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볼프(Toto Wolff, 왼쪽)는 런치가 시작되기도 전에 FT의 규칙을 어겼다. 지구를 누비는 메르세데스 F1 팀 리더를 특정 대륙에 묶어두는 것도 어려운데, 도시까지 지정해서 만나는 것은 더 힘들다. 급하게 점심을 먹느니 볼프의 고향인 비엔나에서 늦은 저녁 식사를 하는 건 어떻겠냐는 매니저의 제안을 나는 승낙했다.
토토 볼프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스포츠 감독이라 할 수 있다. 그는 F1의 지난 16개 월드 챔피언십(드라이버 및 컨스트럭터 부문) 중 15개를 따냈다. 하지만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F1: 본능의 질주'가 인기를 끈 덕에, 그는 경영 능력보다는 장난을 잘 치는 화면 속 캐릭터의 매력으로 더 유명해졌다.
이 넷플릭스 시리즈는 레이스 영상과 과장된 라이벌 관계를 뒤섞어 F1이라는 떠돌이 서커스를 극화했고, 그 덕에 50세인 볼프와 그의 팀원들이 예상치 못한 TV 스타가 되었다. 더 중요한 건, 이 쇼가 쇠퇴해가던 F1에 수천만 명의 새로운 팬들을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F1의 소유주인 리버티 미디어(Liberty Media)가 도입한 미디어 친화적 개혁도 도움이 됐다. 메르세데스 F1 팀의 가치는 리버티 미디어의 F1 인수 이후 두 배 이상 뛰었다. 토토 볼프는 그저그런 자동차 레이서였다가 성공한 투자자가 됐다. 그는 이 팀의 지분 1/3을 소유하고 있다.
F1이라는 탄소 집약적 스포츠의 매력은 어떻게 중년 남성 자동차 매니아 층을 넘어서 다른 시청자층에까지 확장됐을까? "이건 고성능 머신을 다루는 운동선수들의 이야기이죠... 이건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위에 '카다시안 따라잡기'를 더했습니다" 볼프는 이렇게 요약했다. (Keeping Up with the Kardashians: 미국의 연예 리얼리티쇼)
영화 F1: 더 무비에도 나온 토토 볼프. 영상 38초부터.
<F1: 본능의 질주> 시청자의 대다수는 16-34세이다. 이 프로그램은 F1이 주말 레이스마다 기록적 관중을 끌어모으는 데도 도움을 주었다. 최근에는 유명인사들도 그랑프리를 찾았다. 톰 크루즈, 톰 브래디, 미셸 오바마 등. F1이 수십 년 동안 꿈꿔왔던 미국 진출에 드디어 성공했다는 증명이다.
우리는 볼프의 장소 선택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두 앤 코(Do & Co)는 국제적인 ‘흰 바지 부대(상류층 백인 남성)’가 가득한 루프탑 레스토랑인데 토토는 “팬시한 곳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그에게 이곳은 오랜 단골집이고, 니키 라우다(Niki Lauda)의 친구가 운영하는 곳이다. 전설적인 드라이버 니키 라우다는 볼프의 오랜 사업 파트너 겸 멘토였다. 2019년 라우다의 장례식은 여기서 몇 발만 가면 있는 성 슈테판 대성당에서 열렸다. 탁 트인 창문으로 그 성당의 고딕 양식 박공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라우다와 볼프 듀오는 2013년 메르세데스에 합류한 뒤 ‘미다스의 손’처럼 손대는 것마다 성공시켰다. 이들은 메르세데스 F1 팀을 컨스트럭터 챔피언십을 8년 연속, 드라이버 챔피언십을 7년 연속으로 우승하는 팀으로 만들어냈다. 지난해 아부다비 결승전의 마지막 몇 분간의 논란이 되는 결정으로 이 화려한 연승이 끝났고, 드라이버 타이틀은 레드불의 막스 페르스타펜(Max Verstappen)에게 돌아갔다. 볼프의 필사적인 반응은 재빨리 소셜미디어 밈이 되었다. "아니 아니, 마이클, 그건 전혀 옳지 않았어~" (그가 레이스 디렉터 마이클 마시에게 이렇 소리쳤다. 아래 영상)
메르세데스가 복수할 가능성은 이번 시즌이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끝났는데, 드라이버인 루이스 해밀턴과 조지 러셀이 새로운 차량에 적응하는 데 고전했기 때문이었다. 그 차는 속도와 제어 양측에서 선두 그룹인 페라리 및 레드불과 경쟁할 수 없었다(일정 부분 규칙 변경의 영향도 있었다). "우리는 물리적인 실수를 했어요. F1은 물리학입니다,"라고 볼프는 인정한다.
메르세데스의 성적은 개선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10년만에 처음으로, 볼프는 자신 한 시즌 내내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할 수도 있는 팀을 지휘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종종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요즘 얼마나 힘든가요?’” 볼프가 말한다. “제 삶에는 여러 시기가 있었어요. 힘들었다고 할 만한 에피소드도 너무 많습니다. 요즘 상황이 그 정도는 아니에요.”
