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업계의 두 고래 사이에 낀 알트먼, 누구의 손을 잡을 것인가

2025-06-27


한쪽에는 130억 달러를 투입한 마이크로소프트, 다른 한쪽에는 56조 원을 들고 찾아온 소프트뱅크. 두 거대 자본 사이에서, 오픈AI는 지금 완전히 끼어 있는 상태입니다.


이 상황이 특히 흥미로운 이유는 오픈AI가 걸어온 독특한 여정 때문입니다. 2015년 샘 알트먼과 일론 머스크 등이 '인류를 위한 AI'라는 멋진 대의명분 아래 비영리 재단으로 출발했던 오픈AI는, 불과 10년 만에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AI 기업이 되었습니다. ChatGPT의 폭발적 성공으로 월 5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고, 기업가치는 무려 420조 원에 달합니다. (한국 GDP의 절반 수준입니다.)

하지만 성공이 새로운 딜레마를 가져왔습니다. AI 모델을 훈련시키는 데 드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애초의 "돈은 안 벌겠다"는 비영리 정신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2019년 투자를 받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도입한 것이 현재의 복잡한 2층 구조였습니다. 그 당시 Open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기에는 상당히 리스크가 컸어요. 비슷한 AI 회사들도 우후죽순 많았고, "돈도 안 벌겠다"는 이런 회사를 굳이 투자할 이유가 없었던 거죠. 이때 구세주처럼 나타난 게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였습니다! 💰


독특하고 복잡한 지배구조의 탄생 🏗️

현재 오픈AI의 지배구조는 일반적인 스타트업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사회적 목적'을 우선하는 비영리 재단이, 영리법인(마이크로소프트가 49% 소유)을 지배하는 2층 구조로 되어 있어요. 다시 말해서 "돈은 벌되, 비영리법인이 경영권을 가지고 모든 걸 결정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이 구조는 당시로서는 정말 창의적인 해결책이었어요. 투자자들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동시에 비영리 이사회가 AI의 안전성과 사회적 책임을 감독할 수 있었거든요. 마치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를 동시에 가진 자동차 같은 개념이었습니다.

하지만 2023년 11월, 그 유명한 샘 알트먼 CEO 축출 사태가 벌어지면서 이 구조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알트먼은 더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원했고, 더 많은 투자금도 필요했습니다. 지금 구조로는 대규모 투자 유치도, 공개상장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긴 해서 회사구조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 오긴 했었습니다.     


샘 알트먼의 야심찬 비전 ✨

사실 샘 알트먼 CEO가 구상하는 미래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오픈AI를 '공익법인(PBC)' 구조로 바꿔서, 사회적 목적을 지키면서도 투자 유치, 사업 확장, 나아가 상장까지 추진하겠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오픈AI는 약 420조 원의 기업가치로 평가받고 있으니, 이에 걸맞은 유연한 지배구조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입니다.

공익법인은 일반 기업과 비영리 조직의 중간 지대 같은 개념입니다. 파타고니아나 벤앤제리스 같은 기업들이 채택한 구조로, 주주 이익과 함께 사회적 목적도 동등하게 추구해야 합니다. 알트먼으로서는 '돈도 벌고 세상도 구한다'는 이상적인 타협점을 찾아서 이거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그 과정을 함께하고 돈도 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조력자를 찾았습니다. 바로 소프트뱅크와 손정의 사장입니다. 막대한 자원과 함께 700조에 달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시작하며 큰 그림을 맞춰가려고 했어요. 여기까지는 올 초에 확정이 되었고, 이제 돈이 들어올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이런 전환에는 모든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대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마이크로소프트 vs 소프트뱅크: 투자 조건의 충돌 ⚔️


그런데 이 시점에서 두 후원자가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입장 🏢
MS는 2019년부터 오픈AI에 총 130억 달러를 투자해서 49%의 지분과 연간 수익의 20%를 가져가고 있어요. 또한 AI 모델을 Azure 클라우드에서 독점적으로 제공하며, 오픈AI가 개발한 지적재산권에도 접근할 수 있는 강력한 권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계약은 'AGI(범용인공지능) 출현' 시점이나 2030년까지 유효합니다. 

