가 수상할 것인지를 예측한다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선정위원회 사람들 마음입니다.
게다가 마차도는 딱히 손꼽히는 후보도 아니었습니다. 상위 20위 안에도 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의 예상 승률이 치솟았다는 얘기는 누군가가 대규모로 마차도에게 베팅을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폴리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더티컵'이라는 계정을 포함해 3개 계정이 금요일 마차도에 베팅해서 총 1억30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합니다. '애걔걔? 고작?' 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애초에 노벨평화상 예측 시장 자체의 규모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수천만원의 베팅만으로도 배당율이 확 떨어진 것 같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노벨위원회는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요르겐 와트네 프리드네스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발표 전) 비밀 유지가 잘 지켜졌다"며 "수상자가 사전 유출됐다고 단정 짓기 이르며 조사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이미 일주일 전에 내부적으로 결정됐고 위원회는 5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미리 정보를 알고 있던 사람은 5명보다 훨씬 많을 겁니다. 발표와 동시에 노벨상 홈페이지에 수상자 관련 정보가 공개되는데 거기에는 수상자의 캐리커처도 있고 사진, 영상 등 많은 자료가 있습니다. 그런 자료를 작성하고 홈페이지를 미리 만들어두는데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었을 것입니다.
또 홈페이지가 해킹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노벨상위원회에서 수상자 페이지를 미리 만들어두고 비공개 처리만 해놓은 상태였다면 외부에서 찾아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혹은 수상자의 연락처를 미리 확보하는 과정에서 누군가 눈치를 챘을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 돈이 너무 많아지니, 이젠 노벨상 수상자 같은 것까지도 큰 돈이 걸리는 도박판이 벌어집니다. 폴리마켓, 컬시와 같은 베팅 사이트들이 주요 플랫폼입니다. 앞으로 이런 사례는 빈발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적발하기 어렵고, 적발한다 해도 불법 여부를 가리는 데에 많은 노력이 들어갈 것입니다. 수상자가 누가 될지를 우연히 눈치채게 된 사람이 베팅을 했다면 이게 불법인지 아닌지 애매합니다.
2. 트럼프 관세 발표 유출 의혹
이뿐이 아닙니다. 같은 금요일 밤, 비트코인 시장에서는 더더욱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갑자기 '트루스소셜'에 장문의 글을 올려서, 중국이 미국에 대해 희토류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11월부터 중국에 대해 100%의 보복관세를 매기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시진핑을 만날 이유가 없다며 10월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APEC 불참도 시사했습니다. (몇 시간 후 참가로 뒤집긴 했습니다)
갑작스런 미·중 관세전쟁 재발 소식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뒤집어졌습니다.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2~3% 하락했고 가상화폐 시장은 더 많이 흔들려서, 대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한때 10% 이상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네티즌들이 이상한 거래를 찾아냈습니다. 비트코인 관련 미디어를 운영하는 비벡 센(Vivek Sen)이라는 사람이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 트럼프가 트루스소셜에서 100% 관세 발표를 하기 30분 전에 누군가 대규모로 10배 레버리지된 비트코인 숏 계약을 샀고,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해 무려 8800만 달러의 이득을 챙겼다는 것입니다. 1300억원 정도 됩니다.
해당 계정은 금요일 당일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이 사람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거래는 Hyperliquid라는 거래 플랫폼에서 이뤄졌는데 플랫폼 특성 상 거래 내용은 공개되지만 주인은 알 수가 없습니다.
또 RiverArch Ventures라는 회사의 CEO인 Scott Baker에 따르면, 같은 시간 비트코인 뿐 아니라 이더리움 시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고 같은 계정 주인이 12배 레버리지로 숏 계약을 사서 마켓 폭락 후 팔아 1억400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합치면 1억9200만 달러로, 약 2800억 원입니다.
문제는, 동시에 수많은 롱 레버리지 투자자들의 계약이 청산되며 돈을 날렸다는 것입니다. 가상화폐 거래사이트 코인베이스의 디렉터인 코너 그로건에 따르면 큰 피해자는 아래와 같습니다.
"오늘 Hyperliquid에서 10만 달러(약 1억 4천만 원) 이상 손실을 본 트레이더가 1010명, 100만 달러(약 14억 원) 이상 손실을 본 트레이더가 206명이었습니다.