나는 그가 어린 시절 아버지를 뇌암으로 일찍 떠나 보낸 이야기를 하려는 건가 싶지만, 더 깊이 파고들기 전 종업원이 주문을 받으러 다가온다. 나는 약간 난해한 유로-아시아 메뉴에서 재빨리 베이비 시금치와 가지 샐러드에 이어 비너 슈니첼(Wiener schnitzel, 돈까스)을 고른다. 토토는 “매운 걸로 간다.”고 선언하며 톰얌꿍 생선 수프와 파야 카 파오 소고기 카레를 고른다. 그가 내게 와인 선택을 맡기기에, 나는 헝가리 국경 근처 부르겐란트(Burgenland) 산 피노누아가 궁금해져서 주문한다.
볼프는 자신의 다음 목표를 "지속 가능한 성공"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아마 나의 회의적인 시선을 느꼈는지, 휴대전화를 꺼내 지난 50년 동안의 F1 우승팀을 보여준다. 가장 아래의 가장 최근 행은 메르세데스의 ‘실버 애로우’로 가득하다. 하지만 볼프는 처음에 집중한다. “노란색이 많아요.” 볼프는 페라리 로고를 노란색이라 칭하며 말한다. “거의 모든 시대에서요.”
그 업적을 이루는 게 새로운 목표라고 볼프는 덧붙인다. "꿈꾸기를 멈추면, 목적을 잃는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무슨 인스타그램 개소리가 아닙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그게 제가 니키 라우다에게 배운 겁니다. '어제는 의미없다'는 것 말입니다.”
레이싱 드라이버로의 짧은 경력을 끝낸 후, 볼프는 은행업에 종사하다가 1990년대 IT 붐 동안 투자회사를 설립했다. 몇 년 후 그는 젊은 드라이버들의 멘토가 되며 모터스포츠계로 돌아왔고, 자신이 지분을 갖고 있던 윌리엄스 팀의 매니징 디렉터가 되었다. 어려움을 겪던 윌리엄스는 볼프가 재임하는 기간 동안 8년만에 처음으로 레이스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자 독일의 메르세데스가 곧 이 오스트리아인에게 접촉했다.
성공을 계속 했으면서도, 볼프는 “팀 대표로의 유통기한이 있다”고 인정하며, 스스로에게 메르세데스를 재기시키거나 혹은 회장직으로 물러나는 데 “2년 정도”의 시간을 주었다. (편집자 주: 3년이 지난 2025년 현재도 그는 메르세데스의 팀 대표이자 대표이사이다)
하버드경영대학원 수업에서 다루기도 했던 볼프의 경영 스타일은 거의 모든 관리자보다 더 자율적이라는 점이다. 그가 보는 자신의 임무는 2000명이 넘는 메르세데스 F1 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무엇이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저는 유체역학을 연구할 수 없지만," 그는 말한다,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의 모든 것을 압니다."
이번 시즌의 충격은 볼프의 리더십에 의문부호를 남겼고, 지금까지 볼프가 이룬 성공이 큰 예산과 재능 있는 드라이버들 덕분이었을 수도 있다는 의심도 남겼다. 하지만 볼프는 일부 직원들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계속 내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왜 위대한 팀들이 위대한 기록을 계속 만들어내지 못하는지 공부했습니다.” 그는 알렉스 퍼거슨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언급한다. "어떤 종목의 어느 팀도 8년 연속으로 세계 챔피언이 된 적이 없어요. 이유는 많겠지만 핵심은 사람입니다. 사람은 안주합니다. 전에 했던 방식으로는 에너지를 얻을 수 없습니다. 예전 같은 야심을 갖지도 않겠죠.”
패배가 “매우 아프다”면서도, 볼프는 메르세데스의 낮은 성적에 철학적인 태도를 취한다. 메르세데스의 압도적인 성적이 계속되었다면, "우리는 F1을 죽였을 겁니다. 왜냐하면 그런 건 아무도 더 이상 보지 않을 테니까요."
와인이 도착했다. "이거 좋은 와인인가요, 아니면 콜라와 섞어 마실까요?"라고 볼프가 식당 주인에게 묻는다. 곧 우리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대화를 틀었다. 내가 하는 독일어를 듣고, 그는 나에게 어디서 독일어를 배웠는지 묻는다. 나는 유대인 할아버지가 1930년대 후반 비엔나를 떠났다고 설명하기 시작하고, 볼프는 자신은 기독교 세례를 받았지만 유대인 혈통이라고 밝힌다.
루마니아인 아버지와 공산주의를 피해 오스트리아로 온 폴란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볼프는 종교를 거의 인정하지 않는 가정에서 자랐다. 하지만 비극적인 부친상 이후, 어린 토토는 동네에 살던 한 유대인 가족의 도움을 받으며 자랐고, 유대인 청소년 단체에서도 자주 활동했다. “제가 어릴 때는 반유대주의가 꽤 심했습니다.” 볼프는 말한다. “저는 제 친구들이 거리에서 어떻게 불리우는지 봤습니다. 한 집단이 어떻게 고립되는지 봤어요.”