MS 입장에서 보면 정말 대박투자였습니다.  ChatGPT 붐 덕분에 MS의 AI 관련 매출은 하늘을 찌르고, Azure 클라우드 사업도 크게 성장했거든요. 사티아 나델라 CEO는 "AI 시대의 승자가 될 것"이라며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자랑해왔죠.


소프트뱅크의 제안 🚀
반면 소프트뱅크는 훨씬 더 큰 판을 제안합니다. 손정의 회장이 직접 나서서 추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핵심이 바로 오픈AI에 대한 56조 원 규모의 투자입니다. 이는 AI   위한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민간 투자입니다. 

하지만 소프트뱅크는 까다로운 조건을 붙였습니다. "올해 말까지 PBC 전환을 완료해야 한다"는 거예요. 만약 실패할 경우 26조 원 규모의 후속 투자는 전면 철회됩니다. 오픈AI에게는 달콤한 기회이자 동시에 엄청난 압박인 셈이죠.


협상 테이블 위의 치열한 줄다리기 🤼‍♂️

문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오픈AI가 PBC로 전환하려면 기존 계약 구조를 완전히 뜯어고쳐야 해요. 오픈AI는 MS 측에 이런 걸 요구하고 있습니다:

  • MS 지분 49% → 33%로 축소: "대주주는 맞지만 너무 많이 간섭하지 마세요" 😅
  • 수익 배분 20% → 10%로 축소: "우리도 재투자할 돈이 좀 필요해요"
  • Azure 독점 계약 완화: "아마존 AWS, 구글 클라우드도 좀 써보게 해주세요"
  • 지적재산권 접근 제한: "특히 우리가 새로 산 윈드서프 기술은 손대지 마세요"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절대 물러서지 않고 있어요. 이미 오픈AI로부터 70억 달러 이상을 회수했음에도, 당초 계약을 끝까지 고수하려고 합니다. MS 내부 인사들은 "현재 계약 조건으로도 2030년까지 충분히 버틸 수 있다"며 여유를 부리고 있는 상황이죠. 

실제로 MS는 최근 일론 머스크의 xAI나 다른 AI 스타트업들에도 투자를 확대하며 "오픈AI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나델라 CEO가 "주요 AI 모델들은 결국 상품화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런 맥입니다.


시한폭탄이 된 연말 데드라인 ⏰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건 바로 시간의 압박입니다. 소프트뱅크가 제시한 연말 데드라인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오픈AI는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건 이번 투자 실패가 단순히 돈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오픈AI는 지난 몇 차례 투자 라운드에서 특별한 조건을 수용했는데, "PBC 전환에 실패하면 기존 투자자들이 투자금 회수를 요구할 수 있다"는 권리를 부여했습니다. 즉, 도미노처럼 연쇄 이탈이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업계를 뒤흔들 '핵옵션'의 등장 💥

이런 교착상태에서 최근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오픈AI 경영진이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는 거예요. 이는 말 그대로 '핵옵션'에 해당합니다.

오픈AI 측은 "MS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서 우리 사업 자유를 제약하고 있다"고 주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어요. 구체적으로는 Azure 독점 계약, 지적재산권 접근 권리, 타 클라우드 사업자 이용 제한 등이 반독점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이는 완전한 양날의 검이에요. 소송이 실제로 진행될 경우 6년간 이어온 파트너십은 완전히 파탄날 수 있고, 오픈AI도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업계에서는  "너죽고 나죽자"가 되어선 안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쉽게 풀리지 않을 매듭 🪢

결국 이 모든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부모(MS)로부터 독립하려는 자녀(OpenAI)가 새 후원자(소프트뱅크)를 찾았지만, 부모가 절대 쉽게 놓아주지 않는 상황입니다.

오픈AI는 연말까지 이 복잡한 매듭을 풀어야 합니다. 실패할 경우 거대한 투자 기회를 놓칠 뿐만 아니라, 기존 투자자들의 이탈까지 감수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시간은 우리 편이다"라는 계산 하에 강경하게 나가고 있습니다.

과연 샘 알트먼이 이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모릅니다. 분명한 건 연말까지 남은 몇 개월이 오픈AI뿐만 아니라 전체 AI 생태계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간이 될 거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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