그중 358개 계좌는 전액을 잃어 잔고가 거의 0이 되었으며, 그 안에는 1900만 달러(약 270억 원) 전액을 잃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한 쪽에선 숏을 쳐서 큰 돈을 버는 동안, 자연스럽게 반대편 롱 사이드에선 큰 피해를 본 사람들이 나온 것입니다. 소액을 잃은 사람은 수도 없이 많고, 하루만에 계정이 몽땅 청산당한 레버리지 트레이더가 160만 명이라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트럼프의 대 중국 관세 부과 발표를 30분 전에 미리 알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숏을 쳤을까요? 암호화폐 시장 특성상 누가 뭘 거래하는지 추적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다만 트럼프와 매우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정보가 새어나갔을 것으로 네티즌들은 보고 있습니다.
바로 이들이 유력 후보입니다.
이번 정보 유출 건이 진짜 가족의 소행인지는 알 수 없지만 트럼프의 아들들이 평소에 의심을 받을만한 행동들을 계속 해왔기에 비난 받아도 할 말이 없습니다. 트럼프 가족은 예전부터 노골적으로 코인 사업에 뛰어들었고 트럼프의 소셜미디어 응원을 받아가며 재산을 불려왔습니다. 트럼프와 멜라니아 여사의 이름을 딴 코인을 직접 발행하기도 했죠.
혹은 관세 관련 업무를 하는 행정부의 다른 누구에게서 유출되었을 수도 있고, 미국측이 아니라 중국측의 작업일 수도 있습니다. 진실은 영원히 알 수 없겠지요. 어쨌든 코인 시장은 위험합니다. 주식 시장과는 달리 누구도 규제하지 못합니다. 한 순간에 청산될 위험이 있는 레버리지 거래는 절대로 하면 안 되겠습니다. 하루에 50% 이상 하락하거나 상승하지 말란 법이 없습니다. 일반인들이 함부로 들어가면 안 되는 시장입니다.
미국 대통령의 가족이 대놓고 코인 사업을 하는 시대. 숨겨놓고 몰래 하는 것보다는 나은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희한한 시대인 것만은 틀림 없습니다. 그렇다고 더 이상 달러나 원화 자산이 안전하다고 말할 수도 없고요.
10월 10일 금요일 오호츠크 뉴스레터는 비트코인과 노벨평화상에 대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뉴스레터 발송 이후 비트코인과 노벨평화상에 관련해 대규모의 사기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누군가 미리 입수한 정보를 가지고 대규모의 베팅을 해서 큰 돈을 벌어간 것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1. 노벨평화상 수상자 사전 유출 의혹
노벨위원회는 한국시간으로 금요일 저녁 2025년 수상자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오호츠크 뉴스레터에 썼던 대로 베네주엘라의 야당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였습니다.

그런데 당선자가 발표되기 약 9시간 전부터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에서 마차도의 예상 승률이 50%이상으로 급등했습니다.
노벨평화상은 매년 후보도 많고 평가 기준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올해 누가 수상할 것인지를 예측한다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선정위원회 사람들 마음입니다.
게다가 마차도는 딱히 손꼽히는 후보도 아니었습니다. 상위 20위 안에도 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의 예상 승률이 치솟았다는 얘기는 누군가가 대규모로 마차도에게 베팅을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폴리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더티컵'이라는 계정을 포함해 3개 계정이 금요일 마차도에 베팅해서 총 1억30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합니다. '애걔걔? 고작?' 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애초에 노벨평화상 예측 시장 자체의 규모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수천만원의 베팅만으로도 배당율이 확 떨어진 것 같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노벨위원회는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요르겐 와트네 프리드네스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발표 전) 비밀 유지가 잘 지켜졌다"며 "수상자가 사전 유출됐다고 단정 짓기 이르며 조사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이미 일주일 전에 내부적으로 결정됐고 위원회는 5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미리 정보를 알고 있던 사람은 5명보다 훨씬 많을 겁니다. 발표와 동시에 노벨상 홈페이지에 수상자 관련 정보가 공개되는데 거기에는 수상자의 캐리커처도 있고 사진, 영상 등 많은 자료가 있습니다. 그런 자료를 작성하고 홈페이지를 미리 만들어두는데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었을 것입니다.