이 주제는 시의적절했다. 우리는 F1 챔피언을 3회 차지한 브라질 출신 넬슨 피케가 F1 유일의 흑인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에 대해 인종차별적 욕설을 쓰며 이야기한 며칠 후 만나 저녁을 먹고 있었으니까. 일부 F1 유명인사들은 해밀턴을 지지했지만, 이 스포츠를 총괄하는 FIA가 해밀턴의 "평등을 위한 헌신"을 지지한다는 무미건조한 성명을 내는 데는 약 20시간이 걸렸고, 피케의 이름을 콕 집어 비난하는 데에도 실패했다. 며칠 뒤 피케의 딸과 사귀는 막스 페르스타펜은 피케가 인종주의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전직 F1 대표 버니 에클스턴은 방송에 출연해 피케를 옹호했고, 전 세계를 향해 블라디미르 푸틴을 위해서 "총알을 맞겠다"고도 말했다.
자신의 경험을 해밀턴의 경험과 동일시하지 않으려 조심하면서도, 볼프는 어릴 때 본 반유대주의가 해밀턴에게 공감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로 인해 볼프는 공개적으로 F1 사무국이 “인스타 게시물 몇 개” 업로드하는 것 이상의 조치를 취할 걸 촉구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일련의 폭언 사태가 ‘F1: 본능의 질주’ 세대를 대변할 수는 없다고 일축한다. 토토는 피케와 에클스턴에 대해 “한 명은 80살쯤 됐고, 다른 한 명은 105살”이라고 말했다 (당시 피케 69세, 에클레스턴 91세). 그들의 코멘트에 대한 사회적 반발이 심했다는 것은 “(다른)사람들이 그런 용어를 쓰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을 뜻한다고도 그는 말한다. "저는 현재의 F1에서는 어떤 인종차별도 볼 수 없어요" 라고 볼프는 말한다. “저는 몇몇 업계 사람들과 심한 욕설을 주고받을 수도 있지만, 인종차별적인 말은 아닙니다.”
나는 해밀턴도 이 말에 동의할까 궁금하다. 해밀턴은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 때 F1 업계의 사람들이 “다들 조용히 있다…불의의 한가운데에서.” 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고통스러운 부분을 지목할 수 있죠.” 볼프는 그의 스타 드라이버 해밀턴에 대해 말하며, 상업적 실체로의 메르세데스는 커뮤니케이션 면에서 반드시 더욱 보수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덧붙인다.
볼프와 해밀턴은, 처음 해밀턴이 “고된 시기”를 겪었다고 인정한 뒤, 상호 이해를 통해 관계를 발전시켰다. 월드 챔피언을 7회 차지한 루이스 해밀턴의 경기장 밖 기행(올해 초 레이스 사이에 스카이다이빙을 한다던가)과 그가 종종 말하는 도발적 사회정의 캠페인은 오히려 볼프의 지지를 받았다. 볼프는 해밀턴이 해밀턴 답게 행동하도록 놓아두는 게 그의 레이스 퍼포먼스를 높여준다고 믿게 되었기 때문이다.
"루이스는 한 번도 골치였던 적이 없습니다. 저에게도 팀에게도요.” 볼프는 주장한다. “사람들을 안전지대 바깥으로 밀어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게 해밀턴이 하고 있는 일이에요.”
스타터가 금방 도착하며 분위기가 밝아졌고, 볼프는 식당 스탭에게 또 다른 농담을 건다. "오늘 저녁 테이블을 두 번 팔았어요?" 웨이트리스는 이전에 들어본 농담인 듯 웃는다.
우리는 F1이 가진 환경적, 사회적 결함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나는 이런 요소들이 넷플릭스 다큐로 인해 촉발된 파티 분위기를 망칠 위험이 있다고도 봤다. F1은 지리적 다양성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만 주요 선수들의 인종과 성별은 거의 비슷하다. 볼프는 맥라렌에 속한 나이지리아계 주니어 드라이버와 메르세데스 주니어 프로그램의 12세 스페인 소녀 루나 플럭사(Luna Fluxa)를 언급했다. 제가 “우후, 우리에겐 소녀 드라이버가 있어.” 라고 말하는 게 아니지만, 그녀에겐 능력이 있어요.”
하지만 한두 명의 여성이 성공한다 해도, 볼프는 향후 10년 안에 남녀가 섞인 그리드를 기대하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믿는다. "물론 실력으로 성공할 수 있는 여자아이들이 있을 겁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편견이 있다.
볼프가 그걸 가장 잘 알 거라고 나는 말하며, 그가 누구와 결혼했는지를 상기시킨다. 그의 아내 수지 볼프(Susie Wolff)는 2014년 역사를 만들었다. 실버스톤에서 윌리엄스 드라이버로 출전하며 한 세대 만에 F1 트랙에서 주말 레이스에 참전한 최초의 여성 드라이버가 된 것이다. 그럼에도 “마지막 기회에선 거부당했어요.” 볼프는 한탄한다. "그녀는 (동료 윌리엄스 드라이버) 펠리페 마사(Felipe Massa)와 불과 몇 십 분의 1초 차이였죠," 이라고 볼프는 말했다. "팀은 결정을 감행하지 못했습니다.”
