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시대에 고전하는 브릿팝

2025-03-20

오늘날의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에서 영국 아티스트들의 이점은 더 이상 없다. 레이블은 압박 속에 적응하고 있다.


2025년 3월 14일

다니엘 토마스 - The Financial Times


Lola Young, Messy(들으면서 읽으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템스강 강가의 밝고 쌀쌀한 오후. 100명이 넘는 음악산업의 경영진이 작은 스튜디오에 입장했다. 간단하지만 어마어마한 도전을 위해서였다. 지금 가장 유명한 영국 아티스트 4명을 월드스타로 만들기.


스튜데오에는 카메라도 팬들도 기자도 없었다. 그 사이에서 내면의 혼란을 그대로 고백하는 “messy”의 롤라 영(Lola Young)과 노동 계급 출신 록커 샘 펜더(Sam Fender)가 무대에 올랐다.




매끄러운 소울 보컬 올리비아 딘(Olivia Dean)과 아트 록 밴드 더 라스트 디너 파티(The Last Dinner Party)도 합류했다. 이들은 유니버설 뮤직 그룹의 보스 루시안 그레인지(Lucian Grainge)가 소집했다. 레이블의 각 권역 수장이 모여 영국의 ‘뉴 웨이브’ 음악인들을 각자 지역에서 성공시키고 발전시키도키록 하기 위해서였다.


아티스트들이 불안해하며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그레인지는 “나는 영국을 열어젖히는 게 앞으로의 큰 사이클을 만들 거라 믿어요.” 라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비틀즈, 듀란 듀란, 에이미 와인하우스, 애드 시런에 이르는 아티스트를 언급했다.


"영국은 수많은 트렌드와 영향력의 소우주였습니다.” 그가 말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여기 있는 겁니다. 다음 사이클의 출발점에 말입니다.”


그러나 그 방에서의 악수와 수긍 사이에서는 조용하고 사적인 우려도 있었다. 최근, 특히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신진 영국 가수가 부족했다. “몇 년 동안 조용했어요.” 그레인지는 인정했다. “우리는 정확한 이유를 모릅니다.”




지난 여름 문화적 파괴력을 보여준 <브랫Brat> 앨범의 찰리 XCX(Charli XCX), 리틀 심즈(Little Simz), 두아 리파(Dua Lipa) 같은 인기 아티스트들은 신인이 아니다. 아델, 에드 시런, 콜드플레이, 해리 스타일스처럼 더 확실한 그 전 세대 스타들이 계속 가장 큰 매출을 올린다. 그 다음 ‘브리티시 웨이브’의 선봉이 누가 될지, 아니 오늘날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에서 그게 가능하기는 한지에 대한 의문이 따라온다.




모든 스트리밍은 평등하다


디지털 시대에서는 모든 스트리밍이 평등하다. 즉 영국이 언어, 산업, 유산 측면에서 한때 누렸던 이점은 침식된다. 알고리즘은 단순히 가장 인기 있는 것을 끌어올리고, 그래서 인구가 많은 국가가 알고리즘 시스템에서 이득을 본다. 데이터 제공업체 루미네이트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스트리밍에서 가장 큰 성장을 보인 아티스트는 멕시코, 브라질, 인도에 있었다. 영국은 자국 아티스트 스트리밍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국가 중 하나였다.


음악 단체 IFPI가 꼽은 2024년 글로벌 톱 20 곡 중 영국 아티스트의 노래는 딱 하나였다. 그 아티스트는 옥스퍼드셔 출신 틱톡 스타 아르테마스(Artemas)였다. 조사 20년만에 처음으로 최고 판매 앨범이나 싱글 톱 10에 영국 아티스트가 한 명도 없었다. 그로부터 2년 전만 해도 영국 아티스트는 싱글과 앨범 리스트 20개에서 총 7개를 차지했다.


영국은 여전히 미국 다음의 세계 2위 음원 수출국이다. 그러나 음악 수출 가치 성장률은 작년에 절반 이상 감소했다. 영국 스타들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에서 온 스타들과 함께 청취자를 두고 더욱 심화된 경쟁을 하고 있다. BPI에 따르면 영국 아티스트의 노래는 이제 전 세계 오디오 스트리밍의 10퍼센트 미만을 차지한다. 2015년의 17퍼센트와 비교하면 확실히 하락했다.


