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정부의 대대적인 공무원 감축 / 예산절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미국의 소리 (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 등 여러 공공 라디오 방송이 문 닫을 위기에 놓였습니다.
이에 대해 3월 17일 오호츠크 뉴스레터에서 간단히 설명드린 바 있습니다만, 관계자가 전달해주신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전합니다.
1. USAGM 조직 구조
미국 글로벌 미디어청(USAGM)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행정명령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직면했습니다. 지난 금요일 발표된 행정명령은 USAGM에 "법으로 명시된 업무는 최대한 축소하고 법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은 업무는 모두 폐지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USAGM은 현재 총 6개 기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VOA)와 쿠바방송국(Office of Cuba Broadcasting, OCB) 등 2개 기관은 연방 네트워크로 분류되어 직원들이 미국 공무원 신분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자유아시아방송(Radio Free Asia, RFA), 자유유럽방송(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RFE/RL), 중동방송네트워크(Middle East Broadcasting Networks, MBN), 오픈테크놀로지펀드(Open Technology Fund, OTF) 등 4개 기관은 USAGM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별도 기관으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이 기관 직원들은 공무원이 아닙니다.
2. 트럼프 행정명령의 내용
트럼프가 지난 금요일 저녁에 발표한 행정명령의 요지는: "USAGM, 너네가 하는 일 중에 법으로 명시된(statutory) 업무는 최대한 축소하고 법으로 명시되어있지 않은(non-statutory) 업무는 다 없애"입니다.
이 행정명령 이후 USAGM은 VOA와 OCB를 "법으로 명시된 업무"로 분류하고, 나머지 4개 기관을 "법으로 명시되지 않은 업무"로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VOA와 OCB의 모든 정직원은 강제 유급휴가 조치되고 계약직은 해고되었으며, 앞으로도 조직 규모는 계속 축소될 전망입니다.
RFA를 포함한 나머지 4개 기관에는 "자금 지급 중단"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이들 기관은 현재 운영은 유지되고 있으나, 더 이상 운영비를 지원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특히 이 4개 기관은 USAGM으로부터 100% 자금을 지원받아 운영되어 왔다는 점에서 타격이 큽니다.
3. 해당 방송의 실질적 효용성 논란
VOA 등이 정부 조직이니만큼 비효율, 낭비, 프리라이더 등등이 존재하는 건 사실입니다. 이 글을 쓰는 저도 개인적으로 DOGE팀이 한 번 푸닥거리(?)해서 조직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 방송사의 역할이 '쓸데없다'거나 '청취자가 없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많은 탈북자들이 RFA나 VOA를 통해 외부 세계를 알게 되어 탈북을 결심했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광활한 영토 중 인터넷 접근이 제한된 지역이 많아 여전히 라디오에 의존하는 인구가 상당합니다. RFA와 VOA는 티베트, 신장 등 중국 내 소수민족 지역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도 운영 중입니다.
'가격', '접근성'도 중요한 요소중 하나입니다. 공산국가들의 정보 통제가 심한 환경에서 라디오는 정부의 감시와 통제를 상대적으로 회피할 수 있는 매체로 기능해왔습니다. 태국,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중국 농촌 지역 등에서는 인터넷과 컴퓨터 접근이 여전히 제한적입니다. 반면, 라디오는 각 정부에서 돈을 들여 전파방해를 하지 않는 이상, 감시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습니다. 라디오는 저렴한 비용으로 어디서나 접근 가능한 매체로서 중요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태국 같이 수도가 휘황찬란한 국가도 조금만 바깥으로 나가면 황무지같은 제 3세계가 펼쳐집니다.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중국 등, 시골에서는 여전히 인터넷과 컴퓨터가 사치인 곳이 많이 존재합니다. 이에 비해 라디오는 저렴하고, 어디서나 들을 수 있습니다.
4. 그럼 앞으로는?
해당 기관들이 조직 차원에서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대한 법적 대응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어제(18일) 자유유럽방송은 USAGM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연방예산을 배정하는 권한은 의회에게 있는 것이지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중지할 수는 없다는 주장입니다. 다른 조직들도 이를 주시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소식이 나올 것 같습니다.