메인 요리가 도착했다. 나는 볼프에게 왜 F1이 완전 전기차 전환을 하지 않는지 도전적으로 물었다. 현행 하이브리드 엔진이 “세계에서 가장 열효율이 높은 엔진"이라고 그는 말한다. 2026년부터 F1 차량은 바이오 연료로 구동될 것이며, 이는 개발도상국의 차량 탈탄소화에 필요한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다. 이것이 "F1이 지속가능성에 대해 할 수 있는 진짜 기여"라고 그는 말한다. 참고로 F1의 주 스폰서 중 하나가 사우디 아람코이다.
나는 그의 주장에 다소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볼프는 "시각, 청각적 경험의 문제를 해결한다면" F1도 10년쯤 뒤엔 전기차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재의 F1 팬들은 내연기관 엔진이 내는 소음을 사랑하지만, “세대마다 좋아하는 게 다르다면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죠”라고 그는 말한다.
이런 식의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들 때문에 그 변화가 일어나기도 전에 기존 팬들과의 관계가 끊어지지 않을까? 볼프는 오래된 팬들에 대해 “저는 그 팬들이 변화를 싫어하는 게 좋아요.” 라고 말한다. "훌륭한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한 우리는 팬들을 잃지 않을 거에요. 하이브리드 엔진을 굴리든, 소음이 덜한 차를 타든, 드라이버들이 그리드에서 무릎을 꿇든 말입니다”
볼프는 내년부터 라스베이거스 야간 레이스를 포함하는 레이스 일정에 대해서도 낙관적이다. 전통주의자들은 레이스라는 스포츠가 유럽의 뿌리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우려하는 부분인데도. “신성한 건 없어요. 모든 건 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볼프는 말한다. 심지어 볼프의 제 2의 고향인 모나코 레이스도? 수퍼 리치에게 사랑받지만 좁은 도로에서 열리는 지루한 경기라고 비판받는데도? “그 레이스도 더 좋아져야 합니다.”
‘F1: 본능의 질주’의 등장인물은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나? F1 정상에 오른 많은 이들이 "예민한 성격”이라고 볼프는 말한다. "저는 헤드폰을 부순 게 자랑스럽지 않아요." 볼프는 지난 시즌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사건 때문에 일어난 자신의 리액션에 대해 말한다. “하지만 그게 저에요. 제 안에 정말 고된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던 어린아이가 있고, 그게 튀어나온 겁니다. 저는 괜찮다고 느끼기 위해 말 그대로 싸워야 했어요.”
헤드폰을 부수는 토토 볼프
나는 그에게 18세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다는 최근의 고백에 대해 물었다. “사람들은 제 외면만 보고, 저의 어두운 일들은 보지 않죠.” 그는 말한다. 볼프의 “유일한 영웅”이었던 아버지가 암에 굴복하며 “성격이 변하는 모습”이 그에게 상처를 남겼다. "저는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는 어두운 구멍에 빠집니다."
그 중에서도 특별한 사건이 있다. 볼프의 부모님은 그와 그의 여동생을 명문학 '리세 프랑세 드 비엔(Lycée Français de Vienne)'에 보내기 위해 돈을 겨우 모았지만, 아버지의 미술품 운송 회사가 파산하면서 어머니의 마취과 의사 월급으로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다.
"수업료를 내지 못해 학교에서 쫓겨났습니다. 교실에 앉아 있다 오후에 교장실로 불려간 걸 기억합니다. 제가 내려가니 릴리가 현관에 앉아 있고, 교장 선생님이 ‘미안해, 너희는 학교를 떠나야 해…가방 챙기렴’ 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두가 저를 물끄러미 쳐다봤고…저는 트램 역까지 걸어가야 했고…제 10살 여동생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해야 했습니다.” 볼프는 회상한다.
나는 그에게 F1 패독의 부잣집 도련님들 사이에서 스스로를 아웃사이더라고 느끼기도 하는지 묻는다. 특히 그는 돈이 모자라서 자신의 레이싱 드라이버 경력을 포기해야 했었으니까. “부자들이 우리 스포츠에 들어오기는 쉽지만, 그 돈이 그들을 챔피언으로 만들어주지는 않아요.” 볼프의 말에 따르면 F1 그리드에 서는 모든 드라이버들은 "소수자 콤플렉스, 열등감, 혹은 강한 승리 욕구"를 갖고 있다.
고통 받던 10대 소년이었다가 지금은 가장 압도적인 레이싱 팀의 수장이 된 토토 볼프. 그가 1990년대 후반에 F1에서 보던 기회를 어쩌면 지금 F1을 보는 젊고 진보적인 세대 역시 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레이스 시작을 알리는 붉은 신호등이 꺼지면, "그때는 당신의 배경이 무엇이든, 당신이 어떻게 자랐든, 그런 건 상관없습니다.”