"영국은 오랫동안 우리 체급 이상의 펀치를 글로벌 시장에 날려 왔습니다.” 워너 뮤직 그룹 산하 EMEA 사장 사이먼 롭슨(Simon Robson)은 말한다. 하지만 그는 “음악은 K-팝, 아프로 비트와 함께 진정한 글로벌 현상이 되고 있습니다. 인구가 많은 나라들이 더 큰 영향력을 갖고 있어요.” 라고 덧붙였다.


이날 유니버설 쇼케이스에서 글로벌 돌파에 가장 가까운 아티스트는 롤라 영이다. 그녀는 글로벌로 나아가는 다음 단계가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고 있다.


"제 커리어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 생각하지 않았어요.” 백스테이지에서 롤라 영이 말했다. “딸깍 맞아 떨어지는 순간이 올 때 ‘이때야’ 라고 느끼겠죠. 놀라운 일이죠. 모든 면에서 더 멀리 가길 원해요.” 롤라 영은 미국의 ‘지미 팰런 투나잇 쇼’에 출연했다. 영의 ‘Messy’는 틱톡 댄스 대박에 힘입어 거의 10개 국가에서 톱 10에 들었다. 이 노래는 세계적으로 6억 스트림을 기록했다.


그녀는 미국에서 자신이 더 돋보이기 쉽다고 스스로를 관찰한다. "미국에서는 저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있어요. 더 재미있고요. 덜 다듬어졌죠. 빛나는 피부와 완벽한 드레스 차림으로 나타날 생각이 없어요. 꾸미지 않아요…내 말은, 내가 막 침대에서 굴러 나온 것처럼 보인다는 거에요.”


한 임원은 롤라 영이 그녀처럼 목소리가 강렬하고, 남런던 분위기가 있고, F-워드에 대한 사랑을 공유하는 브릿 스쿨 선배 아델만큼 인기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영국적 다양성은 여전하지만


다른 세 아티스트들도 영국을 넘어선 성공을 거둔 뒤 다음 단계를 향해 노력하고 있다. 2월, 샘 펜더의 앨범 'People Watching'은 2022년 해리 스타일스의 'Harry's House' 이후 영국 솔로 아티스트 중 가장 큰 첫 주 판매고를 기록했고, 1위가 되는 동안 UK 10 의 나머지 전체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이 팔렸다. 고위층은 그의 ‘브루스 스프링스틴 스타일’ 록이 미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유니버설만 영국 아티스트에 희망을 거는 게 아니다. 영국 랩은 일부의 기대만큼 해외에서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지만 임원들은 센트럴 씨(Central Cee)의 최근 성공이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그의 데뷔 앨범 'Can't Rush Greatness'가 빌보드 200에서 9위, 톱 R&B/힙합 앨범에서 3위까지 올라갔다). 크리스탈(Chrystal), 핑크팬서레스(PinkPantheress), 레이(Raye) 역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소니는 루턴 출신 싱어송라이터 마일즈 스미스(Myles Smith)에게 투자하고 있다. 그는 주로 히트곡 "Stargazing"등으로 지금까지 18억 이상의 스트리밍을 끌어들였다. 소니 레이블인 RCA UK의 공동 사장 스테이시 탕(Stacey Tang)과 글린 에이킨스(Glyn Aikins)는 스미스의 대성공을 확신한다.




"그는 정말 폭넓은 청중을 가지고 있어요," 탕이 말했다. "그가 [영국 라디오 에어플레이 차트에서] 1위가 되기 전에, 그는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에서 1위였습니다. 미국은 누구에게나 거대한 시장이죠. 하지만 우리가 팬을 모으고 글로벌 스트리밍의 영향력을 확인하는 다른 장소들도 있어요."