한 마디로, 쉽게 사라져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대대적인 공무원 감축 / 예산절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미국의 소리 (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 등 여러 공공 라디오 방송이 문 닫을 위기에 놓였습니다.
이에 대해 3월 17일 오호츠크 뉴스레터에서 간단히 설명드린 바 있습니다만, 관계자가 전달해주신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전합니다.
1. USAGM 조직 구조
미국 글로벌 미디어청(USAGM)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행정명령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직면했습니다. 지난 금요일 발표된 행정명령은 USAGM에 "법으로 명시된 업무는 최대한 축소하고 법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은 업무는 모두 폐지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USAGM은 현재 총 6개 기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VOA)와 쿠바방송국(Office of Cuba Broadcasting, OCB) 등 2개 기관은 연방 네트워크로 분류되어 직원들이 미국 공무원 신분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자유아시아방송(Radio Free Asia, RFA), 자유유럽방송(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RFE/RL), 중동방송네트워크(Middle East Broadcasting Networks, MBN), 오픈테크놀로지펀드(Open Technology Fund, OTF) 등 4개 기관은 USAGM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별도 기관으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이 기관 직원들은 공무원이 아닙니다.
2. 트럼프 행정명령의 내용
트럼프가 지난 금요일 저녁에 발표한 행정명령의 요지는: "USAGM, 너네가 하는 일 중에 법으로 명시된(statutory) 업무는 최대한 축소하고 법으로 명시되어있지 않은(non-statutory) 업무는 다 없애"입니다.
이 행정명령 이후 USAGM은 VOA와 OCB를 "법으로 명시된 업무"로 분류하고, 나머지 4개 기관을 "법으로 명시되지 않은 업무"로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VOA와 OCB의 모든 정직원은 강제 유급휴가 조치되고 계약직은 해고되었으며, 앞으로도 조직 규모는 계속 축소될 전망입니다.
RFA를 포함한 나머지 4개 기관에는 "자금 지급 중단"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이들 기관은 현재 운영은 유지되고 있으나, 더 이상 운영비를 지원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특히 이 4개 기관은 USAGM으로부터 100% 자금을 지원받아 운영되어 왔다는 점에서 타격이 큽니다.
3. 해당 방송의 실질적 효용성 논란
VOA 등이 정부 조직이니만큼 비효율, 낭비, 프리라이더 등등이 존재하는 건 사실입니다. 이 글을 쓰는 저도 개인적으로 DOGE팀이 한 번 푸닥거리(?)해서 조직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 방송사의 역할이 '쓸데없다'거나 '청취자가 없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많은 탈북자들이 RFA나 VOA를 통해 외부 세계를 알게 되어 탈북을 결심했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광활한 영토 중 인터넷 접근이 제한된 지역이 많아 여전히 라디오에 의존하는 인구가 상당합니다. RFA와 VOA는 티베트, 신장 등 중국 내 소수민족 지역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도 운영 중입니다.
'가격', '접근성'도 중요한 요소중 하나입니다. 공산국가들의 정보 통제가 심한 환경에서 라디오는 정부의 감시와 통제를 상대적으로 회피할 수 있는 매체로 기능해왔습니다. 태국,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중국 농촌 지역 등에서는 인터넷과 컴퓨터 접근이 여전히 제한적입니다. 반면, 라디오는 각 정부에서 돈을 들여 전파방해를 하지 않는 이상, 감시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습니다. 라디오는 저렴한 비용으로 어디서나 접근 가능한 매체로서 중요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태국 같이 수도가 휘황찬란한 국가도 조금만 바깥으로 나가면 황무지같은 제 3세계가 펼쳐집니다.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중국 등, 시골에서는 여전히 인터넷과 컴퓨터가 사치인 곳이 많이 존재합니다. 이에 비해 라디오는 저렴하고, 어디서나 들을 수 있습니다.
4. 그럼 앞으로는?
해당 기관들이 조직 차원에서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대한 법적 대응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어제(18일) 자유유럽방송은 USAGM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연방예산을 배정하는 권한은 의회에게 있는 것이지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중지할 수는 없다는 주장입니다. 다른 조직들도 이를 주시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소식이 나올 것 같습니다.
한 마디로, 쉽게 사라져주지는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