'Lunch with FT' 명작선
토토 볼프, 메르세데스-AMG F1팀 대표 (2022년)
Joe Miller
Aug 12 2022
토토 볼프(Toto Wolff, 왼쪽)는 런치가 시작되기도 전에 FT의 규칙을 어겼다. 지구를 누비는 메르세데스 F1 팀 리더를 특정 대륙에 묶어두는 것도 어려운데, 도시까지 지정해서 만나는 것은 더 힘들다. 급하게 점심을 먹느니 볼프의 고향인 비엔나에서 늦은 저녁 식사를 하는 건 어떻겠냐는 매니저의 제안을 나는 승낙했다.
토토 볼프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스포츠 감독이라 할 수 있다. 그는 F1의 지난 16개 월드 챔피언십(드라이버 및 컨스트럭터 부문) 중 15개를 따냈다. 하지만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F1: 본능의 질주'가 인기를 끈 덕에, 그는 경영 능력보다는 장난을 잘 치는 화면 속 캐릭터의 매력으로 더 유명해졌다.
이 넷플릭스 시리즈는 레이스 영상과 과장된 라이벌 관계를 뒤섞어 F1이라는 떠돌이 서커스를 극화했고, 그 덕에 50세인 볼프와 그의 팀원들이 예상치 못한 TV 스타가 되었다. 더 중요한 건, 이 쇼가 쇠퇴해가던 F1에 수천만 명의 새로운 팬들을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F1의 소유주인 리버티 미디어(Liberty Media)가 도입한 미디어 친화적 개혁도 도움이 됐다. 메르세데스 F1 팀의 가치는 리버티 미디어의 F1 인수 이후 두 배 이상 뛰었다. 토토 볼프는 그저그런 자동차 레이서였다가 성공한 투자자가 됐다. 그는 이 팀의 지분 1/3을 소유하고 있다.
F1이라는 탄소 집약적 스포츠의 매력은 어떻게 중년 남성 자동차 매니아 층을 넘어서 다른 시청자층에까지 확장됐을까? "이건 고성능 머신을 다루는 운동선수들의 이야기이죠... 이건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위에 '카다시안 따라잡기'를 더했습니다" 볼프는 이렇게 요약했다. (Keeping Up with the Kardashians: 미국의 연예 리얼리티쇼)
영화 F1: 더 무비에도 나온 토토 볼프. 영상 38초부터.
<F1: 본능의 질주> 시청자의 대다수는 16-34세이다. 이 프로그램은 F1이 주말 레이스마다 기록적 관중을 끌어모으는 데도 도움을 주었다. 최근에는 유명인사들도 그랑프리를 찾았다. 톰 크루즈, 톰 브래디, 미셸 오바마 등. F1이 수십 년 동안 꿈꿔왔던 미국 진출에 드디어 성공했다는 증명이다.
우리는 볼프의 장소 선택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두 앤 코(Do & Co)는 국제적인 ‘흰 바지 부대(상류층 백인 남성)’가 가득한 루프탑 레스토랑인데 토토는 “팬시한 곳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그에게 이곳은 오랜 단골집이고, 니키 라우다(Niki Lauda)의 친구가 운영하는 곳이다. 전설적인 드라이버 니키 라우다는 볼프의 오랜 사업 파트너 겸 멘토였다. 2019년 라우다의 장례식은 여기서 몇 발만 가면 있는 성 슈테판 대성당에서 열렸다. 탁 트인 창문으로 그 성당의 고딕 양식 박공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라우다와 볼프 듀오는 2013년 메르세데스에 합류한 뒤 ‘미다스의 손’처럼 손대는 것마다 성공시켰다. 이들은 메르세데스 F1 팀을 컨스트럭터 챔피언십을 8년 연속, 드라이버 챔피언십을 7년 연속으로 우승하는 팀으로 만들어냈다. 지난해 아부다비 결승전의 마지막 몇 분간의 논란이 되는 결정으로 이 화려한 연승이 끝났고, 드라이버 타이틀은 레드불의 막스 페르스타펜(Max Verstappen)에게 돌아갔다. 볼프의 필사적인 반응은 재빨리 소셜미디어 밈이 되었다. "아니 아니, 마이클, 그건 전혀 옳지 않았어~" (그가 레이스 디렉터 마이클 마시에게 이렇 소리쳤다. 아래 영상)
메르세데스가 복수할 가능성은 이번 시즌이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끝났는데, 드라이버인 루이스 해밀턴과 조지 러셀이 새로운 차량에 적응하는 데 고전했기 때문이었다. 그 차는 속도와 제어 양측에서 선두 그룹인 페라리 및 레드불과 경쟁할 수 없었다(일정 부분 규칙 변경의 영향도 있었다). "우리는 물리적인 실수를 했어요. F1은 물리학입니다,"라고 볼프는 인정한다.
메르세데스의 성적은 개선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10년만에 처음으로, 볼프는 자신 한 시즌 내내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할 수도 있는 팀을 지휘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종종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요즘 얼마나 힘든가요?’” 볼프가 말한다. “제 삶에는 여러 시기가 있었어요. 힘들었다고 할 만한 에피소드도 너무 많습니다. 요즘 상황이 그 정도는 아니에요.”