또 홈페이지가 해킹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노벨상위원회에서 수상자 페이지를 미리 만들어두고 비공개 처리만 해놓은 상태였다면 외부에서 찾아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혹은 수상자의 연락처를 미리 확보하는 과정에서 누군가 눈치를 챘을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 돈이 너무 많아지니, 이젠 노벨상 수상자 같은 것까지도 큰 돈이 걸리는 도박판이 벌어집니다. 폴리마켓, 컬시와 같은 베팅 사이트들이 주요 플랫폼입니다. 앞으로 이런 사례는 빈발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적발하기 어렵고, 적발한다 해도 불법 여부를 가리는 데에 많은 노력이 들어갈 것입니다. 수상자가 누가 될지를 우연히 눈치채게 된 사람이 베팅을 했다면 이게 불법인지 아닌지 애매합니다.
2. 트럼프 관세 발표 유출 의혹
이뿐이 아닙니다. 같은 금요일 밤, 비트코인 시장에서는 더더욱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갑자기 '트루스소셜'에 장문의 글을 올려서, 중국이 미국에 대해 희토류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11월부터 중국에 대해 100%의 보복관세를 매기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시진핑을 만날 이유가 없다며 10월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APEC 불참도 시사했습니다. (몇 시간 후 참가로 뒤집긴 했습니다)
갑작스런 미·중 관세전쟁 재발 소식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뒤집어졌습니다.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2~3% 하락했고 가상화폐 시장은 더 많이 흔들려서, 대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한때 10% 이상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네티즌들이 이상한 거래를 찾아냈습니다. 비트코인 관련 미디어를 운영하는 비벡 센(Vivek Sen)이라는 사람이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 트럼프가 트루스소셜에서 100% 관세 발표를 하기 30분 전에 누군가 대규모로 10배 레버리지된 비트코인 숏 계약을 샀고,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해 무려 8800만 달러의 이득을 챙겼다는 것입니다. 1300억원 정도 됩니다.
해당 계정은 금요일 당일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이 사람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거래는 Hyperliquid라는 거래 플랫폼에서 이뤄졌는데 플랫폼 특성 상 거래 내용은 공개되지만 주인은 알 수가 없습니다.
또 RiverArch Ventures라는 회사의 CEO인 Scott Baker에 따르면, 같은 시간 비트코인 뿐 아니라 이더리움 시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고 같은 계정 주인이 12배 레버리지로 숏 계약을 사서 마켓 폭락 후 팔아 1억400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합치면 1억9200만 달러로, 약 2800억 원입니다.
문제는, 동시에 수많은 롱 레버리지 투자자들의 계약이 청산되며 돈을 날렸다는 것입니다. 가상화폐 거래사이트 코인베이스의 디렉터인 코너 그로건에 따르면 큰 피해자는 아래와 같습니다.
한 쪽에선 숏을 쳐서 큰 돈을 버는 동안, 자연스럽게 반대편 롱 사이드에선 큰 피해를 본 사람들이 나온 것입니다. 소액을 잃은 사람은 수도 없이 많고, 하루만에 계정이 몽땅 청산당한 레버리지 트레이더가 160만 명이라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트럼프의 대 중국 관세 부과 발표를 30분 전에 미리 알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숏을 쳤을까요? 암호화폐 시장 특성상 누가 뭘 거래하는지 추적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다만 트럼프와 매우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정보가 새어나갔을 것으로 네티즌들은 보고 있습니다.
바로 이들이 유력 후보입니다.
이번 정보 유출 건이 진짜 가족의 소행인지는 알 수 없지만 트럼프의 아들들이 평소에 의심을 받을만한 행동들을 계속 해왔기에 비난 받아도 할 말이 없습니다. 트럼프 가족은 예전부터 노골적으로 코인 사업에 뛰어들었고 트럼프의 소셜미디어 응원을 받아가며 재산을 불려왔습니다. 트럼프와 멜라니아 여사의 이름을 딴 코인을 직접 발행하기도 했죠.
혹은 관세 관련 업무를 하는 행정부의 다른 누구에게서 유출되었을 수도 있고, 미국측이 아니라 중국측의 작업일 수도 있습니다. 진실은 영원히 알 수 없겠지요. 어쨌든 코인 시장은 위험합니다. 주식 시장과는 달리 누구도 규제하지 못합니다. 한 순간에 청산될 위험이 있는 레버리지 거래는 절대로 하면 안 되겠습니다. 하루에 50% 이상 하락하거나 상승하지 말란 법이 없습니다. 일반인들이 함부로 들어가면 안 되는 시장입니다.
미국 대통령의 가족이 대놓고 코인 사업을 하는 시대. 숨겨놓고 몰래 하는 것보다는 나은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희한한 시대인 것만은 틀림 없습니다. 그렇다고 더 이상 달러나 원화 자산이 안전하다고 말할 수도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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