아주 쉽거나 아주 어려운 성공


어떤 면에서는 세계적 성공이 지금처럼 쉬울 때가 없다. 스트리밍을 통해 수십억 명의 귀에 다가갈 수 있으니까. 그러나 스트리밍 플랫폼에는 매 시간 수천 개의 트랙이 폭격되듯 업로드된다. 루미네이트에 따르면 매일 12만 개 이상의 트랙이 올라온다.


소스: IFPI 글로벌 차트


이제는 스트리밍 서비스와 소셜 미디어가 세계 음악의 문지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는 BBC 라디오 1 플레이리스트에 등록되기보다 더 어렵다. 음악 산업의 한 임원은 말했다. “알고리즘은 영국 아티스트들에게 유리하지 않고 레거시 미디어는 예전만큼의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지각 변동이 있었어요."


레이블들은 아티스트들이 전 세계적으로 돌파구를 찾는 데 도움이 되는 전략을 조정해야 했다. 일부 임원들은 다른 지역으로의 진출을 위한 "교역로"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롭슨이 말하는 음악에 열정적인 “방아쇠 도시”는 멕시코시티, 마닐라, 자카르타다. “(이곳은)매우 큰 인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팬들은 훨씬 더 많은 스트림을 생성할 수 있고, 그게 알고리즘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해요."


탕도 동의하며 그 예로 이탈리아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이탈리아에 무료 스포티파이 계정이 많아서 글로벌 차트에 영향을 미칠 만큼 큰 단위의 청중이 있기 때문이다. 마일즈 스미스 역시 다른 많은 아티스트처럼 수많은 SNS 팔로워를 가졌고,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와의 혁신적인 연계로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탕에게는 소셜 미디어의 성공이 음악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그 반대가 아니다.




브리티시 허슬


음악 산업에서의 성공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임원들이 신흥 영국 아티스트를 가장 확신하는 근거는 그들의 작업량이다. "모든 사람들이 성공은 하룻밤 만에 혹은 엄청 빠르게 이루어졌다고 보지만, 아티스트는 그들의 위치에 있기 위해 열심히 일해 왔습니다.” 6년 동안 UMG의 아일랜드 레코드와 계약한 롤라 영의 말이다.


더 라스트 디너 파티는 다음에 브라질로 향할 예정이다. 올리비아 딘은 아시아에서의 긴 투어를 막 마쳤다. 펜더는 이번 주에 유럽에 있다. 마일즈 스미스는 2024년 1월부터 투어를 하고 있으며 11만5830장의 티켓을 판매했다고 탕은 말했다. "훌륭한 노래를 가져야 하고, 정말, 정말 열심히 하는 아티스트가 있어야 하며, 세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팀이 있어야 합니다."


롭슨은 세계적으로 성공할 기회가 있는 모든 아티스트에게 레이블이 막대한 투자를 시작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고 덧붙였다. 워너는 이미 찰리 XCX와 두아 리파로 성공을 거뒀고, 이제 핑크팬서레스, 조던 아데툰지(Jordan Adetunji), 프레드 어게인(Fred Again)과 같은 새로운 아티스트들이 세계적으로 더 널리 알려지길 바라고 있다.


유니버설에게 그 순간은 런던 무대에 선 네 명의 아티스트들에게 왔다. 그중 몇 명은 다음 날 저녁 브릿 어워즈에서 공연했다. 음악 산업 임원들에 따르면 (브릿 어워즈가 열린) O2 아레나의 분위기는 최근 몇 년보다 더 자신감이 넘쳤다. 그들은 스미스, 영(아래 동영상), 펜더, 제이드, 더 라스트 디너 파티의 조합이 미국의 사브리나 카펜터가 쇼의 마지막이 아닌 시작으로 가도 충분할 만큼 강했다고 말했다.




그레인지는 1970년대 후반과 80년대부터 재능 있는 아티스트를 찾아내기 시작했다. 그는 다음에 무엇을 원하는지 임원들에게 직설적으로 말했다.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내가 빅 히트를 좋아하는 걸 압니다.” 그가 청중에게 말했다. “오늘 오후 우리는 완전히 다양한 아티스트들로부터 그리 될 만한 노래 몇 곡을 들었어요.”


번역/편집 박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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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사진: 롤라 영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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