나는 그가 어린 시절 아버지를 뇌암으로 일찍 떠나 보낸 이야기를 하려는 건가 싶지만, 더 깊이 파고들기 전 종업원이 주문을 받으러 다가온다. 나는 약간 난해한 유로-아시아 메뉴에서 재빨리 베이비 시금치와 가지 샐러드에 이어 비너 슈니첼(Wiener schnitzel, 돈까스)을 고른다. 토토는 “매운 걸로 간다.”고 선언하며 톰얌꿍 생선 수프와 파야 카 파오 소고기 카레를 고른다. 그가 내게 와인 선택을 맡기기에, 나는 헝가리 국경 근처 부르겐란트(Burgenland) 산 피노누아가 궁금해져서 주문한다.
볼프는 자신의 다음 목표를 "지속 가능한 성공"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아마 나의 회의적인 시선을 느꼈는지, 휴대전화를 꺼내 지난 50년 동안의 F1 우승팀을 보여준다. 가장 아래의 가장 최근 행은 메르세데스의 ‘실버 애로우’로 가득하다. 하지만 볼프는 처음에 집중한다. “노란색이 많아요.” 볼프는 페라리 로고를 노란색이라 칭하며 말한다. “거의 모든 시대에서요.”
그 업적을 이루는 게 새로운 목표라고 볼프는 덧붙인다. "꿈꾸기를 멈추면, 목적을 잃는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무슨 인스타그램 개소리가 아닙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그게 제가 니키 라우다에게 배운 겁니다. '어제는 의미없다'는 것 말입니다.”
레이싱 드라이버로의 짧은 경력을 끝낸 후, 볼프는 은행업에 종사하다가 1990년대 IT 붐 동안 투자회사를 설립했다. 몇 년 후 그는 젊은 드라이버들의 멘토가 되며 모터스포츠계로 돌아왔고, 자신이 지분을 갖고 있던 윌리엄스 팀의 매니징 디렉터가 되었다. 어려움을 겪던 윌리엄스는 볼프가 재임하는 기간 동안 8년만에 처음으로 레이스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자 독일의 메르세데스가 곧 이 오스트리아인에게 접촉했다.
성공을 계속 했으면서도, 볼프는 “팀 대표로의 유통기한이 있다”고 인정하며, 스스로에게 메르세데스를 재기시키거나 혹은 회장직으로 물러나는 데 “2년 정도”의 시간을 주었다. (편집자 주: 3년이 지난 2025년 현재도 그는 메르세데스의 팀 대표이자 대표이사이다)
하버드경영대학원 수업에서 다루기도 했던 볼프의 경영 스타일은 거의 모든 관리자보다 더 자율적이라는 점이다. 그가 보는 자신의 임무는 2000명이 넘는 메르세데스 F1 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무엇이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저는 유체역학을 연구할 수 없지만," 그는 말한다,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의 모든 것을 압니다."
이번 시즌의 충격은 볼프의 리더십에 의문부호를 남겼고, 지금까지 볼프가 이룬 성공이 큰 예산과 재능 있는 드라이버들 덕분이었을 수도 있다는 의심도 남겼다. 하지만 볼프는 일부 직원들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계속 내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왜 위대한 팀들이 위대한 기록을 계속 만들어내지 못하는지 공부했습니다.” 그는 알렉스 퍼거슨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언급한다. "어떤 종목의 어느 팀도 8년 연속으로 세계 챔피언이 된 적이 없어요. 이유는 많겠지만 핵심은 사람입니다. 사람은 안주합니다. 전에 했던 방식으로는 에너지를 얻을 수 없습니다. 예전 같은 야심을 갖지도 않겠죠.”
패배가 “매우 아프다”면서도, 볼프는 메르세데스의 낮은 성적에 철학적인 태도를 취한다. 메르세데스의 압도적인 성적이 계속되었다면, "우리는 F1을 죽였을 겁니다. 왜냐하면 그런 건 아무도 더 이상 보지 않을 테니까요."
와인이 도착했다. "이거 좋은 와인인가요, 아니면 콜라와 섞어 마실까요?"라고 볼프가 식당 주인에게 묻는다. 곧 우리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대화를 틀었다. 내가 하는 독일어를 듣고, 그는 나에게 어디서 독일어를 배웠는지 묻는다. 나는 유대인 할아버지가 1930년대 후반 비엔나를 떠났다고 설명하기 시작하고, 볼프는 자신은 기독교 세례를 받았지만 유대인 혈통이라고 밝힌다.
루마니아인 아버지와 공산주의를 피해 오스트리아로 온 폴란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볼프는 종교를 거의 인정하지 않는 가정에서 자랐다. 하지만 비극적인 부친상 이후, 어린 토토는 동네에 살던 한 유대인 가족의 도움을 받으며 자랐고, 유대인 청소년 단체에서도 자주 활동했다. “제가 어릴 때는 반유대주의가 꽤 심했습니다.” 볼프는 말한다. “저는 제 친구들이 거리에서 어떻게 불리우는지 봤습니다. 한 집단이 어떻게 고립되는지 봤어요.”
이 주제는 시의적절했다. 우리는 F1 챔피언을 3회 차지한 브라질 출신 넬슨 피케가 F1 유일의 흑인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에 대해 인종차별적 욕설을 쓰며 이야기한 며칠 후 만나 저녁을 먹고 있었으니까. 일부 F1 유명인사들은 해밀턴을 지지했지만, 이 스포츠를 총괄하는 FIA가 해밀턴의 "평등을 위한 헌신"을 지지한다는 무미건조한 성명을 내는 데는 약 20시간이 걸렸고, 피케의 이름을 콕 집어 비난하는 데에도 실패했다. 며칠 뒤 피케의 딸과 사귀는 막스 페르스타펜은 피케가 인종주의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전직 F1 대표 버니 에클스턴은 방송에 출연해 피케를 옹호했고, 전 세계를 향해 블라디미르 푸틴을 위해서 "총알을 맞겠다"고도 말했다.
자신의 경험을 해밀턴의 경험과 동일시하지 않으려 조심하면서도, 볼프는 어릴 때 본 반유대주의가 해밀턴에게 공감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로 인해 볼프는 공개적으로 F1 사무국이 “인스타 게시물 몇 개” 업로드하는 것 이상의 조치를 취할 걸 촉구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일련의 폭언 사태가 ‘F1: 본능의 질주’ 세대를 대변할 수는 없다고 일축한다. 토토는 피케와 에클스턴에 대해 “한 명은 80살쯤 됐고, 다른 한 명은 105살”이라고 말했다 (당시 피케 69세, 에클레스턴 91세). 그들의 코멘트에 대한 사회적 반발이 심했다는 것은 “(다른)사람들이 그런 용어를 쓰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을 뜻한다고도 그는 말한다. "저는 현재의 F1에서는 어떤 인종차별도 볼 수 없어요" 라고 볼프는 말한다. “저는 몇몇 업계 사람들과 심한 욕설을 주고받을 수도 있지만, 인종차별적인 말은 아닙니다.”
나는 해밀턴도 이 말에 동의할까 궁금하다. 해밀턴은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 때 F1 업계의 사람들이 “다들 조용히 있다…불의의 한가운데에서.” 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고통스러운 부분을 지목할 수 있죠.” 볼프는 그의 스타 드라이버 해밀턴에 대해 말하며, 상업적 실체로의 메르세데스는 커뮤니케이션 면에서 반드시 더욱 보수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덧붙인다.
볼프와 해밀턴은, 처음 해밀턴이 “고된 시기”를 겪었다고 인정한 뒤, 상호 이해를 통해 관계를 발전시켰다. 월드 챔피언을 7회 차지한 루이스 해밀턴의 경기장 밖 기행(올해 초 레이스 사이에 스카이다이빙을 한다던가)과 그가 종종 말하는 도발적 사회정의 캠페인은 오히려 볼프의 지지를 받았다. 볼프는 해밀턴이 해밀턴 답게 행동하도록 놓아두는 게 그의 레이스 퍼포먼스를 높여준다고 믿게 되었기 때문이다.
"루이스는 한 번도 골치였던 적이 없습니다. 저에게도 팀에게도요.” 볼프는 주장한다. “사람들을 안전지대 바깥으로 밀어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게 해밀턴이 하고 있는 일이에요.”
스타터가 금방 도착하며 분위기가 밝아졌고, 볼프는 식당 스탭에게 또 다른 농담을 건다. "오늘 저녁 테이블을 두 번 팔았어요?" 웨이트리스는 이전에 들어본 농담인 듯 웃는다.
우리는 F1이 가진 환경적, 사회적 결함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나는 이런 요소들이 넷플릭스 다큐로 인해 촉발된 파티 분위기를 망칠 위험이 있다고도 봤다. F1은 지리적 다양성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만 주요 선수들의 인종과 성별은 거의 비슷하다. 볼프는 맥라렌에 속한 나이지리아계 주니어 드라이버와 메르세데스 주니어 프로그램의 12세 스페인 소녀 루나 플럭사(Luna Fluxa)를 언급했다. 제가 “우후, 우리에겐 소녀 드라이버가 있어.” 라고 말하는 게 아니지만, 그녀에겐 능력이 있어요.”
하지만 한두 명의 여성이 성공한다 해도, 볼프는 향후 10년 안에 남녀가 섞인 그리드를 기대하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믿는다. "물론 실력으로 성공할 수 있는 여자아이들이 있을 겁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편견이 있다.
볼프가 그걸 가장 잘 알 거라고 나는 말하며, 그가 누구와 결혼했는지를 상기시킨다. 그의 아내 수지 볼프(Susie Wolff)는 2014년 역사를 만들었다. 실버스톤에서 윌리엄스 드라이버로 출전하며 한 세대 만에 F1 트랙에서 주말 레이스에 참전한 최초의 여성 드라이버가 된 것이다. 그럼에도 “마지막 기회에선 거부당했어요.” 볼프는 한탄한다. "그녀는 (동료 윌리엄스 드라이버) 펠리페 마사(Felipe Massa)와 불과 몇 십 분의 1초 차이였죠," 이라고 볼프는 말했다. "팀은 결정을 감행하지 못했습니다.”
메인 요리가 도착했다. 나는 볼프에게 왜 F1이 완전 전기차 전환을 하지 않는지 도전적으로 물었다. 현행 하이브리드 엔진이 “세계에서 가장 열효율이 높은 엔진"이라고 그는 말한다. 2026년부터 F1 차량은 바이오 연료로 구동될 것이며, 이는 개발도상국의 차량 탈탄소화에 필요한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다. 이것이 "F1이 지속가능성에 대해 할 수 있는 진짜 기여"라고 그는 말한다. 참고로 F1의 주 스폰서 중 하나가 사우디 아람코이다.
나는 그의 주장에 다소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볼프는 "시각, 청각적 경험의 문제를 해결한다면" F1도 10년쯤 뒤엔 전기차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재의 F1 팬들은 내연기관 엔진이 내는 소음을 사랑하지만, “세대마다 좋아하는 게 다르다면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죠”라고 그는 말한다.
이런 식의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들 때문에 그 변화가 일어나기도 전에 기존 팬들과의 관계가 끊어지지 않을까? 볼프는 오래된 팬들에 대해 “저는 그 팬들이 변화를 싫어하는 게 좋아요.” 라고 말한다. "훌륭한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한 우리는 팬들을 잃지 않을 거에요. 하이브리드 엔진을 굴리든, 소음이 덜한 차를 타든, 드라이버들이 그리드에서 무릎을 꿇든 말입니다”
볼프는 내년부터 라스베이거스 야간 레이스를 포함하는 레이스 일정에 대해서도 낙관적이다. 전통주의자들은 레이스라는 스포츠가 유럽의 뿌리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우려하는 부분인데도. “신성한 건 없어요. 모든 건 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볼프는 말한다. 심지어 볼프의 제 2의 고향인 모나코 레이스도? 수퍼 리치에게 사랑받지만 좁은 도로에서 열리는 지루한 경기라고 비판받는데도? “그 레이스도 더 좋아져야 합니다.”
‘F1: 본능의 질주’의 등장인물은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나? F1 정상에 오른 많은 이들이 "예민한 성격”이라고 볼프는 말한다. "저는 헤드폰을 부순 게 자랑스럽지 않아요." 볼프는 지난 시즌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사건 때문에 일어난 자신의 리액션에 대해 말한다. “하지만 그게 저에요. 제 안에 정말 고된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던 어린아이가 있고, 그게 튀어나온 겁니다. 저는 괜찮다고 느끼기 위해 말 그대로 싸워야 했어요.”
헤드폰을 부수는 토토 볼프
나는 그에게 18세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다는 최근의 고백에 대해 물었다. “사람들은 제 외면만 보고, 저의 어두운 일들은 보지 않죠.” 그는 말한다. 볼프의 “유일한 영웅”이었던 아버지가 암에 굴복하며 “성격이 변하는 모습”이 그에게 상처를 남겼다. "저는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는 어두운 구멍에 빠집니다."
그 중에서도 특별한 사건이 있다. 볼프의 부모님은 그와 그의 여동생을 명문학 '리세 프랑세 드 비엔(Lycée Français de Vienne)'에 보내기 위해 돈을 겨우 모았지만, 아버지의 미술품 운송 회사가 파산하면서 어머니의 마취과 의사 월급으로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다.
"수업료를 내지 못해 학교에서 쫓겨났습니다. 교실에 앉아 있다 오후에 교장실로 불려간 걸 기억합니다. 제가 내려가니 릴리가 현관에 앉아 있고, 교장 선생님이 ‘미안해, 너희는 학교를 떠나야 해…가방 챙기렴’ 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두가 저를 물끄러미 쳐다봤고…저는 트램 역까지 걸어가야 했고…제 10살 여동생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해야 했습니다.” 볼프는 회상한다.
나는 그에게 F1 패독의 부잣집 도련님들 사이에서 스스로를 아웃사이더라고 느끼기도 하는지 묻는다. 특히 그는 돈이 모자라서 자신의 레이싱 드라이버 경력을 포기해야 했었으니까. “부자들이 우리 스포츠에 들어오기는 쉽지만, 그 돈이 그들을 챔피언으로 만들어주지는 않아요.” 볼프의 말에 따르면 F1 그리드에 서는 모든 드라이버들은 "소수자 콤플렉스, 열등감, 혹은 강한 승리 욕구"를 갖고 있다.
고통 받던 10대 소년이었다가 지금은 가장 압도적인 레이싱 팀의 수장이 된 토토 볼프. 그가 1990년대 후반에 F1에서 보던 기회를 어쩌면 지금 F1을 보는 젊고 진보적인 세대 역시 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레이스 시작을 알리는 붉은 신호등이 꺼지면, "그때는 당신의 배경이 무엇이든, 당신이 어떻게 자랐든, 그런 건 상관없습니다.”
조 밀러는 FT의 프랑크푸르트 특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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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인터뷰는 2022년 기사입니다.
번역/편집 박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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